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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디지털 과의존 ‘교실 식물재배’로 해결

서울시, 동대문구 전일중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 첫 적용

조미진 기자   |   등록일 : 2019-05-07 19: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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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전일중 마음풀의 구조/자료=서울시]

[도시미래=조미진 기자] 서울시가 스마트폰, 인터넷 등 디지털 매체에 과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이 잠시 눈을 돌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학교에 국내 처음으로 조성했다.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으로 동대문구 전일중학교 빈 교실에 ‘마음풀’ 교실을 꾸민 것. 학업공간으로 획일화된 교실에 ‘식물’을 들여와 사계절 내내 누릴 수 있도록 탈바꿈시켰다. 

7일 시에 따르면 교실에는 바나나나무 등 다양한 식물로 작은 숲이 만들어졌다. 한 켠에는 흙을 만져보며 씨앗을 심고 수확하고, 재배한 식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공간도 마련됐다. 벽면 한쪽을 채운 큰 거울 앞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물로 지우며 스트레스도 지우는 마음정원도 생겼다. 

시는 마약과 폭력에 찌든 가난한 슬럼가 학생들이 꽃과 채소를 매개로 교내에서 교감하면서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졸업률은 17%에서 100% 가까이 늘어난 미국 뉴욕시 브롱스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매체가 시각‧청각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청소년 뇌 발달이 제한되고 감각 불균형을 초래한다면, 마음풀 공간은 흙을 만지고 냄새도 맡고 푸르른 숲도 바라보는 등 오감을 되살리고 잃었던 감성도 회복시켜 균형적 뇌 발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 필리아 이론’에 따르면 디지털 매체의 일방적‧반복적 자극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균형 있는 뇌 발달이 제한되고 감각 불균형을 겪는다. 이는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 사회성‧정서발달 저하 등의 문제로 발현될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학령전환기 청소년 129만1546명에게 실시한 ‘2018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 15.2%인 19만6337명의 청소년들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두 가지 항목 모두 문제가 된 ‘중복위험군’ 청소년도 6만4924명으로 집계됐다. 

전일중학교 ‘마음풀’ 교실 개소식 열려

서울시는 7일 오후2시 지난 연말 조성한 전일중학교 ‘마음풀’ 교실에 대한 정식 개소식을 가졌으며 향후  ‘식물’을 매개로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해 공간 조성 후 시는 시범기간 동안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식물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멘토가 돼 마음풀에서 재배한 식물로 요리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주 1회씩 운영해왔다. 

또 마음풀이 활발하게 유지되도록 운영협의체인 ‘마음풀 서포터즈’, 학생 동아리 ‘마음풀지기’, 학부모 동아리도 구성했다. 

‘마음풀지기’는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마음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학생 동아리다. 다른 학생들에게 공간을 안내하고 공간을 점검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특히 ‘마음풀’은 서울시가 식물을 활용해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을 적용한 첫 번째 사례다. 

[마음풀의 초록정원/자료=서울시]

‘사회문제해결디자인’은 행정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서울시 공공디자인 정책이다. 시는 사회문제해결디자인 정책 중 하나로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구 학교폭력예방디자인) 사업을 지난 2014년부터 시행했다.

마음풀은 △초록정원 △지혜정원 △씨앗정원 △마음정원 △나눔정원 △상상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초록정원’은 마음풀 공간에 조성된 작은 정원이다. 바나나나무, 휘닉스 야자, 떡갈고무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심겨 있다. 

‘지혜정원’은 식물 관련 지식‧지혜를 배울 수 있다. 마음풀 한쪽 벽면에 식물의 씨앗~수확 일생,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요소, 씨드팜 사용법에 대한 그림이 그려져 있고, 식물을 가꾸는 데 필요한 삽 등의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벽면과 교실 전반에 설치된 선반에는 식물, 나무, 농사, 숲에 대한 도서도 있다.

[지혜정원/자료=서울시]
 
‘씨앗정원’은 식물을 기르고 관찰하는 곳이다. 흙과 물, 씨앗을 만져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씨앗을 새싹으로 키우고 분갈이도 직접해볼 수 있어 마음풀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꼽힌다.

‘마음정원’은 초록정원의 한 쪽 벽면에 설치된 큰 거울 앞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적고 물로 지워보며 자신의 스트레스도 함께 지워내는 곳이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거울 앞에서 친구들과 사진‧영상을 찍고, ‘마음풀’ 공간 내 의자에 앉아 ‘초록정원’을 바라보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일중 2학년 한 학생은 “여기 와서 애들이랑 수다도 떨 수 있고, 거울에 낙서도 하고, 식물에 물을 주면서 느끼는 쾌감 같은 게 있어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마음정원 이용소감을 말했다. 

[마음풀의 마음정원/자료=서울시]

‘나눔정원’은 학생들이 수업을 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음풀 중앙에 테이블이 놓여있다. 자유학기제 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과목 수업, 학생 자율 활동 시에 활용되고 있다.

‘상상정원’은 ‘마음풀’에서 만든 작품이나 화분을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는 곳으로 마음풀 밖 복도에 위치해 있다. 자신의 작품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며 자아존중감, 공동체 의식 등을 높여준다.

시는 올해 금천구 동일여고와 도봉구 정의여고에 ‘식물’을 활용한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서적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 시각 위주 도시환경에서 벗어나 자연을 매개로 고른 감각 발달을 촉진하는 공간이 되도록 디자인을 적용했다”며 “시도 이 공간이 잘 운영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happiness@urban1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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