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효창공원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기념공원으로 재탄생된다. 효창운동장도 공원과 연결된 열린 공간으로 바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효창공원 독립운동 기념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다.
이번 구상안은 16만924㎡(4만8680평) 규모로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을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과 공원 내 노후 시설을 새로 단장하고, 묘역 주변 연못을 개보수해 지역주민의 휴식처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효창공원과 지역 사회를 단절시켰던 담장도 허물어 시민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서울시는 철거방안이 검토됐던 공원 내 효창운동장은 국내 최초로 지어진 국제축구경기장이란 의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해 보존키로 했다. 스탠드, 조명탑, 트랙 등 일부 시설을 제거하고 운동장과 공원 사이를 녹지화한 뒤 보존한다. 공원 출입구와 맞닿아 있는 축구장 하부에는 1만5000명의 독립운동가 기념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효창공원의 공간적 범위도 확장된다. 내년 4월에는 이봉창 의사 기념관이, 같은 해 6월에는 도보 15분 거리에 손기정 체육공원이 준공된다.
손기정 체육공원은 587m 길이의 러닝트랙이 새롭게 깔리고, 공원 후문에 신축 예정인 ‘체육센터’ 내부에 탈의실, 샤워실, 카페 같은 러너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마련된다. 공원관리사무소와 자재창고로 쓰였던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주변 시설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효창공원을 광역화할 계획이다. 시는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관련분야, 축구협회, 지역주민 등과 ‘효창독립 100년 포럼(가칭)’을 열어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최종 계획안을 확정하고, 2021년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효창공원은 해방 이후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등 조국 해방에 삶을 바친 7인의 독립운동가가 잠들어 있는데도 지금껏 조명 받지 못해 왔다.
조선 정조의 큰 아들 문효세자의 묘역이었지만 일제가 묘를 옮기고 골프장과 유원지를 지었다.
시설 또한 노후화 되면서 시민들의 발길도 줄었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들에겐 낯선 공간이 된 ‘효창공원’의 위상을 바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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