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일상화된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초소형 모바일 기기를 통해 공간을 초월한 정보의 공유와 확산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제자리에서 간단한 정보 검색만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과 도시,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매체를 통해서 제한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정보들을 인터넷 정보매체를 비롯한 개인정보 수단(소셜네트워크)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인지할 수 있게 되었으며, 단순히 정보의 소비자만이 아닌 정보의 생산자이자 유통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쌍방향 활동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또한 스마트시티(Smart City),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응용을 통해 도시공간과 시민활동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사람, 건물, 도로, 전자제품, 차량 등 모든 것들이 유·무선통신매체인 인터넷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첨단 정보통신 및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으며, 이는 주거와 도시라는 공간의 변화 및 그 속에서 개인의 삶과 활동에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먼저, 개인의 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스마트기기에 내장된 GPS와 각종 센서 및 Wi-Fi 기술 등으로 인해 개인의 움직임과 일상, 그리고 정보화된 생각들이 그물망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무한히 연계, 확장될 수 있다. 또한 가정 내의 많은 가전제품 등이 IoT 기술을 통해 지능화되고 있어 제품을 이용하고 제어하는 데 있어서 장소적 제약을 극복하고 있다. 집 밖으로 나서면서는 건물 입구의 CCTV를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영상감시기기들에 노출되어 개인의 움직임이 더 이상 개인만의 것이 아닌 시대가 되고 있다. 직장에서의 업무수행이나 개인 비지니스활동에 있어서도 ICT 기술을 빼놓고는 논의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거의 모든 활동들이 ICT 기술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즉, 개인은 이미 많은 사물들, 많은 사람들, 많은 공간과 시설, 다양한 활동들과 ICT/IoT 기술을 통해 촘촘히 엮어져 있는 초연결사회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연결 체계는 더욱 다양하고 신속하며 긴밀하게 변화되어 갈 것이다.
[정보기술의 활용과 도시계획/자료=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도시공간과 도시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ICT/IoT 기술은 개인뿐만 아니라 주택, 단지, 도시의 계획과 개발·관리를 위해 활용되고 있으며, 대상과 수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ICT 기술을 활용한 도시문제 해결과 첨단도시개발에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ICT 기술을 이용해 도시의 과밀, 과대화와 도시 정체 및 쇠퇴 등 도시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도시경쟁력 강화와 시민의 삶을 제고하려는 도시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 또는 도시 차원에서 유비쿼터스도시(U-city), 스마트시티(Smart City), 지혜성시(智慧成市), 인텔리전트시티(Intelligent City) 등 다양한 명칭으로 도시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비록 이름은 다르지만 대부분 네트워크 사회를 기반으로 지능형 기반시설의 활용과 공공시설의 연계, 커뮤니티 확장 등을 추구하며,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연계와 교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간과 거리에 대한 기존의 개념이 달라지고 건축계획, 토지이용계획, 교통계획, 공공시설의 계획 등 각종 도시계획의 영역도 변화될 것이다. 또한 도시의 안전과 방재,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 범죄예방, 교통 체계 및 시설의 효율적 운영·관리 등 ICT/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첨단도시관리기법이 확산되어 시민생활, 도시행정, 경제활동 등 전 분야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비록 초연결사회의 진입 단계이긴 하지만 이미 우리는 일부 기술적 성과를 체험하거나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되면 머지않아 초연결사회 그 자체가 자연스러운 삶의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초연결사회로 발전해가면서 고민해야 할 문제들도 병존하고 있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영향으로 모든 형태의 상호연결성이 증가하고 견고해지면서 사회는 점점 상호의존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빅데이터(Big data)와 첨단 ICT 기술이 결합하면서 정보의 과잉, 정보의 편중과 격차, 정보 독점과 접근 배제, 프라이버시 보호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가 주는 편리함과 더불어 두려움도 있다. 부정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한 빅브라더(Big brother)가 실제 사회에서 실현될 최소한의 물리적 기반을 갖춘 셈이다. 따라서 초연결사회가 도시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여갈 수 있도록 향후 예상되는 문제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보의 독점과 오용을 감시,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기술적 관점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어 초연결 미래사회를 바라보아야 하며, 사회구성원들의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건전한 커뮤니케이션과 사회적 통합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