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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 개장 D-30, 도심 활력소 될까 ④

서울로 7017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

전상배 기자   |   등록일 : 2017-04-20 14: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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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공중 보행로인 서울로 7017이 다음 달 20일 개장한다. 1970년 준공된 서울역 고가도로가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수명이 다한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재활용함으로써 서울형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1년 6개월여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서울로 7017은 단순히 보행길을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울역 일대를 변화시키는 종합발전계획이다. 서울로 7017 개장이 임박함에 따라 일대에서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반면, 일부 주민들은 기대감보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울로 7017 공사 일정/자료=서울시]

 

서울로 7017 프로젝트 초기에는 고가의 안전성 문제나 상권 침체 등을 걱정하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방문한 박원순 시장이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발표한 직후 본격적인 갈등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남대문시장 상인과 지역 봉제산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서울역 고가 공원화의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서울역 일대 교통난 유발과 남대문시장 상권 저하, 주변환경 악화를 이유로 공원화를 반대해 왔다.

 

서울시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대체도로 확보, 우회도로 흐름 개선, 봉제산업 활성화, 지역 통합재생 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시에서는 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두 차례 안전점검 당시 D등급을 받았던 서울역 고가도로의 교량 전체를 보수·보강하고 낡은 콘크리트 바닥판을 모두 새로운 바닥판으로 교체하는 등 사람이 다녀도 전혀 문제가 없도록 안전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간담회나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남대문시장 상인회와 상생협력 방안도 마련했다.

 

정식 개장 앞두고 서울시-지역주민 ‘동상이몽’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을 강하게 반발했던 봉제산업 종사자와 염천교 수제화거리 상인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서울로 7017을 따라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반응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서울역 고가가 폐쇄되면서 교통량이 늘어 교통 혼잡뿐만 아니라 소음과 미세먼지, 주차난 등 피해도 지속되고 있다. 또 보행권 확대를 위해 설치한 서울로 7017이 향후 집회나 시위의 장소로 이용될 소지가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 혹서·혹한기의 이용객 감소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서울역 일대 노숙자들과 서울로 7017을 이용하는 시민들 간의 마찰 가능성도 골칫거리다.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서울역 뒤편 만리동은 소위 뜨는 동네로 부상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서울시가 도시재생을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으로 삼으면서 철거 중심의 도시개발이 아닌 원주민 주거안정에 역점을 두었지만 이 일대의 원주민들은 계속해서 바깥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2004년부터 재개발 논의가 시작된 서계동 일대 구릉지 주민들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시재생이란 이름 위에 재개발이 얹혀가는 꼴이 됐다고 토로한다.  

 

최창식 중구청장도 서울로 7017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 행정2부시장 출신인 최 구청장은 “서울시 재직시절 광진교, 잠수교 보행도로 사업을 맡아 수행한 바 있어 보행도로 신설에 관심이 많다”며 “서울로 7017의 경우 교통난 발생에 비해 보행도로가 갖는 실익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름과 겨울철에는 이용객이 현저히 줄어드는 등 이용도 측면에서도 우려가 된다”며 “지속적으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관심이 이내 사그라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로 7017 프로젝트 공사 현장/자료=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

 

반면, 전문가들은 단절된 도심을 연결하는 서울로 7017을 높게 평가하며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반정화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의 도시들을 보면 중앙역을 가지고 있는데, 중앙역이 그 도시로 들어오는 입구이자 그 도시를 향해서 나가는 관광의 앵커 역할을 한다”면서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들어와서 바라보는 서울시의 첫 인상이 공중 보행로라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동차길이 사람길로 개방되고 시민들이 걸어서 도시를 산책하도록 만드는 것은 도시 변화의 흐름에 부합한다. 서울역 고가는 서울역 광장과 더불어 근현대사의 기록이라는 상징적 장소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철거 대신 재활용을 선택함으로써 서울역 고가는 시민의 삶과 역사의 보전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또 주변 건물 연결통로 등 선형이 바뀌고 공원뿐만 아니라 카페, 공연장, 전망대 등이 설치됨에 따라 서울역 일대가 도심부 관광명소로서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주변의 서소문공원, 손기정공원, 남대문, 한양도성, 남산 등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한 보행자 유입을 통해 관광거점 활성화와 마을단위 주거환경 개선 등 자생적 재생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 2월 21일 서울시에서 열린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100 Resilient Cities·100RC)’ 선정 기념식에 참석한 마이클 버코위츠(Michael Berkowitz) 100RC 회장은 서울로 7017을 공동체 복원과 도심 활성화를 이루는 좋은 사례로 꼽았다. 하지만 서울로 7017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서울역 고가가 ‘걷는 도시,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서울로 7017의 개장은 프로젝트의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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