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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로 가는 길 ②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 쿠리치바

김서희 기자   |   등록일 : 2017-08-10 10: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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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쿠리치바 전경/자료=urban114] 

 

‘지구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로 평가받는 쿠리치바(Curitiba)는 브라질 남부의 파라나(Parana) 주의 주도(主都)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800㎞ 떨어진 대서양의 연안에 위치한다.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살고 있는 도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불리는 쿠리치바는 지난 2008년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기업윤리연구기관인 ‘에티스피어(Ethisphere Institute)’로부터 세계 10대 친환경 도시로 선정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생태도시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다. 쿠리치바는 16세기 중엽 포르투갈에서 온 이주민들이 모여 살면서 세운 도시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쿠리치바도 개발도상국의 여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1970년 61만 명에서 1996년에는 148만 명으로 급속한 인구 증가와 무질서한 개발로 환경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꾸리치바가 국제사회에서 ‘꿈의 도시’ 또는 ‘친환경 도시’로 인정받게 되는 데에는 1971년 브라질 최초로 관선시장으로 당선된 자이메 레르네르(Jaime Lerner)가 이끄는 시정부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 레르네르는 1971년부터 1992년까지 세 번이나 시장직을 연임하면서 도시계획과 환경 정비가 많은 업적을 남겼다. 건축가였던 레르네르 시장은 쿠리치바의 중심가에 보행자를 위한 보행자 도로인 ‘꽃길’ 지정, 교통 체계 정비와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통한 교통난 해소, ‘녹색교환’이라는 재활용 사업 등의 정책을 전개했다. 자동차 전용도로가 보행자 도로로 바뀌면서 시민들의 반대가 잇달았지만 차도가 바뀌던 주말, 보행자 도로를 차도로 돌리기 위해 차량 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시장은 새로 만든 보행자 도로에서 어린이 사생대회를 열었다. 이로써 보행자 도로를 지켜낼 수 있었으며, 지금도 쿠리치바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보행자 도로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쿠리치바의 어린이 사생대회/자료=urban114] 

 

쿠리치바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도입한 독창적인 교통 체계 덕분이다. 시에서는 급증하는 인구에 따라 도시가 무질서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심을 종횡으로 달리는 간선도로에 버스 전용차선을 마련해 버스 노선에 따라 도심부의 기능을 분산시켰다. 버스를 마치 ‘땅 위의 지하철’처럼 만든 것으로 외형적으로는 버스지만 지하철 수준의 빠른 배차 간격과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 버스 전용차선 설치로 쿠리치바는 교통혼잡 문제를 완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차량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어 매연가스 배출량도 대폭 감소시켰다. 원통형 정류장은 버스정류장과 같은 높이의 플랫폼을 만들어 장애인이나 유모차가 불편 없이 승하차할 수 있도록 시민편의를 고려했다.

 

또한 버스 노선과 맞닿는 지역의 건폐율을 높게 허용하고 노선과 떨어져 있는 정도에 따라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해 버스 노선에 따라 인구집중지역이 형성되도록 유도했다. 간선버스 노선에는 2~5㎞마다 환승터미널을 만들었다. 그리고 터미널 가까이에 시청과 전력회사, 수도국의 출장소와 병원 쇼핑센터 등을 만들어 도심까지 나가지 않아도 행정서비스를 받고 쇼핑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시책으로 쿠리치바는 지하철 건설비의 10~20%로 시속 30㎞의 속도를 내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자가용 교통량을 같은 규모의 다른 도시보다 3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급행버스, 지역버스, 직통버스 등을 색깔별로 구분하고 버스 간에 완벽한 환승 시스템을 마련했다. 서울시의 시내버스 체계도 쿠리치바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리치바의 버스정류장/자료=urban114]
 

쿠리치바는 ‘숲의 도시‘로 불리는데 이는 도시의 슬럼화 문제를 해결한 공원 조성 정책 덕분이다. 1960년대에 시작된 공업화와 함께 내륙의 농촌 사람들이 일을 찾아 쿠리치바나 상파울루 같은 대도시로 이주할 때 하천가나 빈 공공용지에 자리를 잡으면서 ‘파베라(Favela)’ 등으로 일컬어지는 슬럼가가 출현하게 됐다. 쿠리치바에서는 1970년대부터 슬럼가가 만들어질 것 같은 공공용지를 미리 공원으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했고, 강수량이 많은 도시였기 때문에 하천 주변의 홍수 방지용 범람원이 만들어질 것 같은 땅부터 차례로 공원화를 했다. 그러는 동안에 시내 인구가 늘어나고 시가지가 넓어지자 자연스럽게 공원 주변이 주택화가 되면서 공원이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1972년에 쿠리치바의 1인당 공원 면적은 0.6㎡에 불과했지만 그 후 20년 만에 약 80배로 늘어나면서 현재는 1인당 약 52㎡로 노르웨이 오슬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면적을 가진 녹색 도시가 되었다.

  

쓰레기 관련 정책도 쿠리치바를 희망의 도시로 만들어 놓았다. 쿠리치바는 쓰레기 수거방식이 독특하다.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지상에서 1m 정도 떨어진 거치대를 집 앞에 만들어 쓰레기를 올려놓게 되어 있는가 하면, 혁신적인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이라고 손꼽히는 ‘쓰레기 구매’와 ‘녹색교환’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녹색교환’은 저소득층이 살고 있는 교외를 중심으로 시의 트럭이 돌아다니며 15일마다 주민들이 모은 재활용 쓰레기를 채소나 달걀 등으로 바꿔주었다. 주민들에게 분리수거를 독려해 재활용품의 재활용률을 높이면서 계몽 활동을 겸한 사업이였으며, 분리수거된 물품을 분리하고 재생하는 공장에서는 알코올 중독자나 실업자, 장애인들을 고용해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해 1990년 유엔환경계획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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