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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환기구 갈등’

구로구 주민 강력 반발로 대심도 터널 재검토

강현선 기자   |   등록일 : 2016-10-17 14: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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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위치도/자료=서울시] 

 

서울시가 친환경 사업으로 추진하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졸속 추진과 밀어붙이기식 공사로 구로구 주민들과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서부간선도로는 서울시 내에서 가장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 중 하나로 인근에 공업지대가 조성돼 있어 주변시설도 노후화를 겪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업은 건설사들의 제안으로 2007년부터 추진됐으며, 이후 인허가 이슈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장기간 준비단계에 머물러 있었지만 친환경 도로 만들기와 교통체증 해소 방안을 강구하던 서울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작년부터 본격화됐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상습정체 구간인 서부간선도로에 10.3㎞에 달하는 지하터널 도로를 만드는 5,20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지하화 구간은 성산대교 남단부터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금천 IC까지 왕복 4차로, 연장 10.3㎞의 터널로 건설될 예정이다. 서울시 내·외곽 간 고속 간선 기능을 제공하고 서울시 서남부권 지역의 주요 도로축인 서부간선도로의 상습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으로 202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지하화 사업을 통해 지하에 왕복 4차선이 들어서면 교통체증의 부담은 덜어지는 한편, 기존 지상도로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된다는 복안이다. 지상은 일반도로와 공원 등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서부간선 지하도로 환기구 설치, 구로구 주민 강력 반발

 

시가 만성적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부간선도로를 지하화 하면서 구로구 신도림동과 구로1동에 대형 환기구 설치공사를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업에 따르면, 환기구 2개가 설치되는데 환기구 위치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신도림환기구에서 불과 135m 거리에 신도림고등학교가 위치하거나, 구로구환기구 240m 거리에 구일초등학교가 있는 등 10.3㎞ 길이 터널에서 배출될 매연을 지상으로 내보낼 환기구가 아파트와 학교가 근접한 곳에 생길 예정이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결국 착공 약 5개월 만인 지난 8월 말 공사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서울시가 구로구 신도림동과 구로1동에 지름 11m, 높이 9m의 거대한 매연굴뚝인 환기구 설치공사를 강행하면서부터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며 문제는 시작됐다. 서부간선 지하도로는 국내 최대 깊이인 지하 80m에 총 길이 7.84㎞, 1.5t 이하인 차량만 이용하는 소형차 전용 대심도(大深度) 터널로 계획됐다. 2015년 감사원은 서부간선 지하도로 사업이 ‘부적정’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적정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서울시 계획대로 서부간선 지하도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교통정체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지상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성산방향을 미연결함으로써 터널 교통량을 늘려 민자 건설사 수익만 증대하는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영향 분석 결과 서부간선 지하도로 완공 후 안양천길 등 3개 구간은 도로기능을 상실한 포화상태인 F등급으로, 시흥대로는 모든 구간이 E등급으로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추가로 도로를 확장하지 않는 한 또 다른 민원이나 심각한 교통정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감사원은 당시 서울시에 교통분산 효과, 편익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으나 서울시는 별다른 대안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신도림동 환기구 설치공사 구간/자료=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원회]

 

신도림환기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터널에는 보통 긴 터널에 설치하는 바이패스(공기순환로를 만들어 내부 정화를 하는 시설)가 아닌 구로구 지역 두 곳에 매연을 배출하는 환기구를 설치하고 있다”며 “60~80%의 매연과 질소산화물,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초미세먼지 등의 물질이 정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배출돼 안양천 일대는 물론 구로구, 금천구, 양천구, 영등포구 등 서울시 서남부권 일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도림환기구와 신도림고등학교 울타리 사이의 직선거리는 135m이다. 학교보건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현재 환기구의 위치는 처음부터 잘못 지정되었다는 것이다. 신도림환기구 반경 2㎞ 이내에는 구로구와 양천구 일대에 100곳이 넘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이는 신도림환기구가 신도림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등포구, 양천구 등 서부지역 일대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는 또 “환기구 설치 타당성 검토와 대심도 도로 건설 전면 재검토 할 것과 서부간선 지상도로의 일반도로화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명수 의원도 “서울시가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환기구 설치 과정에서 불통·일방 추진을 했다가 주민 갈등은 물론 공사 역시 22m 굴착 상황에서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 추진이 시작된 2007년부터 지난 3월까지 주민공청회 1회, 구로구·영등포구·양천구·금천구 및 광명시에서 주민설명회 각 1회 등에 그쳐 착공 전 지역주민에 투명한 정보공개와 의견수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사가 강행되면서 주민 반발이 날로 거세지자 사업 시행처인 서울시는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설계변경 등 새로운 공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2009년 주민설명회 3차례와 사전환경성검토서 주민 공람, 2013년 현장시장실 운영 등 8차례 소통, 2014년 4차례 등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을 하고 있으며 주민 반발로 즉각 공사를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비대위는 서울시와 구로구청, 신도림동과 구로1동 양측 비대위, 정치권 등이 모여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서울시에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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