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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단 울릉·흑산공항 건설, 경제성은 여전히 물음표

우후죽순 쏟아지는 SOC 사업, 충분한 경제성 검토 이뤄져야

강현선 기자   |   등록일 : 2015-12-07 10: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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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울릉공항

흑산공항

위치

경북 울릉군 사동항 일원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

주요 시설

항공기

ATR 42, Q300 (50인승 내외)

ATR 42, Q300 (50인승 내외)

활주로 

길이 1,200m, 폭 30m 

길이 1,200m, 폭 30m 

부지 면적 

412,950㎡ 

683,448㎡  

계류장 

여객 5대, 제빙 1대 

여객 5대, 제빙 1대  

진입도로 

0.8㎞, 2차선 

1㎞, 2차선 

예비타당성 조사(’13.7)

B/C 1.19, AHP 0.655

B/C 4.38, AHP 0.814 

사업 기간

’14~’20 (’21년 개항) 

’14~’19 (’20년 개항) 

사업비 

예비타당성 조사

4,932억 원 

1,433억 원

기본계획안 

5,805억 원 

1,835억 원 

예측 수요(천 통행)

(’21)809→(’30)925→(’40)1,013

(’21)766→(’30)883→(’40)954

[울릉공항·흑산공항 사업 개요/자료=국토교통부]

 

◆ 울릉도 하늘길 개척의 가시화= 2021년이 되면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1시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경북도는 울릉공항 건설이 지난 8월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11월에 공항개발 기본계획을 고시하였으며, 올해 말 공사 입찰(설계·시공 일괄입찰) 공고 후 2017년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울릉공항 건설은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건의한 지역 현안사업으로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7월 국토교통부에서 50인승 소형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공항 규모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국비 4,932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국토교통부에서 올해 6월까지 기본계획 수립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시행했고, 올해 국비 60억 원을 투입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착수해 2020년 개항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사업기간 및 사업비 등을 감안해 2개 공구로 분할 추진된다. 울릉공항 1공구 건설공사는 울릉군 을릉읍 사동리 일원에 활주로(730m×30m)와 호안(614.5m), 부지 매립(13만 3,466㎡), 가두봉 절취(349만 6,054㎥), 항행 안전시설과 기타공사 각 1식을 시공하는 것으로 추정 사업비는 2,159억 원이다. 2공구는 활주로(470m×30m)와 호안(810m), 부지 매립(10만 3,189㎡), 가두봉 절취(523만 732㎥), 기타공사 1식을 건설하는 것으로 추정 사업비는 2,839억 원이다. 그리고 여객터미널, 주차장, 진입도로 등은 대상공사 부지가 마련되는 시점에 한국공항공사에서 후속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고시한 울릉공항 개발 기본계획을 보면 활주로 길이와 예산이 늘어났다. 활주로 길이가 당초 1,100m에서 1,200m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서 공사비도 당초 4,932억 원에서 873억원 늘어난 5,805억 원으로 확정됐으며 공항 시설로는 계류장(여객 5대·제빙 1대)과 터미널 (지상 2층·3,500㎡), 주차장(3,900㎡)이 들어선다.

 

울릉공항을 통해 하늘길이 열리게 되면 서울에서 1시간, 연간 방문객도 현재 42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KOTI)는 울릉공항으로 하늘길이 열리면 연간 44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울릉도와 독도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하는 해양자원 연구의 활성화와 녹색관광섬 조성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릉공항 위치도 및 계획도/자료=경북도]

 

◆ 흑산도 관광, 하늘길 열린다= 신안군이 지난 2002년부터 지역민과 관광객의 교통편의 증진과 해양주권 강화 차원에서 건의해왔던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7월 국토부에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11월 말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와 기본계획 고시를 마무리하고 2016년부터 2020년 개항을 목표로 본격 추진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안군은 흑산공항 건설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자연공원법 개정 건의와 흑산공항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업 타당성이 높게 평가된 점을 부각시켜 중앙정부를 상대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신안군수가 지난 8월 중앙부처를 직접 방문하여 철새 도래지와 관련된 문제점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이끌어냈다.

