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는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비율이 7%인 경우는 고령화(aging) 사회, 14%인 경우는 고령(aged) 사회, 21%를 넘어서는 경우는 초고령(super-aged) 사회라고 지칭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자의 비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인구 고령화는 노동 인력의 감소로 인한 세수 감소, 의료 및 복지비용의 증가를 야기하고 그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을 심화시켜 해당 도시 또는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최근 인구 고령화에 대한 대비는 미래사회 경쟁력 유지를 위한 것으로 매우 중요한 정책 영역으로 다뤄지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들어 정책입안자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임무는 고령자들이 불편함 없이 사회에 적응하며 살 수 있는 정책서비스와 환경조성이다. 이에 세계 주요국가의 도시들은 나이가 들어도 불편하지 않은, 노후에도 평생 살고 싶은 도시, 즉 ‘고령친화도시(Age-friendly city)’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고령친화도시(Age-friendly city)’는 활력있고 건강한 노년을 위하여 고령자들이 능동적이고 건강한 사회참여가 될 수 있는 도시로, 활동적인 노화를 촉진하는 포괄적이며 접근 가능한 도시환경으로 정의할 수 있다.
활동적인 노화는 고령친화도시를 정의하는 이론적 출발점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 따르면 활동적인 노화란 노화에 따른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해 건강, 참여, 안전을 위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고령자의 인권에 대한 개념에 기초한 접근으로 욕구에 기초한 수동적인 접근에서 권리에 기초한 접근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는 고령친화도시의 기본 기념을 활동적 노화와 건강, 참여, 안전을 바탕으로 규명하면서 이를 위한 주요 요인으로 자율성, 독립성, 삶의 질, 건강유지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활동적인 노년의 결정요인으로 경제적인 요인, 보건과 사회서비스 요인, 개인적인 요인, 행동적인 요인, 물리적인 요인, 사회적인 요인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고령친화도시란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에서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위해 고령자들이 능동적이고, 사회참여가 될 수 있는 도시라고 일컫고 있다.
즉, 고령친화도시란 고령이 되어가는 모든 사람이 고령자가 되어서도 불편하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도시환경의 디자인을 설계함으로써 안전하고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활기차게 생활하면서 평생을 살고 싶은 도시를 뜻한다.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세계보건기구(WHO)는 2006년부터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도시화 추세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기 위해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Age-Friendly Cities&Communities, GNAFCC)를 추진 중이다.
[WHO GNAFCC 홈페이지 메인/자료=WHO GNAFCC 홈페이지]
GNAFCC는 활기찬 노년(Active aging)과 정든 곳에서 나이 들어감(Aging in place)등을 주요한 가치로 삼고, 도시 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주요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노인을 비롯한 전 세대의 모든 시민이 다 함께 살기 좋은 도시환경 조성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시환경을 전반적으로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의 형성과 노인 당사자의 의견 수렴을 중요시하고 있다. 또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실행계획 수립 및 실행과정에서는 관련 부서 간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노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내용을 반영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방향에 따라 세계보건기구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전 세계 33국 노인과 노인 부양자, 서비스 제공자 약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를 마련했다.
이 가이드는 상호 연관성을 갖는 총 8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영역마다 고령친화도시를 조성해나가기 위해 점검해야 할 항목들이 제시돼 있다. 이러한 영역과 점검항목은 다른 도시와 비교하거나 등급을 매기기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닌, 노인의 관점에서 도시생활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서 고령친화도시 조성 방안의 보편적 기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고령친화도시 가이드에서 제시한 8대 영역은 도시환경에서 나이 들어가며 겪는 어려움과 그 해결방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토대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각 도시가 고령친화도시 조성과 관련된 실행계획을 수립할 때 기본 지침으로 삼아야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영역의 구성 자체를 절대적으로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회원 도시가 해당 도시의 특성에 맞게 영역 구성을 새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고령친화도시의 지향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8대 영역에 포함되는 내용이 어떤 방식으로든 모두 다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현황/자료=WHO GNAFCC 홈페이지]
GNAFCC의 회원이 된다는 것은 해당 도시가 인구 고령화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갈 의지가 있음을 인정받는 것이다. 첫 번째 회원은 미국 뉴욕시며, 2018년 7월 기준 전 세계적 38개국, 600개 도시가 회원가입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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