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대교 전경/자료=urban114]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겪으며 고도 성장을 이루었으나 환경오염과 인구밀집, 지역 간의 불균형 등의 문제가 두드러졌으며, 특히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해 지역의 정체성을 잃고 훼손되었다. 산업화에 따른 철거 및 정비와 지역의 지형적 변화에 비해 도시구조물은 대부분 준공된 기존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구조물의 노후화와 지역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화의 문제점 중 하나로 인식돼 왔다.
특히 도시구조물 중 교량은 지역에 대한 통합적인 안목과 지형적 변화를 고려해 조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량의 형태와 부피가 주는 위압감과 고채도·고명도의 색채로 주변 경관을 저해하는 등 지역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데 경관은 중요한 요소이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경관의 색채계획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경관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으며 더불어 경관색채의 인식 변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교량의 형태적 변화는 시간과 비용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으나 교량의 경관색채 적용은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경관이 조화로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량과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교량의 색채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교량과 경관이 조화롭고 교량의 형태 및 크기가 주는 위압감과 이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경관색채 계획이 필요하다.
교량은 고도 경제성장기로 도시화가 진행되며 만들어지기 시작해 신설이나 복구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국내 기반시설 중 도로, 철도, 교량, 터널 등 조성 현황을 살펴보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도로의 연장은 34.7% 증가했으며 철도의 노선은 지속적 증가율을 보이다 2012년도에 감소한 경향이 있으나 노선의 연장은 38.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교량은 19.1%, 터널은 39.6%로 꾸준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교량은 도시공간을 구성하는 건축, 조경 등에 비해 구조물에 기대하는 수명이 아주 길다. 그래서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도시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지속성이 강한 구조물이다. 또한 생활의 편의성을 주고 일반 건축물보다 수명이 길며 규모와 형태가 주는 상징성 등 장점이 있는 반면, 유지·관리가 어렵고 부피가 큰 규모는 위압감과 이질감을 주며 시대와 경관의 흐름에 맞는 형태나 색채의 반영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교량의 경관디자인은 구조물의 기능과 미학적 요소인 형태, 재료, 색채에 대한 환경적 균형 즉,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량의 경관적 역할은 관찰의 시점에 따라 바라보는 대상으로 존재하는 경우와 교량 위의 공간이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가 되는 경우가 있다.
교량의 색채 적용 방법은 교량의 색채와 주변환경 색채와의 관계성 속에서 주변환경 색채에 융화된 교량 색채, 주변환경과 무난하게 조화로운 교량 색채, 주변환경 색채에 비해 강조된 교량 색채로 구분할 수 있다. 교량의 경관색채는 그 교량이 어떠한 경관적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가를 먼저 인식하고, 환경과의 조화를 바탕으로 색의 속성 간의 차이를 조절하고 질서를 만들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이런 전제하에 도시재생 과정에서 교량은 새로 구축되거나 보존 혹은 복원을 통해 지속성·소통성·연결성을 구현하게 된다.
근래 들어 교량은 다양한 경관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중요하므로, 교량을 조성할 때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경관을 향상시켜야 한다. 주변경관과의 색채 관계성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고명도·고채도의 색채로 교량이 강조되도록 적용돼 왔으며 그로 인하여 획일화된 경관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교량의 색채는 수시로 변화하는 경관 변화에 맞추어 주기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도시의 정체성과 지역성이 나타나도록 색채계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