 

흑산도에 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접근성이 1시간대로 단축돼 국내·외 관광객 수요 확보, 해난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 불법 어로에 대한 수산자원 보호와 국가 안보, 해양주권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길호 신안군수는 “하늘길이 열리면 흑산도는 서남해의 외로운 섬이 아니라 대한민국 영토로서 확고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며 “흑산공항과 더불어 민선6기 동안 연도교 사업을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추진하여 주민들의 생활 편익과 소득 향상을 도모하고, 관광자원화를 통해 신안의 수려한 섬들을 국제해양관광 거점으로 성장시켜 신안의 새로운 꿈을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흑산공항 위치도 및 계획도/자료=신안군]

 

◆ 소형공항 건설사업, 경제성은?= 예산 낭비가 크다는 이유로 국가 사업에 번번이 반영되지 않았던 울릉·흑산공항이 지난 3일 국토교통부가 건설사업을 공식화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지방공항이 또 추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릉공항은 2013년 7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19로 나왔다. 일반적으로 B/C가 1 이상이면 투자비용보다 수익이 높아 경제성이 있다는 뜻인데, 마땅한 활주로가 없는 화산섬인 울릉도는 매번 1을 밑돌다 이를 넘어선 것이다. 경제성이 몇 년 만에 높아진 것은 기존 계획을 대폭 축소한 데 있다. 활주로 길이를 1,200m에서 100m 줄였고, 예산도 기존보다 1,600억 원 낮춘 4,932억 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울릉공항 기본계획에는 사업비가 2년 전 예비타당성 검사를 통과할 당시보다 873억 원이 증가한 5,805억 원으로 책정돼 있고, 활주로 길이도 다시 1,200m로 늘어났다. 현재처럼 늘어난 예산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으면 B/C가 1을 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조성을 위해서는 바다를 매립해야 하는데 당초 추정했던 부지의 수심은 20m였으나 실측 결과 45m 정도로 차이가 나 사업비가 증액되었으며 활주로 길이도 광주~울릉 노선이 추가되면서 늘어났다”며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 사업비가 예비타당성 조사때보다 20% 이상 늘지 않으면 재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군 훈련 공역이 포함된 비행 항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울릉도로 가기 위해 직선이 아닌 군 공역을 비켜 우회할 경우 운영 경비 증가로 이어져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직선 항로가 개설되지 않으면 B/C는 0.62로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구체적인 노선은 실시설계 단계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흑산공항의 경제성도 의문이 들긴 마찬가지다. 흑산도 주민은 현재 4,000여 명에 불과해 관광수요를 넓히려면 공항보다는 당장 이용 편리한 대규모 유람선 확충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실제 국토부가 공항 건설의 필요성으로 내놓은 연간 선박 결항률은 흑산도는 13% 내외인데, 공항 개항 이후 안개·바람 등으로 인한 비행기 결항률은 21.6%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국책 연구기관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흑산도가 중국·동남아에서 우리나라를 오가는 150종 이상의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여서 철새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철새 도래지에 대한 조사·분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려한 바 있다. 신안군이 철새 도래지와 관련된 문제점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이끌어냈지만 실제 비행기 운항 안전이나 항로를 결정하는 관제와 관련한 국토부 소관 법령 중에는 철새와 같은 조류와 부딪히는 현상, 소위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와 관련한 지침 등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공중 충돌 방지 시스템(ACAS)상에서도 버드 스트라이크와 관련한 부분은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 우후죽순 쏟아지는 SOC 사업= 하루가 멀다 하고 정부에서 SOC 건설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최근 한달 새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SOC 사업만 무려 5건에 이른다. 모두 공항과 도로, 철도 등으로 이들 SOC 계획을 모두 합하면 투입되는 사업비가 14조 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3일 수십 년 지역 숙원사업이었던 울릉공항과 흑산공항 건설사업을 공식화했고, 앞서 정부는 4조 원이 넘게 투입되는 제주2공항을 시작으로 서울~세종고속도로, 중부·영동고속도로 안전시설 교체, 월곶~판교·여주~원주 동서 철도 간선망 사업 등을 줄줄이 내놓았다.

 

대규모 SOC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먼저 충분한 경제성 검토를 토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소형공항 건설사업은 자칫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공항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종합적인 계획 없이 우후죽순으로 사업계획이 쏟아질 경우 중복된 사업으로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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