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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 반사효과로 ‘리모델링’이 뜬다

1기 신도시에서 추진 잇따라… 서울로 번지는 리모델링 열풍

강현선 기자   |   등록일 : 2017-10-12 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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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별동, 수직증축 개념도/자료=urban114] 

 

8·2 부동산대책에서 재건축이 집중적인 규제를 받자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리모델링은 전면철거 방식인 재건축과 달리 기존 구조는 유지한 채 고쳐 짓는 것이다. 재건축은 준공일로부터 30년이 경과한 데다 안전진단 D등급이라야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15년 이상이 지나면 할 수 있다. 리모델링은 기본적으로 재건축보다 사업 속도가 빠르다. 추진 절차가 간소하고 인허가 기간이 짧아서다. 공사기간도 재건축의 3분의 2 정도에 불과하다. 용적률이 300%로 제한적인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가구당 전용면적을 최대 30%가량 늘릴 수 있다. 이에 더해 지난 2014년 4월부터 수직증축이 허용됨에 따라 기존 가구 수의 최대 15%까지 추가로 지어 일반에 분양할 수 있게 됐다. 14층 이하 아파트는 최대 2개 층,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대 3개 층까지 증축이 가능하다. 또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며, 내년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사업 진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중이다.

 

수도권 1기 신도시를 넘어 서울로 번지는 리모델링 열풍

   

최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는 약 45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후 아파트가 집중돼 있는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솔마을 5단지,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한솔마을 5단지의 경우 지난 8월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를 통과했다. 리모델링 과정 중 하나인 안전성 검토는 기본 설계안을 바탕으로 수직증축에 따른 안전성을 따져보는 절차다. 한솔마을 5단지는 3개 층을 위로 올리고 1개 동을 추가하는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가구 수는 현재 1,156가구에서 1,255가구로, 주차 가능 대수도 500여 대에서 1,500여 대로 늘어난다. 서울에서도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 송파구 가락동 현대6차아파트, 서초구 잠원동 한신로얄,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용산구 이촌동 현대맨숀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잠원동 한신로얄 리모델링 조감도/자료=현대산업개발]

  

지난 10일에는 서초구 잠원동 한신로얄의 1차 안전성 검토 결과가 사실상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한 것으로 확정됐다. 지난 1992년 준공된 잠원 한신로얄은 최고 13층 2개 동, 208가구로 구성된 단지다. 리모델링을 통해 잠원 한신로얄은 2개 층을 수직증축해 최고 15층, 237가구의 단지로 탈바꿈된다. 앞서 잠원 한신로얄의 조합은 지난 8월 서초구에 안전성 검토를 신청했으며, 서초구가 이를 받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했다. 이후 건설연은 몇 차례의 소위원회를 열어 잠원 한신로얄의 수직증축 가능 여부를 검토, 잠정적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가능’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기본 설계안에 대해 몇 가지 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현재 조합과 이 단지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늦어도 이달 중순 안으로 보완 작업을 마무리해 사실상 1차 안전성 검토를 거의 끝낸다는 방침이다. 이어 다음 단계인 서초구 건축심의에 바로 돌입해 조합은 내년 중 주민 이주 및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는 지난달 쌍용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1986년 준공한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1층~지상 15층 8개 동, 900가구 단지를 증축해 지하 5층~지상 18층, 8개 동 총 1,035가구로 다시 태어난다. 증축을 통해 늘어난 135가구는 일반분양해 조합원 분담금을 20~30% 줄일 계획이다. 전용면적 85㎡ 미만 가구는 전용면적이 최대 40%, 전용면적 85㎡ 이상 가구는 전용면적이 최대 30% 늘어나게 된다. 용산구 일대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에 나선 이촌동 현대맨숀은 난관이었던 한강변 경관 문제를 해결해 관할구청의 사업계획 승인을 앞두게 됐다. 현재 최고 15층 8개 동, 653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인 현대맨숀은 리모델링을 통해 단지 내 최고 층수가 22층으로 높아지며 97가구가 추가로 늘어날 예정이다. 2006년 조합 설립 이후 2015년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계획 승인 후 내년에 이주를 진행할 방침이다.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 ‘지고’ 리모델링 ‘뜬다’

 

이처럼 사업성이 떨어지던 리모델링이 규제 완화와 재건축의 반사이익으로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리모델링 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사업비 상승이 불가피한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대안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주목을 받을 거란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정부 규제를 피해 리모델링으로 돌아서고 있다. 기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하고 있는 것인데, 8·2 부동산대책 등으로 재건축 사업엔 걸림돌이 많아진 반면 정부 지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모델링의 경우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에도 부합하는 정비 수단인 만큼 정부가 새로운 지원책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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