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임종석 전임 비서실장(왼쪽)/자료=청와대]
[도시미래=조미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향후 국정전반에 영향을 미칠 대통령 비서실장 직에 노영민 주중국대사(61)를 새로 임명했다.
청와대는 8일 오후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으로 노영민 대사를 임명하는 내용을 포함한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때부터 일해 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바통을 이어받을 신임 노영민 비서실장의 임명을 직접 발표하며 그의 경험과 역량을 전했다.
임 비서실장은 “노 신임 비서실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대변인과 국회 원내수석부대표,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탁월한 정무능력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중 대사로 임명돼 안보·외교 최 일선에서 헌신해온 정치인이다. 다년간 신성장산업포럼을 이끌며 각계 현장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소통능력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혁신적 포용국가를 다져야 할 상황에서 최고의 적임자라 생각한다”며 “춘풍추상의 자세와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의 각오로 대통령 비서실을 운영해나가고 기업 및 민생경제 활력이라는 올해 국정기조를 성공적 완수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유신독재 항거부터 정계 입문까지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충북 청주가 고향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소위 말하는 ‘운동권’ 출신이다. 대학 재학당시인 1977년 유신독재에 항거하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2년 간 복역했으며 1979년 8월15일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1980년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수배·제적되기도 했다. 이후 1981년부터 1985년까지 서울, 오산, 청주 등지에서 공장과 건설현장, 중소기업 등지에서 노동자로 일하는 등 노동운동을 펼쳤다.
이후 노동자 경험을 살려 고향 청주로 내려가 직접 전기 계통의 중소기업을 설립·경영하기도 했다.
정계 입문은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이 되면서다. 2004년부터는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통합당, 더불어민주당을 거치며 17∼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는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활동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서 사무총장을 맡는 등 먼저는 김 상임고문과 가까운 정치인이었다.
2011년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시절에는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여야 간 협상에서 역할을 한 바 있다. 현재도 그는 야당 측과의 관계에 있어 원만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에는 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해 과거 기업 운영, 신성장산업포럼 경험과 더불어 실물 경제와 경제정책에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가 있다.
문재인의 ‘정책 현안 토론자’
그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 추진기획단 자문위원이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12년에는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의 선대조직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정치현안을 깊이 의논하는 사이였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 2·8 전당대회 출마 당시 라디오 토론회에서 ‘정치현안을 누구와 상의 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문재인 당시 후보자는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현재까지 비서실장 후보로 종종 거론됐다. 그러나 이번 정권 취임과 동시에 주중국대사로 임명돼 현재까지 일을 해왔다.
한편 시집과 책 몇권을 출간하기도 했다. 2007년 시집 ‘바람 지나간 자리에 꽃이 핀다’와 2015년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를 냈다. 2009년에는 세계사의 명 연설과 그 배경을 소개한 ‘싯다르타에서 빌 게이츠까지’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런 그에게도 아픔이 있다. 2015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두고 산업통상자원위 산하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다며 논란에 휩싸인 것. 이에 그는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산업통상위원장직을 사퇴했으며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부족한 사람이기에 ‘경청’으로 채우겠다”
임명 첫날인 이날 노 비서실장은 “사실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보니 참 두렵기도 하다. 그 부족함을 경청함으로써 메우려한다”며 감회를 밝혔다.
이어 “어떤 주제든 누구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며 “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다. 항상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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