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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변신, 입체도로 시대가 열린다 ②

국외 입체복합도로 성공 사례

박희락 기자   |   등록일 : 2017-03-07 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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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래형 도시 건설을 위해 도로의 상공과 지하공간 개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해외 선진국들의 성공 사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는 롯본기 힐즈, 아사히신문사 빌딩, 게이트타워 빌딩, 오사카 시티에어터미널 빌딩, 오사카 임항타운 등 많은 곳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대표적인 입체복합도로 사례인 일본의 오사카 게이트타워 빌딩과  프랑스의 라 데팡스를 소개하려 한다. 

   

건물 중앙을 도로가 관통하는 게이트타워 빌딩

 

게이트타워 빌딩은 일본 오사카 후쿠시마구에 위치해 있으며, 게이트타워 빌딩(Gate Tower Building)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벌집’ 혹은 ‘떠들썩한 장소’를 뜻하는 ‘비하이브(beehive)’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일본 오사카의 명물인 게이트타워는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건물로 유명하다. 16층 높이인 이 오피스 빌딩의 5~7층에 구분지상권이 설정돼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다. 게이트타워 빌딩을 가로지르는 이 도로의 이름은 한신고속도로 11호 이케다선이다. 이 때문에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면 4층과 8층에 서지 않고 통과한다. 고속도로가 건물과 완전히 떨어져 있고 관통하는 부분에 방음벽이 설치돼 건물 안에서 소음이나 진동은 느낄 수 없다.

 

[게이트타워 위치 및 빌딩 구조도/자료=국토부]

 

토지 소유권자는 사옥이 낡아 1983년 개축하려고 했으나 해당 부지가 도시계획에 따라 고속도로로 지정돼 있어 건축 인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당시 한신고속도로공단과 5년여간 협상을 거쳤고 건물 가운데 부분에 도로를 관통하는 식으로 합의했다. 이 도로의 사업주체는 한신고속도로공단이고, 도로의 구조는 공중관통분리구조이다. 도로의 기능은 인근도로와 접속할 수 있도록 통과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게이트타워 빌딩 구조도를 보면 알 수 있듯 도로의 건물 내 관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방음벽을 비롯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게이트타워는 지난 1989년 일본 정부가 입체도로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입체도로제도는 도로의 지상과 지하공간을 활용해 복합개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는 차량 증가로 도로 수요가 늘면서도 도심 집중현상이 심화돼 건축물도 더 높게 지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서로 상충되는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과 도로를 동시에 지을 수 있도록 입체도로제도를 신설하게 됐으며, 기존 도로법과 도시계획법, 도시재개발법, 건축기준법을 개정함으로써 일정한 조건 아래 도로의 상·하부 공간에 건물의 건축을 가능하게 했다.

 

보행자들의 천국, 라 데팡스(La Defense)


프랑스 파리의 라 데팡스(La Defense)는 도로와 철도 등 모든 교통 기능을 지하로 내려 소음과 공해가 적은 것이 특징으로 해외 도시계획 모범 사례로도 많이 활용된다. 라 데팡스는 파리 북서쪽에서 6㎞ 가량 떨어진 곳으로 업무·상업지구와 주거·공원지구로 나눠 개발됐다. 다심형 도시구조 형성을 위한 부도심 건설과 이에 따른 광역 접근성 확보를 위해 입체도로를 건설하게 됐으며, 1965년 파리권 정비 기본계획 중 수도권의 도시기능 갱신을 위한 부도심의 정비가 목적이다.

 

[라 데팡스의 위치 및 횡단면도/자료=국토부]

 

라 데팡스는 거대한 복층 도시구조로 지하철, 고속교외철도(RER), 고속도로 등 간선 교통시설 외에 버스 정류장을 포함한 버스전용 지하도, 상업시설을 지하에 설치하는 한편, 지상부에는 보도와 광장을 두어 보도와 차도를 완전히 분리했다. 당초 1964년 나온 마스터플랜에선 30층 높이의 업무용 빌딩을 중심으로 한 인공도시로 계획됐으나 1970년 마스터플랜을 바꾸면서 건축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했다.

 

이 건축물은 업무, 상업, 주거, 교통, 문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라 데팡스는 고도 30m 이상의 빌딩 건축이 금지된 파리 중심부가 담당하기 버거운 비즈니스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높은 빌딩숲은 모두 유명기업들의 이름으로 채워져 있다. 횡단면도에서 볼 수 있듯이 지하철과 고속교외철도, 고속도로가 라 데팡스 지역의 지면 위 공간을 점유하지 않고 지하통행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2007년 준공 후 최근까지 10여년 간 인구가 11%가량 늘어나고 일자리도 1만 개 이상 생겨났다. 연간 관광객은 800만 명, 벌어들이는 수입은 7억 유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도 ‘도로공간의 입체적 활용을 통한 도시건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도로법을 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개혁을 통해 도시·건축 분야의 창의성이 증진되고 도시경쟁력도 점차 강화돼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참신하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나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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