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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층간소음 법적 기준 마련, 분쟁 사라질까?

완화된 층간소음 법적기준, 실효성 있나

김효경 기자   |   등록일 : 2014-04-25 1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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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요즘 건설업계에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아이들이 뛰는 소리, 가구 옮기는 소리, 청소기나 세탁기 소리 등은 평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생활소음이지만 이로 인해 살인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우리나라의 주거형태가 세대 간 벽과 천장, 바닥 등을 공유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바닥충격음에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최근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층간소음 방지 바닥재를 사용하거나, 완화재 두께를 늘리거나, 생활소음을 줄이는 설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층간소음의 분쟁을 해결하고자, ‘층간소음 이웃사이서비스’을 운영하고, 층간소음의 법적 기준도 설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주거만족도 측면에서 ‘층간소음’을 빼놓고 말 할 수 없게 됐다.


공동주택, 층간소음과의 전쟁


2011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주택 수 14,667천호 중 공동주택은 8,576천호로 58.4%나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공동주택 중심의 주거유형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나라보다 층간소음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무엇보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사회문화적 특성과 기술적 경향이 층간소음의 문제를 만들어 낸다고 봤다. 국내의 모든 공동주택에 적용되고 있는 바닥 패널 난방은 전통적 생활방식인 온돌 문화에서 비롯됐다. 이에 중량의 맨바닥 발꿈치가 그보다 더 딱딱한 바닥 패널을 두드릴 때 바닥 전체가 울리게 되는 중량바닥충격음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연구원은 7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진행과정에서 크게 증가한 도시주택의 수요와 이를 충족하기 위해 그만큼 빠른 속도로 건축됐던 공동주택의 기술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당시는 주거생활의 품질 확보보다는 양적인 팽창을 목표로 할 수 밖에 없었고, 수요자들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점차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주거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층간소음의 문제가 드러나게 됐다. 결국 비용 절감을 위해 적용된 건물 내력벽 구조(벽식 구조)나 150mm 미만의 얇은 바닥슬래브는 잠재적으로 층간소음의 큰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층간소음규제에 관한 법령이 최초로 제정된 시기는 1991년 1월이다. 이 법령에 의해 주택공급자는 층간소음 수준을 지켜야만 했지만, 층간소음의 표준적인 측정 및 평가기준이 되어야할 KS 규격조차 없어 판단 기준이 없었다. 이후 2003년 4월, 정략적 판단 기준이 세워지고, 2004년 4월 22일부터 사업승인을 신청한 주택공급자는 경량충격음 58dB및 중량충격음 50dB의 법적 기준을 만족시켜야했다. 또한 바닥 슬래브의 두께는 최소 210mm 이상이 되어야 하며 더욱 낭창거리는 완충재를 사용하여 바닥을 띄워야 한다. 그리고 최근 관련 법령이 새롭게 개정되면서 층간소음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자료=환경부] 


지난 4월 11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소음·진동관리법’ 개정과 ‘주택법’ 개정에 따른 하위법령 위임사항을 규정한 ‘공동주택층간소음기준에관한규칙’을 공동부령으로 마련했다. 이는 입주간의 분쟁을 방지하고, 건전한 공동체 생활여건을 조성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특히 규칙은 공동주택에서 입주자의 과도한 생활행위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층간소음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주택법’에 따른 공동주택으로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을 적용대상으로 한다. 층간소음의 구체적 범위는 △아이들이 뛰는 동작 등 벽, 바닥에 직접충격을 가하여 발생하는 직접충격소음과 △텔레비전, 피아노 등의 악기 등에서 발생하는 공기전달소음으로 나뉜다. 욕실 등에서 발생하는 ‘급배수소음’은 입주자의 의지에 따라 소음조절이 불가능하므로 제외됐다.


또한, ‘층간소음 기준’으로는 1분 동안 발생하는 변동소음을 정상소음의 에너지로 본 ‘1분 등가소음도(Leq)’를 주간 43dB(A), 야간 38dB(A)이며, 충격음이 최대로 발생할 때 측정되는 ‘최고소음도(Lmax)’는 주간 57dB(A), 야간 52dB(A)로 설정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번 층간소음기준은 보통사람들이 실내에서 걷거나, 가볍게 빨리 걷는 동작 등 일상생활 행위에는 지장이 없는 기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층간소음기준은 소음에 따른 분쟁발생 시 당사자 간이나 아파트관리기구 등에서 화해를 위한 기준으로 삼아 이웃 간 조심하도록 하고자하는 기준이며, 당사자 간 화해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 공적기구에서 화해·조정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 10월부터 2013년 9월 1년간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이 1만3,427건에 달한다. 또한, 층간소음 발생 주요원인은 아이들 뛰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 73%, 망치질과 같은 쿵하는 소리 4.6%, 가구 끄는 소리 2.3%, 등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동안 층간소음 수준에 대한 법적기준이 없어, 이웃간 갈등 해결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이번에 마련된 층간소음기준이 갈등 해결 및 국민불편을 해소하는데 많이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료=환경부]


층간소음 법적기준, 쟁점은?


기대하고 있는 정부와는 달리, 일각에서는 발표된 새 규칙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올해 2월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가 마련한 기준(수인한도, 사람이 견딜수 있는 한도)은 주간 40dB, 야간 35dB로 이번 기준은 3㏈씩 완화됐다. 일반적으로 3㏈이면 소음이 두배가량 더 커진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소음관리지침에서는 주거지역 실내에서 야간에 소음이 30㏈을 넘으면 수면에 방해를 받고, 주간에는 35㏈을 넘으면 대화에 방해를 받는다고 한다. 이런 수준에서 봤을 때도 정부의 기준치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가 층간소음의 원인을 입주민에게만 떠넘기려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층간소음의 범위에서 욕실의 급배수로 인한 소음은 아예 제외되면서 건설사의 책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때문에 소음을 원천적으로 방지 할 수 있도록 건축 기준을 강화해야하며, 층간소음 기준을 다시 세우고 아파트 및 공동주택 시공 단계부터 기준을 관리·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 층간소음을 측정하는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층간소음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서비스’에 현장진단을 신청하고,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소음을 측정한다. 이때 기준 수치를 넘어야 층간소음으로 인정되는데,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층간소음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기술적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하며, 건축기준이 제정(2004년)되기 이전에 지어진 기존 아파트에 대한 새로운 탈출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층간소음은 벽이나 바닥슬래브의 두께를 늘리고, 뜬바닥공법 등 여러 저감공법을 통해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성능 개선 방식은 새로 지어지는 공동주택에만 적용될 수 있다. 현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곳들 대부분이 기존의 얇은 바닥 아파트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층간소음문제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라는 점에서 해결을 위한 접근방식에도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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