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리마구 위치/자료=네리마구 홈페이지(http://www.city.nerima.tokyo.jp/)]
도쿄도의 도시계획체계는 도쿄도와 자치구가 각각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도쿄도는 ‘도시계획구역 마스터플랜’을 통해 도쿄도의 공간구조와 토지이용에 대한 틀과 방향을 제시하고, 자치구는 주민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자치구 도시계획 마스터플랜(자치구계획)’을 수립한다. 자치구계획은 법정계획이며, 1992년 도시계획법 개정에 따라 의무화되었다. 2015년 기준 도쿄도 23개 자치구 중 21개 구가 자치구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자치구계획은 자치구가 구의 여건에 따라 도시계획·사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를 주민들과 공유하여 도시계획 결정 및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자치구계획은 자치구가 수립하고 구의회가 승인하여 결정한다. 각 자치구는 조례를 통해 자치구계획의 성격·수립절차·주민참여 방식 등을 정하며, 도쿄도는 주민참여 절차를 거쳐 수립한 자치구계획을 존중하는 입장이다.
네리마구 자치구계획의 성격과 역할, 수립방식 등은 ‘네리마구 마치즈쿠리 조례’에 규정돼 있다. 자치구계획(도시계획 마스터플랜)은 구의 기본구상을 토대로 도시계획 분야에 대한 기본방침을 제시하고, ‘마을만들기 지침’, ‘도시재생계획’ 등에 대한 지침을 제시한다. 네리마구는 ‘인구감소 및 고령화’, ‘재해에 대응한 구민 안전’에 대비하기 위해 자치구 기본구상을 새롭게 수립했고, 이를 토대로 2001년에 수립된 기존 자치구계획을 정비하고 있다.
[네리마구 지역생활권 구분도/자료=練馬区, 2015, 練馬区都市計画マスタープラン変更原案]
2015년 새롭게 재정비된 네리마구 자치구계획은 총 7장으로 구성됐으며, 크게 자치구에 대한 전체 구상과 지역별 지침, 실현방안으로 나뉜다. 전체 구상에서는 자치구의 현황을 토대로 과제와 미래상, 분야별 지침을 제시한다. 인구구조·토지이용 변화·도시기반 정비상황을 살펴보고, ‘밀집주택시가지 개선 및 도시형 수해대책 마련’, ‘도시계획도로 정비 촉진’, ‘철도역 주변지역의 정비’ 등 네리마구의 5개 중점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네리마구의 지역생활권계획은 네리마구를 7개 지역(생활권)으로 구분하고, 지역의 과제와 미래상, 토지이용방침과 부문별·사업별 마을만들기 지침을 제시했으며, 실현방안은 추진계획과 모니터링 등의 계획을 담고 있다. 먼저 지역 현황을 토대로 과제를 설정하고 인구·토지이용, 생활거점·주택·교통·녹지 등의 지역 현황과 자원, 추진 중인 사업 등 지역의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한다. 지역의 미래상은 추상적인 슬로건보다는 지역의 주요과제를 요약하는 방식으로 제시한다.
다음으로 지역의 주요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지이용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역세권, 상업지역, 연도환경지구, 밀집시가지, 주·상·공 공존지구, 도시형 유도지구, 중저층 주택지구 등 지역 내 용도지역별로 간략한 관리방향을 담고 있다. ‘마을 만들기 지침’은 자치구 전체 구상과 마찬가지로 ‘안전·안심, 활기, 녹지, 환경, 공동체’의 5개 부문을 다루고 있다. 다음으로 ‘지구 만들기 추진’에서는 현재 추진 중이거나 예정 중인 도시계획·정비사업·마을 만들기 등의 취지와 내용, 진행상황과 향후 추진방향을 제시한다.
시사점
네리마구의 자치구계획을 살펴보면 지역생활권계획은 자치구계획의 일부로 구성, 자치구가 주도적으로 수립한다. 현행 서울시 지역생활권계획은 서울시가 주도하여 수립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지역특성과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있는 자치구가 주도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100여 개가 넘는 지역생활권계획을 개별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자치구 범위 내에서 해당 지역생활권과 인접한 지역생활권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생활권계획 중 실질적인 활용성이 높은 ‘마을 만들기 지침’은 지역주민들이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계획내용을 단순화하여 제시하고 있다. 서울의 지역생활권계획은 처음 수립되기 때문에 수립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네리마구 사례 등을 참고하여 서울시 지역생활권계획의 성격과 역할은 무엇이고 어떤 내용과 수준의 계획내용을 제시해야 하는지, 수립된 계획을 누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등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에 대한 서울시·자치구·전문가·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네리마구는 자치구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구 단위로 60명 내외의 ‘주민참여단’을 모집하고, 다양한 계층의 주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전원 자발적인 참여자들로 구성하였다. 향후 서울의 생활권계획 수립과정에서도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네리마구처럼 직장인과 젊은층의 참여를 배려해야 하며, 계획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여 주민의견을 피드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지역생활권계획 수립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주민자문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