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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고쳐서 다시 쓰는 도시재생 시대 연다 ③

싱가포르 HDB 업그레이딩 프로그램 사례

김현우 기자   |   등록일 : 2017-07-06 1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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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사업은 각 나라별 여건에 따라 관련 규정과 지원 형태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대체로 건축물의 효율성 증대를 목적으로 공사비에 대한 금융지원 방식이 많은 편이다. 특히, 사회약자로 분류되는 저소득층·고령자·장애인 등을 위한 리모델링을 지원해 주거복지 정책의 일종으로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준공 이후 18년 이상 경과된 공공주택의 성능 향상 중심으로 주택개발청(HDB, Housing and Development Board) 주도 하에 진행되며, 공동주택 규모에 따라 리모델링 공사비의 64~92%까지 국가에서 보조한다.

  

1960년 싱가포르의 주택개발청(HDB)이 설립될 당시 인구의 4분의 1가량이 빈민가에 거주하는 등 주택 상황이 매우 열악했다. 게다가 1965년 인구밀집지역의 대규모 화재로 인한 주택 부족으로 HDB에서는 대량의 주택을 건설하면서 1970년대 초부터는 주택 상황이 안정돼 갔다. 전 국민의 87%에 해당하는 약 80만 가구가 HDB가 제공하는 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처럼 양적인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주택건설 5주년계획에 의한 주택건설 목표량을 줄이고 주택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업그레이딩 프로그램(Upgrading Program)을 시행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지 내 노후화된 공동주택을 개선해나가고 있으며, 물리적 차원의 노후시설 개·보수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생활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업그레이딩 프로그램은 엘리베이터 업그레이딩 프로그램(LUP, Lift Upgrading Programme), 주택개선 프로그램(HIP, Home Improvement Programme), 공용공간리뉴얼(NRP, Neighbourhood Renewal), 주요 업그레이딩 프로그램(MUP, Main Upgrading Programme)으로 구성돼 있으며, 거주자의 요구와 건축물의 노후도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주요 업그레이딩 프로그램(MUP)는 HDB에서 공급하고 있는 주택의 자산관리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1990년 도입됐다. 현 거주자들이 변화하는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이주 없이 현 지역사회 내에서 이웃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방식이다. 

 

[주요 업그레이딩 프로그램(MUP) 대상 단지/자료=주택개발청(www.hdb.gov.sg)]

 

MUP는 기본 패키지(Standard Package)와 공간추가 동반 기본 패키지(Standard Package with Space-Adding Item)로 구성된다. 기본 패키지는 단지 개선, 주동 개선, 주호 개선, 정부지원 개선을 포함한다. 단지 개선은 차양막이 있는 연결통로 추가 신설, 주차장입구 및 주동 현관 재건, 통로와 외부계단 재건 등이 있고 주동 개선은 엘리베이터 개선, 우편함 디자인 교체, 주동 및 파사드 도색 등을 포함한다. 주호 개선에는 화장실과 욕실 방수 처리, 안전바 설치, 세면대 교체, 창문과 창살 교체 등이 있고 이동성 증진을 위한 경사로 설치, 펌프실과 스위치실의 재배치 또는 재건, 전력량 증가 등은 전액 정부의 지원으로 이행된다. 공간추가 동반 기본 패키지(SAI)는 거주자가 원하는 용도로 다용도실, 주방, 화장실 등을 확장하는 것으로 유형은 대상지와 건물의 구조적 문제, 기존 블록과 아파트의 평면에 따라 결정된다. MUP는 지구(precinct) 내 주호를 소유하고 있는 싱가포르 시민권자의 75% 이상이 찬성해야 기본 패키지를 시행할 수 있다. SAI와 LUP는 지구 내 싱가포르 시민이며 주택 소유주의 75% 이상이 찬성할 경우 시행된다.

  

정부는 공공주택 거주 싱가포르 시민권자에 한해 업그레이딩 총액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개선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비용 지원은 현 주택의 업그레이딩 경험 여부에 따라 상이한데, MUP를 최초로 시행하는 가구의 경우 정부는 정부 지불 부분의 전액을 지원하고 이전에 MUP 금액 지원을 받은 가구의 경우 지원 금액은 감소한다. 주택 구매 후 MUP를 처음으로 시행하는 가구의 경우 주택 규모와 패키지 종류에 따라 지원 금액이 달라진다. 지원 금액 비율은 주택 규모가 증가할수록 낮아지며, 공간추가 동반 기본 패키지(Standard Package with Space-Adding Item) 이행 시 기본 패키지(Standard Package)보다 지원 비율이 낮다. 기본 패키지를 적용할 경우 정부는 총 비용의 89%를 지원하며, 공간추가 동반 기본 패키지 적용 시 71%의 비용을 지원한다(4-room 기준).

 

공사는 주민들이 거주하면서 시행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지 내 안내 센터를 설치해 수시로 주민 의견을 접수받고 있으며, 그 외 휴게실과 비상용 배관시설 등을 갖춰 공사 진행에 따른 사전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각 주동마다 청소부를 배치해 공사 후 모든 부자재와 주변 정리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공사 인부에게는 단체복·명찰을 착용시키고 공사 진행에 따라 변화되는 상황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해야 한다. 또한 공사 진행 시 소음과 먼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공법을 선택하고 작업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한다. 내부 공사 시에는 공사 부위를 다른 실내와 차단할 수 있는 스크린 벽을 활용해 공사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MUP가 도입된 이래로 128개의 공공주택 단지, 약 13만 1,000가구를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약 33억 달러의 예산이 소요됐다. MUP 도입 당시 6개의 공공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행되었고, 공공주택이 건설된 이후 평균 20년 후에 업그레이딩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그레이딩 프로그램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적극적인 거주자들의 참여와 정부의 제도적 장치 아래 철저한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계획적 리더쉽에 의한 주거환경 개선 주도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작성으로 시행되며, 정부의 공사비 보조로 리모델링이 시행된다. 따라서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돼 있어 더욱 혁신적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노후화된 공동주택의 재고량 축적과 도심지 주택 부족, 고품격 주거환경에 대한 거주자들의 기대 증대 등의 복합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여러 문제들의 가장 적절한 해결 방안은 리모델링이라 할 수 있으며, 싱가포르는 건물의 성능 향상에 초점을 두고 리모델링 하고 있어 국내 상황에 어울리는 벤치마킹 사례다. 따라서 싱가포르 업그레이딩 프로그램과 같은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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