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신사역 8번 출구에서 신사동 주민센터로 이어지는 가로수길.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햇살 좋은 11월 오후, 신사동 가로수길은 여전히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디자이너숍, 갤러리, 유명 브랜드 매장들이 밀집돼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최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복합문화공간이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옥상 루프탑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루어진 ‘가로골목’은 각 층마다 카페, 패션, 문화를 타이틀로 구성돼 가로수길 상권에 새로운 여유와 낭만을 선사하고 있다.
마치 ‘인사동 쌈지길’을 연상케 하는 ‘가로골목’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5-18, 545-20 일대의 연면적 2346.77㎡(약 720.83평)에 지하 2층~지하 5층 규모로 지난 8월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실제 ‘가로골목’은 인사동 쌈지길을 소유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두 번째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가로수길 부지를 매입해 높은 임대료의 문턱에 좌절하는 신생 브랜드가 상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가로골목’ 개발에 착수했다.
‘가로골목’은 건물 내 공간을 ‘도심 속 작은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상층부터 옥상까지의 접근성을 높여줌으로써, 건물 전체의 사용성과 공공성을 극대화했다.
복합문화공간, 쇼핑공간이라는 점에서 인사동의 쌈지길과 비슷하지만 가로골목 나름의 특징이 스며있다. 가로골목은 공간 안에 가로수길과 세로수길을 연결하는 새로운 통과 동선을 설치함으로써 건물을 적극적으로 공공에 개방하고, 건물 내의 공용공간을 외부공간과 연계했다.
인사동 쌈지길이 중정을 가운데 두고 돌아가는 ‘동선’ 형식이라면, 가로골목은 점포를 가운데 두고 복도가 감싸고 있는 형태다. 층 곳곳마다 작은 상점들을 배치해 건물 전체가 도심 속의 휴식처로 이용될 수 있게 조성됐다. 자연스레 1층부터 최상층 루프탑까지 유동인구가 이동할 수 있다.
가로골목은 1층부터 루프탑까지 각 층마다 카페, 옷가게, 꽃가게, 액세서리가게, 전시장 등이 즐비하다. 둘레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핸드메이드 소품과 문구류를 만날 수 있으며, 옥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선 카페가 눈길을 끈다.
상점들을 따라 이어지는 경사로를 올라 5층 전시장을 지나면 가로수길과 세로수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원한 옥상 정원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남산타워와 한남동 언저리가 손에 잡힐 듯 전망이 좋다.
인사동을 찾으면 ‘쌈지길’을 반드시 방문하게 되는 것처럼 가로골목도 가로수길에서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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