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자율주행차가 5G로 대화하며 운전자 조작 없이 달리는 시대가 열렸다.
SK텔레콤은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5일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에서 2대의 5G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공단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지난해 12월 36만㎡(11만평) 규모의 K-City 전구간에 28GHz 초고주파대역 5G망을 구축하고, CCTV·신호등 등 교통 인프라와 자율주행차·관제센터를 5G로 연동했다.
이날 시연에는 SK텔레콤과 공단이 개발하고 있는 5G자율주행차 2대가 등장했다. 자율주행차가 운행하는 모습은 5G통신망으로 K-City 관제센터에 생중계됐다.
이 차량들은 △5G 차량통신 기술(V2X, Vehicle to Everything) △3D HD맵 △딥러닝 기반 주행 판단 기술을 활용했다. 신호등·관제센터와 교통 상황을 통신하고, K-City의 스쿨존·교차로·고속도로 상황 등으로 구성된 자율주행 트랙 약 2km 구간을 안전하게 달리는 데 성공했다.
차량에는 방송인 김진표씨, SK텔레콤과 서울대 연구원이 각각 탑승했다. 두 차량은 시연이 시작되자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나란히 운행을 시작했다.
복수의 5G자율주행차가 서로의 경로·안전을 살피며 협력 운행에 성공한 것은 전 세계 처음이다.
2대의 자율주행차는 스쿨존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속력을 줄였다. 어린이 모형이 갑자기 차도로 나타나 가로등에 설치된 CCTV가 5G를 통해 주변 자율주행차에 어린이 접근을 즉시 전파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는 급정거 후 어린이 모형이 사라지자 운행을 재개했는데 반응속도는 0.001초에 불과했다.
이어 두 차량은 관제센터로부터 긴급공사 구간 정보를 5G로 전달 받아 경로를 재설정하거나, 고속주행 구간에서 속력을 시속 60km 이상으로 나란히 높이기도 했다.
고속도로 출구 구간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하자, 앞 차는 5G망을 통해 사고 정보를 뒤따르는 차량과 관제센터에 신속히 전달했다. 뒤따르는 자율주행차는 사고 정보 수신 즉시 속력을 줄이고 주행 차선을 바꿔 사고 지점을 안전하게 통과했다. 무신호 교차로에서 마주친 두 차량은 5G로 상호간, 관제센터와 교신하며 통행 우선 순위를 스스로 정하기도 했다.
이번 시연에서 5G자율주행차는 5G통신망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의 위험까지 미리 인지하고, 사전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율주행차는 5G망으로 1초에 수백 번 이상 관제센터 및 다른 자율주행차와 통신하며 사고 위험을 최소화 했다.
SK텔레콤과 공단은 이번 시연에서 K-City 주행도로의 정확한 차선 정보와 주변 교통표지판·신호등 등의 정보를 cm단위로 정밀하게 표현한 HD맵도 공개했다.
자율주행차가 이동하는 동안 △주변 차량의 실시간 위치 △신호등 신호 및 교통 정보 △긴급공사·다중 추돌 사고 등 각종 주행 정보가 실시간으로 HD맵에 반영 됐다.
자율주행차는 HD맵이 제공하는 각종 정보를 기반으로 주행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카메라와 센서 성능이 저하되는 악천후·야간 등 특수 환경에서도 5G V2X와 3D HD맵이 자율주행차의 사고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5G통신 △HD맵 △인공지능 △양자암호 등 모두 자율주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의 강점이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날 시연에서는 서울대학교,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주행 판단 인공지능 기술도 소개됐다.
자율주행차는 5G로 수집되는 정보와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차선 변경·속력 조절ㅍ우회로 이용 등의 주행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SK텔레콤은 양자 기술 기반 보안 모듈을 자율주행 차량에 조만간 탑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앙자 보안 모듈은 차량-관제센터/IoT간 통신을 해킹하려는 외부 시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특히 시연에서는 5G자율주행 세단 외에도 5G자율주행 전기버스, 5G HD맵 제작차량 등 다양한 자율주행용 차량을 선보였다. SK텔레콤에 따르면 ‘5G자율주행 전기버스’는 100% 전기로 구동되는 친환경 11인승 버스다. 1회 배터리 충전으로 최장 150km, 최고 시속 60km로 주행하며 5G단말기, ‘셔틀버스 특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주변 사각지대 위험을 감지한다. 이 버스는 유지비용이 매부 저렴하고 유해 배출가스도 거의 없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SK텔레콤, 교통안전공단은 한국이 5G자율주행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K-City의 5G통신망, 관제센터, 기술 등을 다양한 기업, 연구기관에게 개방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K-City는 다양한 실제 시험환경에 5G 통신시설까지 구축된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라고 말했고,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자율주행은 다양한 기업, 기관이 손을 맞아야 하는 융합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망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V2X·3D HD맵 등 5G의 강점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