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인수전 끝에 HDC현대산업개발이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게 됐다. 정몽규 현산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번 인수로 HDC그룹을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매각작업도 속도가 붙어 이르면 연내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금호산업 측은 “현산 컨소시엄을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 달성 및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로 평가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연내 주식 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 7일 실시된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서 시장 예측 가격을 훨씬 웃도는 2조4000억 원을 입찰가로 적어 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에 함께 참여한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보다 약 1조 원 높게 써낸 금액이다.
본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모든 매각 작업이 연내 완료될 예정이다.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매각 대상에는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포함됐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국내 2위 글로벌 항공사로, 인수 가치가 높다는 점을 현대산업개발은 예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 규모 11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인수하면 HDC그룹은 재계 17위 안팎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도 건설, 면세점 등 기존 사업과 함께 레저·물류까지 아우르는 종합 그룹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HDC현산 측은 “그간 미래 먹거리 창출, 그룹의 외형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인수 대상을 발굴해왔다”며 “아시아나 인수가 HDC그룹이 추구하는 유통산업과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등과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를 인수해 항공산업뿐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글로벌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까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인데, 이 때가 기업 인수에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했다”며 “현대산업개발도 앞으로 3∼4년 동안 상당히 좋은 이익구조와 재무구조 가져갈 예정”이라고 인수 적기를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HDC그룹은 아시아나 임직원들과 함께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내 주주와 사회에 기여하고, 더불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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