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희망, 수직정원/자료=www.verticalgardenpatrickblanc]
실내, 실외 수직정원 식물의 종류
수직정원이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해도 수직의 벽에 붙어서도 생존이 가능한 식물인지 아닌지, 또 실내 구성 시 실내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식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려진 바에 다르면 일반적으로 실내 수직정원에 적합한 식물은 아마존 혹은 말레이시아, 태국과 같이 열대 우림 지역을 자생지로 두고 있는 잎이 큰 관엽식물이다. 그러나 외부 벽에 구성된 수직정원이라면 식물군이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는 온대기후 지역에서 외부 수직정원을 구성해야 한다면 월동이 가능한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하고, 흙이 없이 바위틈이나 자갈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식물로만 구성을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드라세나, 네프롤레피스, 에피프레넘, 스파티필럼, 코디에움, 호야 이외에도 실내 식물로 알려져 있는 식물의 대부분은 실내 수직정원의 식물로 적합하다. 그러나 식물을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 실내 공간이라 할지라도 빛의 밝기가 적어도 1000~1500럭스(lx)가 확보되어야 하고, 온도가 연중 22~25도 사이를 유지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물론 이런 조건이 충분해도 건물의 건조함이나 환기 등의 영향으로 식물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른 상황도 검토가 필요하다.
실외 수직정원에 적합한 식물은 실내 수직정원과는 전혀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 위에 언급된 실내 수직정원에 적합한 식물군은 열대 지방이 아닌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 기후에서는 재배가 불가능하다. 우선 겨울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식물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고,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하지 않아도 자연상태 강수량으로 식물 성장이 가능한지 등의 고려가 필요하다.
도시의 희망, 수직정원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도시화를 멈추거나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 환경 속에서 땅을 필요로 하는 정원이 들어설 자리는 거의 없게 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직정원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넓은 대지의 면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지가 아닌 건물의 외관을 표면에 조성되기 때문에 도시 환경에 매우 적합하며 친환경적이다.
앞서 살펴본 수직정원의 효과와 같이, 수직정원은 여름엔 뜨거운 햇빛을 반사시켜 실내 온도를 5도 가량 낮춰주고, 겨울엔 찬바람을 막아줘 난방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식물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 공기정화 효과까지 탁월하여 미세먼지가 심한 환경에서 큰 도움이 된다.
수직정원은 기술자만이 조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많은 기술적 검토와 물의 공급, 식물 식생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누구나 간단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도 많다. 단순히 화분을 벽에 걸어두는 것만으로 수직 정원의 연출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멕시코의 아지직이나 스페인의 코르도바와 같은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벽에 화분을 걸어 소규모 방식의 수직정원을 아름답게 연출하고 있고, 이로 인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에는 뿌리를 흙에 두지 않고 공기 속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섭취하는 이른바 ‘에어 플랜트(Air Plants)’가 유행하면서 흙과 물 없이도 수직정원 연출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도시의 생활 속에서 만나는 자연
주변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수직정원은 도시 속을 걷는 사람들에게 도심 속 자연을 경험하게 하며 자연감상의 기회를 준다. 사람들은 수직정원을 통해 삶의 여유를 찾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인간, 자연,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더군다나 수직정원은 지속가능하고 환경오염이 없다. 흔히 대부분의 식물이 그렇듯 봄, 여름, 가을, 겨울 시간이 지날 때 마다 색감과 형태가 변해 계절의 변화에 따라 색다른 감상의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친환경 조경 방식인 수직정원은 현대인들에게 다방면에서 유익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수직정원을 조성한 건물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다. 유익함이 많은 만큼 관리가 까다롭다는 점도 하나의 방해 요소다. 하지만 조금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
수직정원을 통해 도시는 더욱 쾌적한 공기로 가득차고 사람들은 심적으로 안정되며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간 뿐 아니라 도심 속 다채로운 생태계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