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 개발계획에 대한언급 이후, 여의도 집값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지자 강남과 강북의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정책에 위배되고 더욱 격차가 벌어지는 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부동산 정책이 엇박자로 가고 있어 시장에 혼란은 더욱 가중화되고, 여의도와 용산 일대의 부동산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서울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에 대해 “개발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진행이 되고자 한다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박 시장의 마스터플랜 발언 이후 다른 지역에 비해 여의도와 용산은 부동산 승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서울시 개발계획의 실현성 여부에 대해 “국토교통부와의 긴밀한 협의 하에 이루어져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며 “법령 준수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현실화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또 “용산 개발의 경우 철도시설은 국유시설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협의를 통해 함께 진행해야 한다”며 “중앙정부 승인 없이 지자체 개발 사업이 이루어 질 수 없다”고 지적, 국토부와 사전 협의 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의해 발표된 사항임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8.2대책 이후 잠실 주공5단지의 최고층수 50층 재건축사업 및 강남의 재건축사업 15여 곳을 허가해 서울시 집값이 폭등, 정부가 보유세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며 “이번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에 대한 언급은 이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 안정화와 도시재생뉴딜정책 등 국토부의 정부정책 방향이 지자체의 이번 발표로 상반되는 사항에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실제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마스터플랜’ 발언 이후, 여의도 지역의 노후불량 아파트단지는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기대감에 후가가 수억씩 뛰는 등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일부 단지에서는 정부의 각종 규제속에서 관망세를 뚫고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등장했고, 현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는 576가구의 전용면적 95㎡의 매물은 12억 원으로 부동산 가치가 급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총5번 거래가 진행되어 왔지만 신고기준으로 실거래가 12억을 넘긴 일은 이전에는 없었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여의도 수정아파트 또한 329가구 전용면적 74㎡ 매물 역시 여의도 개발계획 언급 이후 올해 2월 최고 매매가 실거래가로 신고 된 9억4000만 원대였는데 가격 하한선을 1억 원 이상 상승하는 일이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삼부아파트 866가구의 금액대가 높은 재건축지역도 수직상승하며 전용면적 135㎡가 17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여의도 일대 뿐만 아니라 용산도 비슷한 분위가 조성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대림아파트 전용면적 84.78㎡의 매물은 호가가 15억 원대로 역대 최고가로 상승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달 초 14억 원이였던 매물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 이후 이촌1주택재건축정비사업 정비계획(안)이 서울시로 입안돼 5000만 원 상승했다”고 말했다.
용산의 부동산 상승 기대에 단독주택지에도 투자자가 몰려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림 후암동 98.2㎡ 규모의 단독주택 경매에 응찰자 105명이 응찰하기도 했다. 2016년 9월 기준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3층 높이의 단독주택은 감정평가 금액 2억8375만 원이었지만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가 229% 상승한 6억5000만 원에 낙찰됐다. 무엇보다 서울 부동산 법원경매 개별 건 응찰자가 100명이 넘어가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에 정부가 의도한 방향과 전혀 맞지 않고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보유세 인상,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 ’집값잡기‘를 추진하던 상황에서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개발계획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파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개발 호재만을 믿고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의도 마스터플랜 ‘기대반 우려반’
서울시는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함께 여의도 일대 전체의 용도지역을 변경 종상향하고자 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기존 제3종일반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하여 전반적인 개발방향을 마련하고자 하는 계획이다.
여의도에선 공작, 수정, 서울아파트 등이 기존 상업지역으로 지정돼 공동주택이 위치한 재건축 사업지이며 시범, 광장, 미성, 한양, 목화, 장미 아파트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아파트지구로 지정되어 있는 재건축사업이다.
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 종상향이 결정되는 ‘서울 2030 서울플랜’ 및 ‘2025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최고층수 50층 이상으로 주거복합용도로 건축물 신축이 가능해 진다. 다른 변수가 없다고 가정하면 용도지역 종상향은 일반분양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조합원들에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요인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종상향을 위해서는 기부채납 등이 이루어져야하는 체계 중 하나다. 이에 기부채납 등 과거 논란이 있었던 만큼 서울시와의 협의 등이 이우러져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세훈 전 시장 역시 여의도를 통합, 재건축하고자 ‘한강 르네상스’를 추진해 왔으나 당시 서울시가 40%에 달하는 기부채납을 요구해 주민들 입장에서는 “과도한 기부채납으로 개인 재산권에 침해”라며 반발해 무산된 바 있다.
종상향이 확정되면 여의도는 은마, 압구정 재건축과 다른 차별성을 갖게 될 것이고 서울시가 발표할 기부채납 비율 등 구체적이 내용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서울시 내 신도시와 같은 대형개발 재개발을 이룰 수 있는 용지가 없기 때문에 한강변 입지뿐 아니라 기존 인프라까지 갖추어져 있는 여의도는 최적의 조건으로 선정된 배경이라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집값 안정화’는 꼭 이루어져야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이며 최우선 과제다. 규제의 최종판이라는 보유세 개편안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이 지속적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서울시가 계획 중인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수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7월 제9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상정 안건으로 처음 보고되었고 이후 부동산 폭등이 이루어지면서 해당 종합구상안은 현재 공포화 되진 않고 있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만큼 공론화되는 시기와 세부개발계획에 대해 서울시는 재상정을 통해 심사숙고하여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