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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간의 비움과 채움의 연결·융합: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②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주요 설계전략

장은지 기자   |   등록일 : 2017-01-19 1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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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워두기(Emptiness) 

쇼우부르흐플레인은 로테르담 중앙역 남동쪽으로 약 500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슈우부르흐플레인은 네덜란드어로 극장을 뜻하는 ‘Schouwburg’와 광장을 뜻하는 ‘Plein’이 합쳐진 것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별다른 기능을 가지지 못하는 도시광장이었지만 1991년 현상설계를 통해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의 WEST8의 계획안이 만들어지고 지난 1996년 완공되었다. 이 광장의 개념은 비워두기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과도한 프로그램으로 공간을 채우기보다는 이용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쇼우부르흐플레인의 평면도와 광장 경관/자료=urban114]

 

2. 자연 복원(Ecological Restoration) 

공업단지와 군부대, 쓰레기 매립지 등 오염된 곳은 주거 및 상업 등 문화시설들이 입지를 기피하던 곳이었다. 이곳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문제에 대해서 혁신적인 기술, 자연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시간 개념을 도입한 프로세스 디자인을 도입했다. 브라운 필드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준 토론토 다운스뷰(Downsview) 공원, 독일 뒤스부르크 노드(Nord) 공원, 시애틀 개스워크(Gas Work) 공원 등에서 생태복원을 담고 있는 프로젝트를 볼 수 있다.

 

[1966년과 2000년 Gas Work 비교/자료=urban114]

 

3. 무 프로그램의 프로그램화(Non Programmed Use)

렘쿨하스(Rem Koolhaas)는 미래의 공원 설계전략으로 불확정의 프로그램이 고정된 건축물과 결합된 방법을 제시했다. 트리시티(Tree City)에서는 완결된 형태 위주의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기보다는 전략 구축에 초점을 두었다. 실제로 구체적인 공원의 형태나 시설물의 외관은 전혀 디자인되지 않았지만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원이 전략을 전달하는 형태적 매체가 되고 있다. 이 전략은 공원의 안과 밖 경계를 흐릿하게 함으로써 공원을 도시로 확장시키는 동시에 공원으로 밀려들어오는 도시의 힘들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전략과 결합된다.

 

[트리시티 다운스뷰 설계안/자료=urban114]

   

4. 무제한적 흐름(Unlimited Flows)

도시는 작동하는 유기체와 같아 모든 물질의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생태적으로 건강성을 가질 수 있다. 제임스 코너(James Corner)는 프레쉬킬스(Fresh Kills)프로젝트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에서 일어나는 자생적인 변화에 대처하면서 항상 순환하고 연속되는 흐름을 담는 생태적 전략으로 접근하였다. 그는 순회와 관통의 상호 결합을 통해 열린 디자인을 시도한 것으로서 이는 시간의 흐름과 그에 따른 공간의 자생적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생태적 전략인 것이다. 그리고 MVRDV는 이동성, 순간성, 일시성으로 규정되는 현대도시를 ‘가벼운 어바니즘(Light Urbanism)’이라는 개념적 골격에 놓고 다양한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 밀도와 관계, 흐름에 주목하면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이념을 구체적인 언어를 통해 예증해주고 있다.

 

[뉴욕의 프레쉬킬스 공원 마스터플랜/자료=Large Park, Julia Czerniak & George Hargreaves, 2007]

 

5. 두껍게 하기(Thickening the Surface)
두껍게 하기는 토지이용에 따라 동일한 기능을 부여하는 전통적인 계획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경향에 대응하는 것이다. MVRDV는 ‘하노버엑스포2000 네덜란드관’에서 ‘적층’의 개념을 보여준다. 레이어별로 다른 프로그램을 부여하여 쌓여있는 형상으로 디자인했다. 그리고 판(Surface)의 경사를 이용해 흐름(Flow)이 생길 수 있도록 했다. 제임스 코너(James Corner)도 다양한 독립된 층들이 서로 중첩(Superimposition)을 통하여 다질적(Heterogeneous)이고 두꺼운 표면(Thick Surface)을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스케일의 도시나 조경의 디자인에 활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6. 지표면 접기(Folding the Surface)
접기(Folding)은 1990년대 이후의 건축 중에서 대지의 중심과 주변, 건물의 내부와 외부, 층의 구분, 형상(Figure)과 배경(Ground)과 같은 구분이 없어지면서 건물의 내부와 외부의 구분 없이 하나의 연속적인 면 위에 통합된 공간을 형성하였다. 연속된 면과 면 사이에 공간을 형성하는 접기(Folding)는 해체주의 건축처럼 파편되거나 대립적이지 않으며, 연속적인 표면 위에 이질적이고 다양한 차이를 반영하면서도 부드럽게 통합하는 시스템(Continuous flexible system)을 의미한다. 

