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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공간, 지역문화 활성화의 둥지가 되다 ③

헬싱키 케이블팩토리 창작공간화 사례

장은지 기자   |   등록일 : 2016-11-23 16: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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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팩토리 전경/자료=카아펠리(www.kaapelitehdas.fi/)]

 

핀란드는 1812년에 헬싱키로 수도가 옮겨진 후 헬싱키는 핀란드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동시에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는 도시로 성장하였다. 대부분의 출판, 미디어, 건축, 디자인, 패션산업이 위치해 있으며 핀란드 전문 예술가의 절반 정도가 헬싱키에 거주하고 있다. 2000년 헬싱키 탄생 450주년과 유럽의 문화도시(Eurole's Cultural Calital)로 선정된 것은 헬싱키의 문화예술 분야가 보다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이후 꾸준히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

 

헬싱키 매스로 노선의 첫 역인 루오호라흐띠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는 핀란드 케이블회사가 건축한 케이블팩토리(Cable factory)가 있었다. 1939년부터 1850년대 말까지 3단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핀란드에서 가장 큰 면적을 지닌 건물이었다. 이 공장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러시아에 많은 보상금을 지급해야 했던 핀란드의 채무를 전선으로 납품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동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핀란드의 전선 산업과 경기 발전에 부흥을 가져다주었다.

 

1960년 전선공장은 콘센서, 알루미늄 프로파일,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신규사업을 펼쳤고 1976년에 산림산업을 운영하고 있던 노키아(Nokia)와 합병하게 된다. 이후 1980년대까지 헬싱키의 수입원으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나 1980년 후반 노키아는 사업의 쇠퇴와 헬싱키의 주거단지 개발계획에 의해 공장시설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된다. 노키아는 빈 공간을 임대하기 시작했고 많은 예술가들과 소규모 관련 산업들이 저렴하고, 조용한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1987년 헬싱키와 노키아는 노키아 카아펠리(Kaapeli)를 헬싱키 소유권으로 이전하는데 동의하고 공장을 분리하여 학교, 호텔, 박물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제안서를 만들었다. 이에 대응하여 카아펠리의 입주자들은 프로 카아펠리(Pro-Kaapeli)라는 협회를 결성하였고 1991년에는 이를 위한 부동산 합작회사까지 설립하였다. 입주자들은 자신들이 가꾸어 놓은 터전을 지키고, 빌딩을 보전하는 동시에 보다 효과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들의 노력은 언론을 통하여 큰 이슈가 되었고 헬싱키시는 오랜 고심 끝에 건물과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보전하기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현재 카아펠리는 전선공장에서 예술문화를 만들어 내는 발전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케이블팩토리의 주요 고객은 예술가, 비영리 예술협회, 예술단체들이며 주요 수입원은 위와 같은 단체들의 임대 수입료로서 한 해의 재정 규모는 350만 유로이다. 결국 케이블팩토리는 헬싱키의 예술가와 예술단체들의 활동 거점이 되었으며 향유자의 입장에서도 문화·예술활동을 접할 수 있는 시설이 되었다. 현재는 핀란드에서 가장 큰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매일 900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연간 20만 명의 사람이 방문하는 문화예술시설로 거듭나게 되었다.

 

[케이블팩토리 내부 시설/자료=카아펠리(www.kaapelitehdas.fi/)]


케이블팩토리 내의 활동과 시설은 매우 다양하다. 3곳의 박물관과 13곳의 갤러리, 댄스공연장, 운동시설, 예술학교, 아틀리에, 리허설 스튜디오, 라디오 방송국, 카페테리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예술이나 교육기관 등 다양한 분야로 공간을 임대하고 있다. 250명 남짓 되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리허설 스튜디오, 방송국, 신문과 잡지를 위한 편집 사무실, 광고와 미디어 에이전시, 영화제작회사, 문화·예술활동 커뮤니티, 문화산업 벤처회사들 그리고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의 공간 활용률은 99%에 달한다. 또한 이곳을 사용하는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매달 공연과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문화적 공간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블팩토리는 시의 도시개발계획이 예술가들이 제출한 ‘임대창작공간계획’으로 전환되면서 현재 국제적 위상을 가진 창작공간으로 성장한 사례이다. 현재 케이블팩토리를 운영함에 있어 시의 개입은 임대료를 관리하는 부동산회사를 설립하는 것과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 청소 용역업체 선정, 자원봉사자 구성 정도로 축소되어 있다. 돈이 없는 예술가들도 저렴한 요금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돈이 있는 단체는 내부를 현대적으로 리뉴얼 한 공간을 비싼 요금을 내고 점유할 수 있다. 또한 단기적인 임대도 포함해서 비즈니스 단체는 시장가격으로 장소를 제공하고, 예술가나 예술단체가 빌릴 경우에는 시장가격의 반값으로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적 사정에 관계없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으며, 공간 내에 다양한 문화 및 예술의 장르가 공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전체 공간의 유지·보수·관리는 개별 공간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100% 활용하여 사용함으로써 공간을 위한 시의 별도 예산은 지출하고 있지 않는 등 시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 이처럼 케이블팩토리는 지역 재개발 사업을 저렴한 임대 창작공간으로 전용한 주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시의 예산도 절약하고 헬싱키를 국제적인 예술의 도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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