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벤치가 사람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을까?
가구 디자이너들은 인체공학적 가구가 사람들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용하는 가구가 편하면 하는 일이 더 원활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 공학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와 관련된 과학적 규율, 이론, 원리, 데이터를 적용하는 직업’이라고 정의하는 국제인간공학협회(International Ergonomics Association)에 의해 알려져 있다. 이것은 ‘우일리일리 벤치(Uiliuili bench)’를 만들 때 적용된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벤치의 각 조각은 사용자가 벤치에 앉거나, 몸을 기대거나, 누워있을 때 최대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비율에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 만들어졌다.
폴란드의 남서부 실레시아 지방에 있는 브로츠와프(Wroclaw)의 그룬 왈드(Grunwaldzki) 캠퍼스에 위치한 우일리일리 벤치는 유동성을 창출하기 위해 뒤틀린 형태로 디자인됐다. 벤치는 각 조각으로 분리되어있고 벤치의 형태를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벤치의 양식은 매우 미학적이며 이 미학적인 양식이 기능까지 따른다는 것을 증명한다.
벤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체에 적합하며 편안할 뿐만 아니라 독특한 형태로 섬세하게 제작되어있기 때문에 마치 조각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시의 가구는 독특한 형태 및 품질로 인해 예술 작품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연한 디자인은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벤치에 대한 기대를 뛰어 넘는다.
벤치의 구조 및 재료
우일리일리 벤치(Uiliuili bench)는 너도밤나무와 강철 및 불투명한 래커 마감으로 구성된다. 그것은 약 10m 길이, 3m 넓이다. 구조는 부품에서 반복되고, 부품에 색상을 부여함으로써 산업 디자인 요소에서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벤치는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붙였다 뗄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길이 조정이 가능하다. 이 벤치의 조각들은 결합될 때마다 치수와 각도가 변경된다. 그것은 우리 몸의 몸통과 같아서 몸을 비틀고 돌릴 수 있다.
또한 이 벤치는 색상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나무 프레임의 질감과 그림자 그 자체로 인해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색상 요소를 추가하면 가능성은 더욱 무한해진다.
프로젝트의 개념과 철학
대학교의 도서관 근처에 위치한 이 벤치는 굴곡 있고 매력적인 디자인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도서관의 경우 좌석은 기능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이 좌석을 옥외공간에 배치하면 좌석은 그 위치의 고유한 경관적 요소가 된다. 이 좌석 디자인은 공원, 조경, 거리의 풍경 및 놀이터를 위해 설계됐다. 콘셉트는 의자가 다른 의자와 결합해 유체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모습은 움직이는 카드 더미처럼 보인다. 이 디자인은 20세기 후반 폴란드 철도의 좌석에서 영감을 얻었다. 사람들은 이 낡은 좌석에 누워있었으며, 이 자세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문제가 됐다. 이 디자인은 과거에는 불쾌하기만 했던 경험이, 2000년대에는 유쾌한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대 도시의 혁신적인 가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벤치가 도시의 사람들에게 어떤 활동을 제공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이 벤치에 그냥 앉아 있지 않는다. 그들은 앉아서, 누워서, 일어나서 사진을 찍는다. 몸을 쭉 펴고, 기어오르고, 뛰어 넘을 수 있다. 또 튼튼하고 내구성이 있기 때문에 점프도 가능하다. 이 벤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다양한 모양과 형태 및 색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나무는 다양한 색상 조합을 가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디자인이 무한해진다.
이것은 자유로운 형식의 개체로써, 일상의 사각형과 직사각형으로부터 사용자를 벗어나게 하며 인체 공학적이며 자연스러운 느낌을 가지게 해준다. 또한 도시의 작은 랜드마크, 혹은 학생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벤치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은 들어가기 쉬운 재미있는 장소가 된다. 이렇듯 트랜디하고 모던한 도시는 그 공간의 디자인이 개선될 때 비로소 탄생한다.
디자이너들은 도시 벤치디자인을 위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형태를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짐 글로버(Jim Glover)의 음악노트가 있는 뮤지컬 벤치 디자인이 있으며, 툴피 디자인(Tulpi Design)의 튤립 꽃 모양의 좌석이 있다. 또한 책, 연필 또는 동물과 같은 형태의 벤치들이 디자인됐다.
우일리일리 벤치(Uiliuili bench)는 선례 벤치디자인을 따르지만, 벤치의 조각이 치수를 변경하고 각도를 비틀기 때문에 조상 벤치와는 예리하게 방법이 다르다. 이러한 디자인 개념을 이용해 향후 디자이너를 위한 자체적인 벤치유형을 만들게 됐다.
우일리일리 벤치(Uiliuili bench)는 다양한 용도와 색상을 제공하며, 다양한 모양의 배열로도 구성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공원에 가로등을 디자인했다면 그 가로등과 조화되는 또 다른 설치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대중이 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취해 구현한다면 이 벤치는 대중에게 짜릿한 영감을 불어넣는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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