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경제가 악화한 울산 동구, 경남 통영·고성, 거제, 창원 진해구, 전남 영암·목포·해남 등 5곳에 대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기간이 2년 더 연장됐다. 정부는 지역 내 근로자·실직자·협력업체 등에 대한 기존 지원에 더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추가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해당 지역에 대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기간을 2021년 5월28일까지로 2년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제도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17조에 따라 지역 주요 산업의 위기로 경제 여건이 나빠진 특정 시·군·구에 금융·재정·고용 등을 종합 지원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조선업 업황 회복이 더뎌 조선업 밀집지역인 이들 5개 지역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 1년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지정기한 만료를 앞두고 산업부에 지정 연장을 요청했다. 최근 대형조선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늘고 있지만 전반적인 지역경제 회복은 아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역이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정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현장실사와 지역산업위기심의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지정 연장을 결정했다. 지난달 10~11일 양일간 민·관 합동 현장실사 조사단이 현장실사를 통해 지역 산업과 경제 현황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민간전문가와 관계부처로 구성된 ‘지역산업위기심의위원회’는 지난 4월17일 회의에서 신청 지역에 대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연장 의견을 제시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이 2년 연장됐다.
창원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시의 지정연장 요청에 따라 현장실사, 지역산업위기심의위원회 및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2년 연장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창원시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연장을 위해 연초부터 전방위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한때 ‘조선업 빅4’로 불렸던 STX조선해양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역설적으로 정량적 기준 미충족 항목이 있어 지정 연장에 어려움이 예상되었으나 2021년 5월28일까지 지정 연장이 결정되면서 지역경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허성무 시장은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장·차관 등을 직접 만나 창원의 경제위기와 극복노력을 설명하며 지정 연장을 요청했다.
창원시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연장으로 △보급형 표준 제조로봇 기술개발 지원장비 구축사업 △고효율 저공해 자동차 부룸 기술고도화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등 국비지원 각종 R&D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창원의 산업체질 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핵심 소재·부품산업 육성플랫폼 구축 △강소연구 개발 특구 지정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의 연구원 승격 △진해 연구자유지역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 시장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연장이 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새롭게 주어진 2년의 시간 내에 미래먹거리를 만들고 최대한의 국비지원을 끌어내어 창원경제 부흥을 일궈내겠다”고 강조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통영·고성·거제의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원도 2년 더 연장됐다. 통영시의회는 제1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위기의 통영지역경제 극복을 위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기간 연장 촉구 결의안’을 채택,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이번 정부의 기간연장 확정을 환영하고 있다.
울산동구 또한 실직자의 생계 안정과 재취업 지원, 기업 금융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됐다. 정천석 울산동구청장은 “최근 조선업 수주가 늘고 있지만 아직도 불황의 그늘에서 고통받는 구민이 많다”며 “산업위기 특별대응지역 지정 연장 등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조선업 불황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지역 자영업자와 주민들도 지정기간 연장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종문 한국외식업중앙회 동구지부장은 “지역경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 연장 소식은 소상공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