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LTE도 아직 보편화가 되지는 않았던 2017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 2017(CES 2017)’에서 네트워크 분야 화제는 ‘5세대 이동통신(5G Networks)’이었다. 이 자리에서 인텔은 5G 모뎀을 세계 최초로 발표하며 기가비트급 속도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량과 사물인터넷, 무선 광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수요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지난 10~15년 간 전세계 무선통신 사업자들은 네트워크 용량을 20배로 늘렸다. 이마저도 100배 이상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 무선 인프라 관련 기업과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표준화 기관 등은 네트워크 용량을 2020년까지 1000배로 증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다운로드 속도, 70배 이상 빠르게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15년 10월 전파통신총회를 열고, 5G의 공식 기술 명칭을 ‘IMT(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2020’으로 정했다. 2GHz 이하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4G와 달리, 5G는 28GHz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2000년대 상용화한 3G 통신 방식인 ‘IMT-2000’을 계승해 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삼는 모바일 국제 표준이다.
ITU에 따르면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인 이동통신 기술이다. 또 1㎢ 반경 안의 100만개 기기에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시속 500㎞ 고속열차에서도 자유로운 통신이 가능해야 한다.
5G 다운로드 속도는 현재 이동통신 속도인 300Mbps에 비해 70배 이상 빠르고, 일반 LTE에 비해 약 280배 빠르다. 영화 1GB 영화 한 편을 10초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다.
데이터 응답 속도는 10배 이상
5G가 전송 속도만 빠른 것은 아니다. 응답 속도도 매우 빨라졌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지나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라면, 응답 속도는 크기가 작은 데이터가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따진다.
3G에서 4G가 되며 응답 속도는 10~50ms(밀리세컨드, 1천분의 1초)까지 빨라졌다. 5G에서는 이 응답 속도가 다시 약 10배 더 빨라진다. 이로인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와 끊김 없이 주고받아야 하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5G가 활발하게 도입될 것을 전망되고 있다. 국내외 여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이 분야들에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
ITU-R에서 정의한 5G 성능 8가지(체감전송률, 최대전송률, 이동성, 전송지연, 최대연결수, 에너지효율, 주파수효율, 면적당용량) <출처: 한국통신학회 ‘5G 이동통신기술 발전방향’>
5G에서는 센티미터파(3GHz~30GHz), 밀리미터파(30GHz~300GHz)의 높은 주파수 대역에서 수백 MHz 이상의 광대역 폭을 이용해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렇게 초고주파 영역에서 광대역 폭으로 신호를 전송하면, 기존 이동통신 기술보다 더 빠르게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5G에는 혁신적인 이동통신 신호처리 기술 등이 적용된다. 기존 3G에서는 음성신호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디지털 신호를 코드 기반 대역확산 CDMA 방식을 사용했다. 4G에서는 높은 전송속도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신호대 노이즈 성능이 우수한 직교 주파수 다중 분할접속(OFDMA)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5G에서는 직교 주파수 다중 분할접속 방식과 전력 및 코드 다중화 방식을 추가하는 식의 새로운 이동통신 신호 처리 기술(New Radio Access Technology, NRAT)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020년 이후 본격화 전망
5G시대를 위한 국내외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수 년전부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 6월, 에릭슨과 함께 5G 시험망 장비 개발을 마치고 시연에 성공했다. 2016년 12월에는 국내 벤처기업 3곳과 손잡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5G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텔은 CES 2017에서 세계 최초로 5G 모뎀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모뎀은 6GHz 이하의 대역과 고주파대역인 밀리미터파(mmWave)를 모두 지원하는 베이스밴드 칩을 탑재하고 있다.
인텔은 밀리초 이내에 의사결정을 내려 운전자와 차량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는 자율주행차량, 긴급 구조원들에게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해 재난 복구 노력을 지원하는 드론, 수백만개의 센서를 통해 공기와 수질을 관리하는 스마트도시 등에 이 모뎀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ES 2017에서 인텔이 발표한 5G 모뎀
에릭슨엘지는 2016년 말 발간된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Ericsson Mobility Report)’에서 표준화가 완성될 것으로 보이는 2020년 이전에 통신사업자들이 사전 규격에 맞춰 5G 네트워크 조기 구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5G 네트워크 구축은 2020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북미(North America)지역에서는 2022년까지 전체 모바일 가입건수의 25%가 5G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Asia Pacific)지역은 2022년까지 전체 모바일 가입의 10%가 5G에 가입, 두 번째로 빠르게 성장할 지역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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