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개별 프리마켓의 공간적 특징/자료=urban114]
프리마켓은 그 개별적 특징이 계속적으로 여러 요인들에 의해 변화하여 유동적이다. 특히, 대부분 특정 장소에 고정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닌 야외의 공간을 일시적으로 활용하는 임시적인 속성을 갖기 때문에 개별 장터들의 특성 변화가 많다. 열리는 장소, 요일, 주기, 운영 방식 등이 조정되기도 하고, 아예 운영주체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운영주체가 바뀌는 경우는 관에서 주최할 경우 해마다 새로운 위탁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있어 공모 방식을 취하는 것이 요인이 되기도 한다.
1) 기존 용도의 축소 및 변경
프리마켓은 공원, 광장, 건물의 오픈스페이스, 가로 등에서 일정 시간 동안 조성된다. 공간의 기존 용도와 그에 따른 성격이 프리마켓에 의해 일부 축소되거나 변화한다. 장터의 규모에 따라 대상 공간을 일부 점유하는 경우도 있고, 공간 전체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홍대 앞 놀이터(홍익 어린이공원)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은 약 1,700㎡ 정도 되는 규모의 놀이터를 매주 토요일 가득 채운다. 프리마켓이 열리는 동안에는 기존의 놀이터 기능이 아닌 장터가 주요 기능이 되고, 놀이터의 또 다른 속성이 만들어진다. 이곳은 원래 어린이공원으로 행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지만 홍대 앞이 상업화되어 문화공간이 희소하게 되면서 그러한 공간에 대한 욕구를 느낀 정주민과 보행자 등 홍대 앞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사용 가치에 의한 점유로 그 활용도를 변화시킨 전형적인 예이다.
2) 일시적 활용을 통한 공간의 잠재성 발굴
프리마켓을 통해 일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공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유휴지뿐만 아니라 공원이나 광장의 일부를 활용할 수도 있고, 건물의 평소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오픈스페이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사람들의 통행로인 가로, 특히 계단까지도 대상지가 된다. 이처럼 프리마켓으로 인해 유연하게 장소가 변화하는 시스템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프리마켓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적용시켜 볼 수 있는 공간적 활용 방안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이러한 공간들은 서울시나 자치구, 공간을 소유한 기업과의 협력으로 무상으로 이루어지지만 건물의 주차장과 같이 개인이 소유한 경우에는 소정의 비용을 납부하기도 한다.
3)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프리마켓이 지역 커뮤니티와 관계 맺기의 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이태원 계단장, 달시장, 늘장, 헬로우문래 등이 이와 같은 사례다. 특히, 이태원 계단장의 경우 계단장이 열리는 이슬람 사원 근처에 작업실을 둔 아티스트들과 주민들이 모여 만든 프리마켓이다. 공식적으로는 매주 화요일에 마을 정기회의가 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할 정도로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다. 마을 정기회의에서는 계단장 등 지역에서 기획하는 일이나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실무적인 논의를 한다. 이와 같은 공식·비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네트워크가 더 견고하게 확장되어가고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다.
[공공시장과 커뮤니티의 새로운 패러다임/자료=Project for Public Spaces]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공공공간 조성 및 유지를 돕는 비영리기관인 미국의 Project for Public Spaces는 프리마켓이 장터 자체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그들의 커뮤니티 안에서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프리마켓과 커뮤니티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떠오르는 핵심은 장터가 필요로 하는 요구와 다른 목적들을 그물망처럼 엮고 주위의 커뮤니티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괄적인 목표와 커뮤니티의 요구를 다루고, 더 나은 장소와 공동체를 만들며, 시장의 기능이 더 잘 되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
프리마켓은 오픈스페이스에서 열려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공공간으로서 그들 각각의 커뮤니티 안에서 의미 있는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기능하는 것과 지역경제와 사회적 삶으로 통합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프리마켓 프로젝트들이 지역의 가치를 반영하고 커뮤니티들에 유익한 이러한 목표들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도시가 매력을 가지려면 사회 구조를 다시 발견하고, 활기를 다시 회복시키고, 사람들 사이의 단절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