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HOME > NEWS > 주간특집

택티컬 어바니즘, 새로운 도시패러다임①

택티컬 어바니즘의 등장 배경

정범선 기자   |   등록일 : 2018-03-01 09:00:56

좋아요버튼4 싫어요버튼></a></span><span class=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2008년을 기준으로 세계 인구 가운데 도시에 사는 사람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도시 집중화가 가속화 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다가오는 2030년의 도시화율은 6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세기는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인간의 이성과 도구적 합리성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의 전성기였다. 사람들은 개별도시가 직면한 주택, 환경과 위생, 기반시설 등의 도시문제를 공공계획 행위를 통하여 영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기점으로 발생한 전 세계적 경제 침체와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등의 사회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지역에 대한 계획과 개발 보다는 쇠퇴하고 있는 도시를 다시 활성화하려는 재생차원의 도시정책으로 방향이 전환됐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시작으로 새 정부 출범이후 뉴딜정책이라는 이름하에 도시재생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 어바니즘(New Urbanism)헌장과 르꼬르뷔지에/자료=urban114]

근대도시계획은 에베네저 하워드와 르 꼬르뷔지에 두 거장이 등장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생하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근대도시계획은 고층화와 표준화의 반복, 기능주의에 근거한 용도분리, 보차분리와 도로 확충, 도시 내 오픈스페이스의 확보로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근대도시계획의 주요 계획가였던 에베네저 하워드와 르 꼬르뷔지에는 근대도시이론으로 당시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실제 건물의 고층화로 인한 범죄 및 유지관리 비용의 증가, 지상으로부터의 소외감으로 인한 아동의 정신건강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기능주의에 근거한 용도분리로 인해서 일하는 장소, 거주하는 장소, 여가를 즐기는 장소가 분리되어 교통량이 증대되고, 인구가 도심지에서 더 나은 주거환경을 찾아 교외로 이주하는 도심 공동화 현상이 초래되는 등 근대도시이론에서 원하지 않았던 결과가 발생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한 반성적 개념으로 뉴 어바니즘(New Urbanism)이 등장했다. 뉴 어바니즘이란 도시의 사회문제가 무분별한 도시 확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개발에 대한 근본적 접근 방법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한 도시계획이론이다.

근대도시계획의 실패에 대한 대응이었던 뉴 어바니즘은 보행친화성, 상호 연결성, 복합용도 및 다양성, 지속가능성 등을 지향하며 도시계획과 설계에서의 인간 척도와 지역성 회복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도시 및 가로 공간의 개선 노력은 대규모의 예산 투입과 대형의 사업 대상지를 요구하였으며 환경개선의 조치가 시행된 이후 성과의 불확실성 등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택티컬어바니즘 프로세스/자료=urban114]

이처럼 택티컬 어바니즘(Tactical Urbanism)은 20세기 근대도시계획의 실패와 이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하는 뉴 어바니즘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실천적 도시계획·설계이론’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간단하게, 전술적(tactical), 게릴라(guerrilla)적으로 조금씩 빠르게 도시를 바꾸어 나가는 개념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게릴라 어바니즘(Guerilla Urbanism), 팝업 어바니즘(Pop-up Urbanism), 시행착오 어바니즘(Trial-and-error Urbanism)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계획이 이용자 주도로 실현된다는 점에서 디아이와이 어바니즘(DIY Urbanism)이나 자발적 어바니즘(Spontaneous Urbanism), 애드혹 어바니즘(Ad-hoc Urbanism)이라고도 불리며, 무허가 계획의 실행을 포함하고 있어 비공식적 도시계획(Informal Urbanism)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기존의 도시계획의 프로세스가 ‘하드정비 지향적’이었다면, 택티컬 어바니즘은 ‘가설공간 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거대한 자본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택티컬 어바니즘은 하루 또는 일주일 등 짧은 기간을 바탕으로 가설공간의 실증적 실험을 실시하는 것이다. 지역주민과 시민 간의 공공적 합의를 바탕으로 실증적 실험기간을 한 달, 1년으로 기간을 늘려나가기 때문에 초기비용은 매우 적게 들지만 실험적 검증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이라는 합의가 형성되면 점차적으로 상설 시설로 발전시킬 수 있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 확실성이 높은 사업에 많은 비용이 투입되게 된다.

즉, 현대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도시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고, 계획의 권한을 지역사회에 이양하며, 지역 주민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일시적이고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인 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택티컬 어바니즘은 현대 도시에 있어서 작지만 다양한 도시실험을 할 수 있는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 택티컬 어바니즘 기반의 가로활성화 방안 연구, 건축도시공간 연구소

좋아요버튼4 싫어요버튼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배너광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