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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아파트, 주거 해법인가 재앙인가 ①

국내 초고층 건축의 개발배경과 현황

정범선 기자   |   등록일 : 2017-06-28 00: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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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고층 아파트 현황/자료=urban114]


도심 곳곳에 건설된 초고층 건물은 부와 명예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건물은 국내 주거문화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지역사회의 단절과 배타적 이질성을 부추긴다는 부정적 평가로 견해가 갈리기도 한다. ‘초고층’의 높이 기준은 사회적 상황과 기술 수준의 변화에 따라 꾸준히 높아져 왔으며, 좁은 땅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한 최선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초고층 아파트는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현상에 힘입어 여전히 최고의 주거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초고층 아파트의 수요 증가와 개발 붐으로 인해 도시경관과 토지이용, 주택시장 등에 있어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2002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초고층 바람은 이제 서울을 벗어나 부산과 인천, 경기도, 충남도, 경북도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초고층 아파트 열풍엔 이른바 ‘랜드마크형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건설업계의 전략도 한몫했다. 초고층 아파트 건설은 사업 규모나 건물 층수 등이 기록적이기 때문에 기업의 실질 성장과 인지도 향상, 대외적 기술력 과시, 신용도 향상 등 엄청난 유·무형의 수익을 거머쥘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했다는 72층 ‘해운대 아이파크’와 국내 최고층을 자랑하는 80층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가 들어선 마린시티는 부산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마린시티에 산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어떤 표현이나 구매행위보다 계급의 상징성이 잘 드러나는 일이다. 


초고층 아파트의 특징은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하다는 점, 랜드마크여서 부동산 가치가 높다는 점, 전망이 빼어나다는 점이다. 또한 이러한 호화로움을 바탕으로 끼리끼리 모여 산다는 점 역시 초고층 아파트가 가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정부의 잇따른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타워팰리스 등의 매매가격은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재산이 많은 최고 부유층이 살다 보니 경제적인 이유로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고 이들은 ‘이너 써클(inner circle)’을 형성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얼마 이하로는 팔지 말자고 담합을 하기도 한다. 워낙 자금력이 있다 보니 매매 시점 또한 정권 말기에 세무 정책이 바뀌기를 기다렸다가 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때 당연히 낮은 가격에는 절대 팔지 않는다.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층수별 건축물 현황/자료=국토부]


초고층 건축물은 건축법상 층수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미터 이상인 건축물을 말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6년 전국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요진 와이시티(6개 동), 서울 용산 래미안 첼리투스(1개 동), 인천 송도 롯데캐슬 캠퍼스타운(1개 동) 등 50층 이상 건물 8개 동이 준공돼 초고층 건축물이 처음으로 100개 동을 넘어선 102개 동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과 미국, 일본, 아랍에미리트 등에 이어 세계 5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최고층 아파트는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101동으로 80층(높이 301m)에 이른다.


특히, 부산 해운대 일대에는 하늘을 찌를 듯 경이로운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전국 초고층 건축물 현황에서 높이를 기준으로 할 때 부산에서만 무려 4개 동이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 두산위브더제니스를 비롯해 2위 역시 같은 아파트 102동으로 75층이다. 3위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옆에 들어서 있는 ‘해운대 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로 72층이다. 4위 역시 두산위브더제니스 103동으로 70층이다. 서울에서는 양천구 목동의 ‘하이페리온’과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G동이 69층으로 각각 5위, 6위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3일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가 문을 열었다. 제2롯데월드는 지상 층수 123층, 높이 555m로 국내 최고층이자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됐다. 뒤를 잇는 국내 초고층 빌딩은 2011년 완공된 인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68층)다.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101동보다 12개 층이 낮지만 전체 높이는 305m로 4m 더 높다. 그러나 2020년이 되면 서울 강남구 옛 한전부지에 지상 105층, 높이 569m의 현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완공돼 순위가 바뀌게 된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는 높이 448m의 초고층 복합건물인 청라시티타워도 들어선다. 이외에도 부산 롯데타운(107층),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101층) 등이 건설 중에 있어 앞으로 순위는 초고층 건물의 높이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계속해서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최근 국내의 각 도시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초고층 건물의 건설에 역점을 두고 있다. 초고층 건물은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도시의 랜드마크로서 상징성을 가지며, 전반적으로 도시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지역 집중에 대한 불균형 문제가 점차 완화되는 도시의 추세를 감안할 때 과연 100년 후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머지않아 초고층 개발로 인한 도시경관의 훼손, 스카이라인의 변화, 정주환경의 악화뿐 아니라 위압감 조성으로 인한 지역사회 단절 등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초고층 아파트, 과연 미래를 위한 진정한 대안인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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