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지역색 사례/자료=urban114]
도시 정체성을 위한 이미지 요소 중 환경색채는 그 도시의 문화적·사회적·경제적 배경을 암시하고 나아가 도시의 지역성,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방안으로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도시 환경색채 정립은 각 도시의 기능과 특성에 부합되는 도시 이미지 연출을 위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기본계획 수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케빈 린치(Kevin Lynch)는 환경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고, 생동감이 있고, 주의력을 끌어들이고, 다른 위치들과 구별하게 하는 것을 아이덴티티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아이덴티티의 개념 하에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내 이를 목적에 맞게 계획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캐빈 린치는 환경에 대한 심적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양, 색, 배치 등이라고 말하였다. 이렇듯 그 지역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부분적인 요소들의 연속적 집합체인 건축물이며 제각기 다른 건축의 형태를 통합적 이미지로 구축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색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색채는 특정한 이미지 형성에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색채는 단순히 시각적 감각 경험만이 아닌 인지과정에서의 심리적·상징적 과정을 거쳐 강력한 이미지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서울만의 정체성을 세우고 이를 확립하기 위해 서울색과 권역별 색채 가이드라인을 정립하였다. 또한 디자인서울거리 사업은 디자인서울의 4대 기본전략에 맞추어 기본 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색은 도시 이미지의 측면에서 색채를 담고 있고 불규칙하고 혼돈스러운 색의 난립을 정돈하는 규제적인 의미로 적용되고 있으며, 서울색에 대한 의식도 낮은 편이다. 도시 이미지를 구축함에 있어 환경색채는 시각적 정보를 전달하고 전체적인 인상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성공적인 도시 이미지의 형성을 위해서는 각각의 색채가 갖는 상징적인 기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그 도시가 추구하는 전체적인 이미지 설정에 따라 그에 적합한 색채계획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과 과정의 축적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를 바탕으로 역사성 있는 서울시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해 서울색을 점진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지방에 고유한 전통과 내생적인 발전 에너지에 의해 지역성이 창조된다는 점에서 각 지역 스스로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시행하는 지역 중심의 활성화를 기대해야 한다. 각 지역들은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색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데, 이는 지역 속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관습에 맞게 생활환경이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존중해 현상을 유지하고 필요하다면 국가가 나서서 특정한 지역성이 변형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서울시의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이나 경관과 같이 일반인들에 의해 쉽게 인지되기 어려운 넓은 범주보다도 공공시설물 및 편의시설물 중심의 작은 단위에서부터 서울색을 적용해야 한다. 향후 버스정류장, 표지판, 휴식공간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시설물을 중심으로 주변의 가로환경과 경관까지 통일성 있고 조화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게끔 서울색을 활용한 환경색채 관리를 철저히 할 경우 서울시만의 특색 있는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색채가이드라인이 다양한 범위에 적용될 수 있도록 경관별 가이드라인 이외에도 다양한 공공시설물 및 편의시설에 대한 내용을 더 세부적으로 구체화시키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제도를 도입, 마련함으로써 색채 관련 법규와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를 제정하고 심의하는 심의위원회의 구성에 색채전문가를 포함시켜 환경색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환경색채 관련 심의 제도를 좀 더 엄격한 방식으로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심의위원회에는 일반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이론 및 행정적 부분과 실제 현장 사이의 갭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홍보를 함으로써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은 대체로 의도적으로 조작되거나 투표로 정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여러 역사 도시들의 상징색들은 한 도시를 상징할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필연처럼 공유되는 가치로 인해 수용한 것이라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이 모두 건조물이거나 그와 관련된 장소성을 통해 콘텐츠가 내포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며, 대내외적으로 인정되는 상징물로서 적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객관적인 가치를 획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색채의 경우 그 규모로 인해 시각적 효과성이나 영향력이 더욱 크기 때문에 심미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장소의 정체성과 환경의 질적 측면에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