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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환경피해 대책은?

강남구 “지역경제에 도움” vs 조계종 “환경에 영향”

강현선 기자   |   등록일 : 2017-06-26 09: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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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GBC 건립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자료=강남구]

 

서울 봉은사 인근 현대자동차 신사옥(GBC) 개발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봉은사역 부근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사업도 추진되면서 강남구와 조계종이 서로 다른 시각차를 드러냈다. 현재 영동대로 일대는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되면서 옛 한전부지에는 569m 높이의 GBC 개발계획이, 2호선 삼성역에서 9호선 봉은사역에 이르는 지하 950m 구간에는 초대형 규모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계획이 추진 중이다.

 

지난달 서울시는 봉은사의 옛 땅인 한전부지에 조성되는 GBC 건립에 대한 첫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신사옥 개발지역 인근 일조권과 조망권, 미세먼지, 지하수 유출에 대한 해결 방안이 미흡했다는 이유에서다. GBC에 이어 이번에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강남구 측은 영동대로 개발사업이 지역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조계종은 이 사업이 봉은사를 비롯한 삼성동 일대의 환경에 심각하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은 삼성역사거리에서 코엑스사거리 구간에 광역복합환승센터와 문화·상업시설 등을 갖춘 공공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오는 2023년까지이며, 사업비는 약 1조 2,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길이 950m, 폭 70m, 깊이 51m, 지하 6층으로, 연면적은 15만 391㎡다. 층별로 지하 1층에는 시민 편의공간, 지하 2층은 도심공항터미널과 버스환승센터, 지하 3층은 주차장, 지하 4~6층에는 통합역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공청회에는 지역주민과 이해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사업의 시행으로 예상되는 주민 생활환경과 환경오염 피해를 비롯해 자연생태계, 대기질, 온실가스, 수질, 토양, 소음 진동 등 환경에 미칠 주요 영향과 이에 대한 저감 방안이 담겨 있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대규모 지하 개발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수와 지반조사 등에 대한 세부 조사가 미흡하게 이뤄지는 등 전면적인 재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장기간 공사 중 발생되는 비산먼지·소음·진동·지하수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기를 바란다”면서 “삼성~동탄 GTX와 현대차그룹 GBC 건립 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해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조기 착공으로 5만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현재 주요 현안인 탄천주차장 폐쇄에 따른 대체 주차장 확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함과 동시에 SETEC부지 일대 현대화 개발도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향후 영동대로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조감도/자료=국토부]

 

반면 조계종 환경위원회 부위원장 부산대 이병인 교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현황조사와 영향범위, 평가항목 등이 누락돼 있으며 제대로 된 저감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면 재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영동대로 평가서는 원래의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한 대안만을 제시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최적 대안은 무시하고 제외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현황조사와 사전 검증 후 실질적 대안 제시가 필요하고, 복합개발로 인한 지반침하 등 땅 꺼짐(씽크홀) 현상, 지하수 지질조사, 지하 실내오염, 지진 등 재난안전대책에 대한 사전 검증 및 철저한 사후관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봉은사의 사찰환경,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증과 사전 사후 문화영향평가가 수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봉은사와 선정릉이 역사문화경관을 형성함’이라고 하는 구절의 설명만 있을 뿐 166m 인접한 봉은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동대로와 GBC의 통합 환경영향평가 공동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교수는 “GBC와 영동대로 개발사업이 동일 지역에서 동일 시기에 진행되므로 가중피해를 사전 검증하기 위한 GBC와 영동대로 사업의 통합영향평가를 적용하고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도 지하 51m까지 땅을 파는 대규모 굴착으로 인한 지하수위 변화로 주변 싱크홀 현상에 대해 우려했다. 박 교수는 “영동대로 지하개발 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결과 지하 굴착으로 인한 지하수 흐름이나 지하수 사용계획 등에 관한 조사가 부실하거나 잘못돼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가 진행되면서 싱크홀이 많이 발생해 주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줬다”며 “주민들도 납득할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서를 만들어 제대로 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학 서울시 동남권조성반 과장은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환경영향평가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조계종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대책위원회도 이번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로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며, 별도의 문화재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로 인한 악영향이 있을 경우 사전에 그 영향을 저감시키기 위한 대책을 충분히 제대로 확인하고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다. 특히 문화재는 한 번 훼손되고 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사찰 주변에 개발사업을 승인하거나 공사에 돌입할 때는 문화재나 수행환경 훼손 여부 등을 고려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에 따른 환경 영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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