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HOME > NEWS > 심층취재

개포동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 어떻게 개발되나?

주민공람 완료, 8~9월경 구역지정과 개발계획 확정

강현선 기자   |   등록일 : 2015-06-08 11:25:46

좋아요버튼1 싫어요버튼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개포동 구룡마을 위치/자료=서울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내년 초 본격화된다. 한동안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으로 개발사업에 차질을 빚었지만 최근 두 지자체가 합의한 뒤 강남구가 구룡마을 개발 밑그림을 내놓았다. 구룡마을 개발이 시동을 걸면서 개포동 개발이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룡마을은 서울시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무허가 판자촌으로서, 부지 규모만 8만 평이 넘는 데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개포동 개포주공아파트와 멀지 않은 유리한 입지 때문에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개발 압력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2005년 본격적인 개발 바람이 불었지만 토지주와 건설사들, 주민들끼리 개발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 좀처럼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3년여 동안 서울시와 강남구가 토지 보상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강남구는 그동안 구룡마을 토지주들에게 100% 현금으로 보상하자는 전면수용·사용 방식을 주장한 반면 서울시는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토지주가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일부 환지 방식을 주장했다. 결국 지난해 말 두 지자체 간에 합의를 이루면서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재추진됐다.

 

강남 구룡마을 ‘임대·분양 분리’ 투트랙 개발

 

개포동 567-1번지 일대 구룡마을을 임대단지와 분양단지로 구분해 분리 개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단지는 마을 중앙에 배치해 상징성을 높이고 일반 분양단지는 대모산과 구룡산 가까이 위치시켜 친환경·명품 주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는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안 제안서(개발계획안)’에 대해 지난 5월 말까지 주민 공람을 실시했다. 개발계획안 제안서는 사업 시행사인 SH공사가 지난 5월 8일 제출한 것으로 구룡마을 이주·철거 후 2020년 12월 말까지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 SH공사의 제안서에 따르면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총 면적은 26만 6,304㎡(약 8만 558평)에 이르고 개발사업은 100% 수용·사용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곳에는 공동주택 2,126가구를 포함해 학교, 공공청사, 의료·연구단지 등이 들어선다.

 

[개포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안)/자료=서울시]

 

공동주택 단지는 임대단지와 분양단지로 구분해 분리 개발된다. 임대아파트 1,118가구는 마을 중앙에 배치해 세 개 블록에 들어서고 나머지 일반분양 물량 1,008가구는 대모산과 구룡산 가까이 위치시켜 임대단지를 좌우로 둘러싸는 형태로 역시 세 개 블록에 조성될 예정이다. 임대단지는 마을 주민들의 소득과 재산 상황 등을 반영해 영구임대와 국민임대로 조성될 계획이며, 모두 전용면적 60㎡ 이하로 공급된다. 이 중 278가구는 도시형 생활주택 형태로 공급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단지는 구룡산과 대모산 바로 아래 들어서게 된다. 특히 대모산 아래 E블록 281가구는 모두 전용 85㎡가 넘는 중대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SH공사는 일반분양 물량 1,008가구 중 절반에 이르는 503가구를 중대형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을 계획안에 담았다. 강남구 관계자는 “임대아파트는 SH공사에서 시행하지만 일반분양 아파트는 SH공사가 토지를 매입해 조성한 후 민간에 매각하면 민간이 시행해서 분양하게 된다”며 “임대와 분양단지가 구분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단지와 분양단지를 분리 개발하는 방식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임대를 분양과 섞지 않고 분리하면 SH공사는 땅을 조금 더 비싸게 팔 수 있고 민간 사업자도 임대를 짓지 않아도 돼 부담을 덜 수 있다”며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적인 혜택도 커 분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임대단지 고립이 우려되고 서울시 ‘소셜믹스’ 원칙에도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소셜믹스는 임대와 분양가구가 한 동이나 단지에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임대단지 슬럼화와 거주민 차별 등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3년 은평뉴타운에 소셜믹스를 처음 적용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보통 임대·분양을 한 동이나 한 단지에 섞오 있지만 도시개발사업은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소셜믹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이희연 도시선진화담당관은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에 관한 주민 공람, 강남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 법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 8~9월경에는 서울시에서 구룡마을 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확정 고시하게 되고, 이후 구룡마을은 실시계획 수립 단계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좋아요버튼1 싫어요버튼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배너광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