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합리적 종합계획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영원히 지속할 것이라 기대했던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의 극적인 변화와 함께 베를린 장벽의 붕괴, 초국가적 기업의 파산, 전 지구적인 전염병 확산 등의 사건과 사고를 지난 21세기에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후변화, 지진, 쓰나미와 같은 자연 재해로 인한 인류 문명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이유도 있다.
전문가 중심의 합리적 종합계획이 목표달성을 위한 효율성, 경제성과 같은 도구적 합리성에 근거한 하향식 계획의 성격과는 대조되는 택티컬 어바니즘은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에 비교적 더 가깝고 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은 상향식 계획을 성격을 갖는다.
택티컬 어바니즘 기반의 사업 추진 방식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작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발견된 문제점을 수정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재차 실험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더욱 발전된 형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따라서 공공의 합리적 종합계획에 의한 마스터플랜 대신 소규모의 임시적 조치를 통해 공간의 잠재성을 발견하고, 이후 지속가능한 방식의 도시재생의 실마리 제공이 가능하다.
경기침체, 인구의 변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현재 도시에서 행해지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사업의 재원조달 방식과 추진 방식을 보다 작은 규모의 점진적인 성격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규모의 임시적 도시 실험을 통하여 장기적 변화를 꾀하는 택티컬 어바니즘은 도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와 다양한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 전파되는 특징을 갖는다.
[택티컬 어바니즘 특징과 유형/자료=건축도시공간연구소]
택티컬 어바니즘의 특징으로는 △변화를 선동하는 의도적인 단계적인 접근법, △근린 계획 과제에 대한 지역적 아이디어를 제공, △단기적인 약속과 현실적인 기대, △낮은 위험성과 높은 보상의 가능성, △시민들 간의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공공·민간기관, 비영리기관, 구성원들 사이의 조직역량 구축 등이 있다.
그 중 택티컬 어바니즘의 주된 특징으로 일시적인 작은 도시실험을 통해 장기적 변화를 이끄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택티컬 어바니즘은 변화가 요구되는 공간에 작은 규모의 조치를 행하고, 이로 인해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이 변화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전술적 계획행위이다. 전술적 조치를 도입할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 적합한 도시정책을 수립하는 상향식 계획의 특징을 보인다.
또한 적은 비용으로 작은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기 때문에 계획으로 인한 실패의 부담이나 위험요인이 적지만, 그 효과는 상대적으로 매우 큰 점이 택티컬 어바니즘의 장점이다. 택티컬 어바니즘의 적용으로 공간의 변화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 사이의 상호 연결성을 강화하여 사회적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시민사회의 성숙에 기여한다.
택티컬 어바니즘 관련 프로젝트는 전술적인 측면에서 무허가 방식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서 공공기관의 허가 하에 진행된 프로젝트까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전술가 측면에서는 지역의 예술가, 시민조직에서부터 공공기관의 공무원이나 시장까지 다양한 층위를 아우르고 있다.
물론 한 도시에서 유휴 공간 또는 비어있는 공간을 일시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최근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도시의 축제기간에 임시적으로 노점거리가 만들어지고, 도로를 막아 보행자 전용으로 공간의 이용을 전용하고, 꽃으로 가로를 가꾸거나, 사람들이 쉽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사례들을 비유해 보면 새로운 방법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정부에서 해오던 작은 프로젝트를 적용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이에 기존 도시계획 체계 내에서 작동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국 등에서 작용하는 방식도 도시정부 내 하나의 부서에서 작은 예산을 마련하고, 공모를 통해 도시내에서 택티컬 어바니즘을 적용할 부분을 찾는다. 기존 도시계획체계에서 해결하지 못하거나 혹은 해결하기 위해서 장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을 택티컬 어바니즘에서는 쉽게, 그리고 실험적으로 해결한다.
(참고문헌)
- 택티컬 어바니즘 기반의 가로활성화 방안 연구, 건축도시공간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