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SOC 추진 해외 유사정책 사례
일본은 인구감소와 지방재정 악화를 고려해 공공시설의 통폐합 및 리모델링에 관한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공공시설의 현황파악 및 이용평가를 통해 개·보수 통·폐합, 이전 등을 계획적으로 추진해 재정부담을 줄이고 적정입지를 선정한다. 이는 종합관리계획을 통해 공공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생활SOC의 집약 및 복합화를 지원하는 사례로 꼽힌다.
독일은 ‘등가치적 생활여건’을 보장하는 헌법을 바탕으로 국토계획 및 관리와 관련된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다. 생활여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 필수공공시설 정책 및 종합계획 수립해 주민들이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공시설과 서비스를 적정한 교통수단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접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생활여건의 균등한 보장을 위해 거점별로 생활 SOC를 공급하고, 시설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의 개발과 교통비를 지원하는 사례다.
미국은 각종 계획과정에서 주민참여가 활발하고, 근린공공시설의 입지선정이나 공급계획 수립 시 주민승인과정을 통해 결정하고 있다. 근린공공시설을 축소 및 폐지할 경우 주민대표와 협의하고, 해당 공공서비스를 유사시설에서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지 검토하는데, 이는 생활 SOC계획 수립 시 주민참여를 통해 지역특성에 따른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고 시설별 적정규모로 공간을 배정하는 사례로 들 수 있다.
생활SOC 3개년 계획 ‘달라지는 우리의 삶’
# 그동안 주변에 마땅히 갈 데가 없어 주말이면 A씨 가족은 별 수 없이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아빠는 낮잠, 엄마는 드라마 몰아보기, 큰 딸은 스마트폰, 둘째 아들은 비디오게임...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이제는 온 가족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체육관, 도서관, 생활문화센터가 함께 있는 복합커뮤니티센터에 간다. 아빠는 도서관, 엄마는 필라테스, 큰 딸은 방송댄스, 둘째 아들은 농구~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부모들과 커피를 마시며 즐겁게 담소도 나누면서 이번 주말도 알차게 지나간다.
#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직장에서 일찍 퇴근하게 된 B씨는 막상 늘어난 여가시간에 할 것이 없어 늘 고민이었다. 가끔 동료들과 술자리를 갖거나, 집에 와서 TV 시청으로 시간을 때우며 지내던 중 동네에 새로 수영장이 들어서면서 이제는 매일 저녁 수영을 배우는데 여념이 없다. 건강해지니 달고 살던 감기도 떨어지고 몸도 가뿐해져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활력이 넘친다.
# 지방에서 자라 직장 때문에 도시로 이주해온 C씨는 삭막한 도시환경이 너무나도 낯설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가족 말고는 쉽게 이야기를 나눌 사람조차 없어 외로워하던 차, 동네에 들어선 생활문화센터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겁다. 동기 수강생들과도 어느덧 형님, 아우 하는 사이가 되었다.
# 자녀부부가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세 살배기 손주를 맡아주고 있는 노인 D씨, 취미인 서예와 요가를 하고 싶어도 어린 손주 때문에 엄두도 낼 수 없어 우울해하던 중, 수영장과 도서관, 어린이집, 생활문화센터가 함께 있는 복합커뮤니티센터가 들어오면서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매일 아침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문화와 체육활동을 즐기며 또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손주를 데리고 귀가한다.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손주가 더 예뻐 보인다.
# 야구를 좋아하는 초등학생 E군은 집 근처에 축구장과 야구장 2면, 암벽과 X게임장, 피크닉장을 갖춘 생활체육공원이 들어서면서 주말만 기다린다. 리틀야구 리그가 생기면서 주말이면 원하는 야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군의 부모들도 야구가 끝나면 피크닉장에서 다른 부모들과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한 점심을 같이 하며 양육 노하우도 교환하고 고민을 함께 나눈다. 아빠는 A씨와 조만간 암벽등반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F씨 부부는 고민이 많았다.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는 퇴근 때까지 맡아줬는데 초등학교에 가니 아이가 점심 먹고 집에 돌아오는 통에 결국 엄마는 1년 육아휴직을 썼다. 2학년이 되면서 학원도 가야겠고 이러다가 언제 복직할 수 있을지 우울해지던 무렵, 도서관과 다함께돌봄센터가 함께 있는 복합시설이 들어서면서 신세계가 열렸다. 아이가 태권도, 피아노학원을 오가며 비는 시간에는 돌봄센터에서 돌봐준다. 아이가 오갈 때마다 문자가 오니 한결 마음이 놓이고 비는 시간에는 한 건물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굳이 책을 사지 않아도 다양한 책 읽는 재미에 빠진 아이가 대견하기까지 하다.
# 주택이 밀집된 지역에 사는 G씨는 문화·체육생활을 즐기고 싶어 시청에 민원도 자주 넣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부지가 없어 시설 확충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집 근처 초등학교에 체육관, 생활문화센터, 메이커스페이스, 다함께 돌봄센터, 지하주차장 복합시설이 들어서면서 모든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되었다. G씨는 이제 매일 아침 복합시설로 등교해서 동네 학부모들과 취미생활을 즐긴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 G군도 미세먼지 걱정 없이 실내체육을 즐기고 방과 후에는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친구들과 3D프린터로 이것저것 만드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옆집 할아버지가 훈장선생님이 되어 운영하는 한자교실, 윗집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한국사 교실도 인기가 상종가란다. 함께 들어선 지하주차장 덕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사라져 아이들 등하굣길 안전한 보행로도 확보되었다.
# 치매가 있는 노모를 수년째 민간요양시설에 맡기고 있는 H씨는 고민이 많았다. 경제적인 부담도 부담이지만, 최근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어머니께서 용변처리에 불편을 겪거나 식사하실 때 불편은 없으실지…. 그래도 내년부터는 H씨가 거주하는 지역에도 공립요양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가까운 곳에 어머니를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H씨의 주름살도 조금은 펴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시설 한곳에’ 20만 이상 고용창출 기대
정부는 이번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체육관, 도서관 등 필수시설에 10분 내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주 52시간 시대에 걸맞은 이른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정착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3년간 생활SOC 확충과정에서 약 2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운영 단계에서 약 2~3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3개년계획안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각 부처는 물론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며 “지자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거쳐 2020년 예산요구단계에서부터 차질 없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 실장은 “정부는 새로운 추진방식에 맞춰 각종 제도개선 과제들을 연내에 마무리할 것”이라며 “3개년계획안은 열려있는 ‘롤링플랜(Rolling Plan)’으로 향후 정책환경 변화는 물론 좋은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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