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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산업, 개발부터 임대·관리까지 종합서비스 시대 열린다 ③

종합부동산 관련 해외 사례: 일본 미쓰이부동산

정범선 기자   |   등록일 : 2017-01-05 17: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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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택시장 변화 추이/자료=대한주택건설협회]

일본 주택시장은 1990년대 초 버블붕괴 이후 지금까지 주택가격은 매우 안정적인 추이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90년대 후반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신규주택 수요가 감소하면서 본격적인 성숙화 단계로 진입했다. 성숙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특히 주택시장에서 3가지 특징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먼저, 주택에 대한 소유의식이 약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임차 수요가 증가하게 됐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다 보니 굳이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임차로 거주하려는 성향이 높아졌다. 집을 소유하는 경우 세금이나 수리 등 여러 가지 비용이 발생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싶은데 처분이 되지 않아 이전을 못하게 되는 등의 부담이 생긴다. 오히려 임차로 거주하면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편리한 주택에 거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존 중고주택과 신규주택과의 가격 차이가 확대됐다. 재건축에 따른 개발 이익이 가능할 경우에는 중고주택 가격과 신규주택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성숙화 시장에서는 재건축으로 인한 개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택거래 침체로 주거 이동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주거 소비의 비효율성이 커지게 된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지 않는 넓은 주택에서 불편한 주거생활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2000년을 전후로 이러한 제반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들이 나타나게 된다. 먼저 질 좋은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우량임대주택공급촉진을위한특별법’과 ‘정기차지차가법’을 만들어 민간임대주택산업 참여를 유도하고, 수요자에게는 임대료 보조 지원 등을 확대하였다. 중고주택 슬럼화 문제와 관련하여 ‘도시재생특별법’, ‘맨션관리적정화법’이 만들어졌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특별법’, ‘기업형민간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공동주택관리법’ 등은 일본에서 추진된 정책과 매우 유사한 정책들이다.

주택산업에서도 2000년대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시장문제와 관련하여 사업방식이나 사업영역도 바뀌게 된 것이다. 건설이 핵심역량인 종합건설회사(제네콘)들은 대부분 주택산업 분야에서 철수하고, 종합부동산회사와 하우스메이커(주택전문건설회사)들을 중심으로 임대, 관리, 중개 등 주거 서비스 분야의 사업영역이 크게 확대되었다. 주택산업의 영역이 주택건설과 판매 중심에서 다양한 주거 서비스 활동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주택산업에서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미쓰이부동산, 세키수이하우스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임대, 관리, 중개 등과 같은 사업의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순환개발형 임대주택 사업방식(미쓰이부동산 사례)/자료=대한주택건설협회]

일본 종합부동산 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큰 미쓰이부동산은 개발과 건설은 물론 임대관리·중개·레지던스 서비스 등 부동산 관련 전 영역이 전문화돼 있는 회사다. 미쓰이부동산의 경우, 건물을 지어서 판매하는 분양사업보다 건물을 보유하면서 임대하는 사업의 비중이 더 높다. 건물의 관리를 통한 매출 비중도 상당히 높다. 하우스메이커 1위 기업인 세키수이하우스도 주거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핵심사업인 단독주택 건축 사업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관리·중개 부문의 매출 비중은 맨션분양사업이나 임대주택산업보다 더 크다. 결국 주택 또는 부동산사업은 지어서 판매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이후의 모든 영역에서 종합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주거 가치를 높이고, 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여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소비자가 맨션을 구입하는데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는 “어떤 관리회사가 관리하고 있는가?”이다. 맨션 거주 시 발생하는 수선충당금 등과 같은 관리비용도 우리보다 10배 이상이다. 관리가 잘 안 되는 맨션은 그만큼 자산가치가 쉽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리비용을 지불하는데 인색한 우리와는 아주 다르다. 종합부동산회사 등의 맨션 분양 마케팅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이 맨션은 우리 회사가 직접 관리를 책임집니다!”이다. 판매 이후에도 우리가 잘 관리해서 여러분의 자산가치를 유지해 주겠다는 것이다.

미쓰이부동산과 같은 기업은 자사 브랜드의 주택(임대·맨션·단독 등)에 거주하는 입주자에게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쓰이부동산이 운영하는 원룸에 살다가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 미쓰이부동산 브랜드의 맨션이나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고, 은퇴 후 고령자가 되면 미쓰이부동산이 운영하는 시니어주택으로 옮긴다. 사람의 생애주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하여 적정한 주거를 연결해주고, 다양한 유료·무료의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사 브랜드 주택의 멤버가 되면 평생 높은 질의 주거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종합서비스화를 통해 핵심인 분양과 임대사업이 잘 될 뿐 아니라 새로운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부동산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핵심으로 고려하고 있는 게 종합부동산회사 도입과 리츠 등 부동산금융업 발전이다. 서비스산업의 하나인 부동산산업 부문의 효율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면 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사례는 결국 시장의 니즈에 따라 주택산업의 역할과 위상도 변화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택이란 건축물을 얼마나 잘 짓는가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지어진 주택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가 더욱 중요해진다. 시장의 니즈에 부응해서 분양판매 이후에도 임대, 관리, 주거생활 관련 지원, 유통, 리모델링 등의 활동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의 주거와 삶의 질을 높여주게 되며, 나아가서는 주택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주택산업도 건설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주거 서비스 관점의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탈바꿈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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