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복지 방안 필요
지난 2016년 출생아의 수는 40.6만 명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혼인건수 역시 1995년 43.5만 건을 기록했던 것에서 2016년 28.2만 건으로 급감했다. 신혼부부의 경우 1인 청년과 비교했을 때 자가 또는 전세 비율이 그보다는 높지만, 저소득 신혼가구는 월세 비율도 51.5%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신혼부부 맞춤형 주거복지/자료=국토교통부]
이에 정부는 급격히 줄어드는 혼인건수와 출생아수의 원인을 주거와 양육 부담으로 보고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으로 신혼부부 특화형 임대·분양주택과 저리 기금대출을 패키지로 마련했다.
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지원 확대
정부는 우선 신혼부부 지원 대상의 범위를 기존보다 확대했다. 현재는 혼인 5년 이내 임신을 포함해 자녀가 있는 경우에만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2018년부터는 아이가 없어도 혼인기간 7년까지 ‘신혼부부’로 인정받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향후 분양 계약 등에서 경쟁이 발생할 경우, 현재는 결혼 기간에 따라 순위를 차등화 했던 것을 이제는 소득과 자녀수, 해당지역 거주기간 등을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정부는 분양전환 공공임대 등에 있어서 신혼부부 우선공급 비율을 15%에서 30%로 확대하고, 행복주택도 12만5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행복주택도 기존 전용 36㎡ 위주였던 것을 자녀 출산 이후에도 거주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전용 44㎡로 확대해 공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단지 내 어린이집과 공동육아나눔터 등 육아 특화시설 설계도 적용해 보육 중심 공동시설의 확대를 통한 신혼부부의 육아 부담 경감 방안을 제시했다.
평균소득 70% 이하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국민임대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30% 우선 배정공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신혼부부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유아 중심 설계를 적용한 특화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신혼부부 전용 매입임대도 도입하는데, 매입임대 리츠와 전세임대 등으로 물량을 확보해 총 7만5000가구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매입임대의 경우 교통이 편리한 곳에 큰 평형대의 주택 매입을 늘려 2만 여 가구에 입주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매입임대 지원 단가는 기존 1억5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상향했다.
신혼부부 정착 돕는 신혼희망타운 7만호 공급
아울러 정부는 신혼부부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신혼희망타운을 건설해 7만 가구에 공급할 계획이다. 그 중 3만호는 기존 택지 중 서울 및 과천 등 입지가 양호한 지구 내 블록을 선정해 공급할 예정이다.
[수도권 신혼희망타운 대상단지 현황도/자료=국토교통부]
특히 수서역세권, 위례신도시, 서울양원, 과천지식 정보타운 등 사업 추진이 빠른 8곳에는 5359가구를 선도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지구 물량은 내년 중 사업승인을 완료하고 오는 2019년 착공, 2021년 최초 입주를 추진한다.
또한 성남 등 서울인근 그린벨트 지역 등에서 신규택지 개발을 통해 약 16만호 규모의 주택용지를 확보해 신혼희망타운으로 4만호를 공급 후 나머지는 공공임대주택 및 민간분양주택 공급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 인근 등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70% 수준으로 공급하고 신혼부부 수요, 공공주택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해 필요시 물량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신혼부부 자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주택금융지원도 대폭 늘어난다.
신혼부부의 자금여건을 고려해 수요자가 여건에 따라 분양형과 임대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자산이 적은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금융프로그램을 결합해 제공한다. 신혼희망타운에서 분양 받는 경우 주택가격의 30%만 초기 부담하면 분양가 2억~3억 원 내외의 저렴한 소형주택을 공유형 모기지와 연계하여 20~30년간 연1%대의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예상되는 원리금 상환 부담액은 월 50만~100만원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에 공유형 모기지를 쓰도록 한 것은 이 대출이 금리가 낮기 때문에 신혼부부의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편”이라며 “기금이 함께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저렴한 주택을 분양받은 수혜자의 이익 독식으로 인한 ‘로또’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혼희망타운 임대형의 경우 주택가격의 10~15%만 초기부담 할 경우 분할상환형 전세대출과의 연계를 통해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2018년 1월부터 바로 신혼부부가 이용 가능한 전용대출 상품이 나온다. 주택도시기금의 신혼부부 전용 구입 자금 대출은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 한정으로 기존의 우대금리에 더해 최대 0.35% 포인트 금리를 인하해준다. 종전 디딤돌 대출 때보다 포인트가 낮기 때문에 최저 연 1.7%, 전세자금은 종전 버팀목 대출에서 대출한도를 3000만 원 인상하고 금리는 0.4%포인트 낮춘 최저 연 1.2% 수준이다.
정부는 이 외에도 공공임대, 주거급여 등 각종 공적지원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신혼부부의 주거비 경감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보조, 전세대출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대응 위한 주거복지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혼인과 출산을 장려해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고자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며 “신혼부부 수혜대상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정된 공공주택 공급물량, 기금재원 등을 저소득 신혼부부에게 우선 집중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소득통계 조사, 공공주택 공급물량 추이, 기금 재원 등을 고려해 소득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 나간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