 

[요코하마 국제터미널, FOA/자료=urban114]

 

FOA는 평면적인 표면에 국부적인 변형을 주어 파동면을 형성하게 했다. 연속된 표면이 때로는 변형이 심해져 오그라들게 하고, 구멍을 내거나 레벨이 다른 레이어들을 갈라지게 하여 공간을 형성했다. 평면적(planar), 파동면(ripple), 오그라진(pinched), 구멍 내기(perforated), 공간으로 갈라짐(bifurcated) 등의 다섯 가지 표현방법을 통해서 생물학적인 잠재성이 종의 분화를 일으켜 하나의 생명체가 되듯 하나의 표면에 대한 개념이 분화되어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리고 건물이 되는 과정은 잠재성의 차이, 분기되어 현실화되어가는 과정을 반영한 것이다.

 

7. 도시와의 소통(Understanding the Urban Space)
앤드류 잭슨 다우닝(Andrew Jackson Downing)과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ad)는 정원의 개념을 ‘사회에 즐거움과 해택을 주는 근원인 자연과의 만남이며, 도시를 개선하는 필수적 수단’으로 인식했다. 도시인 입장에서 그들의 생활과 주변환경을 좀 더 시정하려는 욕구는 공원과 오픈스페이스에 대한 견해를 바꾸었으며, 지역 사회단체들이 그들의 공원과 레크리에이션 지역의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도시 한가운데의 장방형의 도시공원이 있다. 공원이 도시에 접하는 길이를 최대로 넓혀 공원이 주는 혜택을 최대한 확보하고,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와 같이 도시공원은 사회적으로 접촉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건강성과 이웃과의 유대관계에 대한 지표로 간주할 수 있다. 영-던다스(Yonge-Dundas) 광장은 소규모 이벤트를 위한 퍼포먼스 시설과 분수, 특수조명이 설치되었다. 이를 통해 도시경관에 활력을 도모하고, 도심 내 중심교통시설의 기능 수행, 다양한 전문분야의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도시의 원활한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8. 과정, 변화 및 진화(Rapid Changes & Evolution)

자연생태계에 있어 환경의 변형은 다른 종들에게도 역시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시간에 따라 새로운 천이는 전체적으로 상황이 변모될 수도 있다. 어느 한 종이 파생하는 영향력은 다른 종과 함께 변화와 진화 원인이 된다. 전통적인 계획방법에서 보여졌던 인간에 의한 환경변화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순환 체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자연의 힘을 이용한 변화와 진화는 개념과 영향력을 가지는 도시경관 설계를 위한 기본원리로 응용했다. 미국 뉴욕 프레쉬킬스(Fresh Kills) 프로젝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에서 일어나는 자생적인 변화와 진화를 대처하면서 항상 순환하고 연속되는 흐름을 담는 생태적 전략을 수립했다.

  

9. 새로운 재료(New Materials)

도시 오픈스페이스와 광장, 공원 등을 조성할 때에 사용됐던 재료들은 물, 돌, 나무 등의 자연물에 의존해 조성되어 왔다. 최근 WEST8은 쇼우부르흐 광장에서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에폭시 수지, 금속, 조명시설 등을 활용해 광장 표면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여 다양한 경험과 이벤트가 가능한 광장을 선보였다. 새로운 재료의 활용은 예측하기 힘든 이용자들의 활동과 수요 및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경관 연출과 재료를 통해 광장 속에 담으려고 한 것이다.

 

[로테르담의 쇼우부르흐플레인/자료=urban114]

 

10. 경관의 다양성(Diversity of Landscape)
생태건축가 심 판 데어 린(Sim Van der Ryn)이 주장한 다양성은 도시를 구축할 시스템에 다양한 행위 목록을 제공함으로써 창조성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다양한 주거 유형, 혼합 용도, 많은 사회계층과 생활주기 단계들을 위해 근린주구 다양성의 기반이 필요하다. 다른 관점과 지식을 지닌 사람들이 교류를 위해 회합하는 사회적 전이대(ecotone)를 만드는 것은 다양성의 또 다른 형태다. 그 배경들은 분리되어 있고, 사전에 용도들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분류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인 문제 해결과 습관화가 발전하며 번성한다.

 

앞으로의 도시는 다양하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과 전략적 사고로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을 위해 선택적이고 차별적이며 지적(知的)이어야 한다. 그리고 생태적이고 문화적인 다양성은 도시 만들기의 본질로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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