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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입은 공공디자인, 도시의 삶을 바꾼다 ③

삭막한 공사장 가림막이 도시 갤러리로

전상배 기자   |   등록일 : 2017-07-20 13: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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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시민들의 도심 가로환경 개선에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다원화된 예술 디자인 방식이 도시의 공공장소에 적용되고 있다. 도시미관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했던 공사장 가로환경 개선에 대한 시민들의 건의가 빗발치면서 각 지자체들이 공사장 가림막에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공사장 가림막 디자인은 단순히 기능적 요구를 넘어 예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중이다. 공사장 가림막은 공사장의 어수선하고 흉물스러운 시각적 요소를 차폐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환경 개선의 측면에서 개성 있는 그래픽 요소 또는 설치물 도입으로 새로운 미관을 형성할 수 있으며, 공사장 가림막에 기업의 홍보와 건설 중인 건물의 정보제공 등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시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펜스(Art Fence)가 등장했는데, 아트펜스는 지나가는 행인이나 운전자에게 시각적인 즐거움과 도시의 미관 보존과 보행자에게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점을 제공함에 따라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건설 현장 가림막/자료=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2) 건설 현장 가림벽에 총 80개의 우산을 걸었다. 이는 현장 인근 주민들이 갑자기 비가 내릴 경우 빌려 쓸 수 있도록 비치해 놓은 것으로 지역주민들은 자유롭게 우산을 사용하고 향후 제자리에 다시 돌려주면 되는 방식이다. 이와 더불어, 일원동에 위치한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건설 현장은 총 80m의 가림벽을 따라 화단을 조성해 지역주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삼성물산에 따르면 현장 직원들이 직접 계절에 맞춰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고 벽화도 손수 그려 깨끗하고 밝은 거리를 조성했다. 또 강동구에 위치한 래미안 솔베뉴(명일 삼익) 건설 현장 가림벽은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그린 풍경화 등 총 60점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이는 소음이나 먼지 등을 막아주는 건설 현장의 안전시설로만 활용했던 가림벽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배려의 공간으로 탈바꿈해 주목을 끌었다. 

 

일산서구청사 건립 공사장에서 고양시 역사를 한 눈에

 

공사장 가림막이 고양시의 역사 사진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대변신을 시도했다. 고양시 일산서구청사 건립을 위해 설치한 공사장 가림막에는 고양의 근·현대의 생활상과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이곳은 시의 과거와 현재를 보고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흥미롭게 표현돼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이 일부러 찾아와서 보거나 기념사진을 찍고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화제가 됐다. 200여m에 걸쳐 설치된 펜스에 배치된 사진은 옛 고양군 시절 소에 쟁기를 채워 밭갈이 하는 장면과 초가집, 송포호미걸이 등 전통행사, 신도시 개발 당시 초소, 1990년 한강 범람, 호수공원과 회화나무 등 사진들을 연도별로 나열해 놓고 알기 쉽게 설명까지 곁들였다. 특히 시가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마이스산업, 한류월드, 통일한국실리콘밸리까지 함축해 표현하면서 시의 미래상을 제시해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려 한 노력도 엿보인다. 

 

[일산서구청사 건립 공사장 가림막/자료=고양시]

 

이 디자인을 고안한 주인공은 광고업체가 아닌 시청 공사과에서 일산서구청사 건립 공사를 맡아 감독하고 있는 최재원 주무관으로 알려졌다. 최 주무관은 “저도 초등학생 아들이 있지만 고양에서 나고 자라고 있음에도 고향에 대한 정주의식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내 고장 애향심 고취에 도움이 되고 외지에서 정착한 시민을 위해 신도시 개발 이전의 모습을 과거의 사진으로라도 알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청소년에게도 신선함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다”면서 “공공발주 공사 뿐만 아니라 다른 민간 아파트 건설 현장에도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삭막한 공사장 가림막이 도시 갤러리로

 

서초구의 공사장 주변 가림막이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변신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토니모리 양재사옥 공사장에서 타이포그래픽(그림문자), 그림 등 주민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예술작품이 그려진 가림막이 첫 선을 보였다. 구는 공사장 가림막을 표준화된 디자인이 아닌 주민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으로 조성하고자 지난 5월 ‘도시 속 상상: 공사장 가설울타리 상상디자인 전국 공모전’을 개최했다. 전국에서 총 77개 작품이 출품됐고, 외부 심사위원 5명의 1·2차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적용대상은 20m 이상 도로에 인접한 건축공사장 가설울타리로, 설치규격은 높이 3m 또는 6m다. 수상작들은 올 하반기부터 전 공사장에 적용돼 거리를 채운다. 

 

[공사장 가설울타리 상상디자인 전국 공모전 대상작/자료=서초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굿모닝(김진혜 作)’은 글자를 활용한 타이포그래픽으로 주민들에게 유쾌한 아침인사를 표현해 창의성, 활용성 등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밝은 색채로 주민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도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아울러 최우수상에는 도심 속 숲에 대한 이미지를 그린 ‘사이의 숲(최윤숙 作)’과 아이들의 시각에서 본 공사장을 표현한 ‘Draw your dreams(호은정 作)’ 등 총 2작품이 선정됐다. 향후 구는 공사장의 주변여건,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8점의 수상작 중 적합한 작품을 선정·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으로 삭막했던 공사장 가설울타리가 도심 속 화사한 갤러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사장 가림막은 단지 위험 요소를 막으려고 가려놓은 너덜너덜한 천이나 건설회사 또는 지자체를 홍보하는 문구가 박힌 철제 가림막에서 벗어나 공공디자인의 거대한 캔버스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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