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피해를 입은 한옥마을/자료=경주시]
경북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한 한옥마을에는 한옥 3,317채 가운데 최소 670채가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과 19일 발생한 여진으로 기와가 탈락하고 벽에 금이 갔다. 황남동은 경주시 도시계획 조례에 따라 신라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됐다. 이에 기와가 아닌 다른 자재로 지붕을 바꿀 수도 없다. 경주에 지진이 발생한 뒤 전국에 번와·와공 기능인은 경주로 향해 주요 문화재들의 지붕을 손보는 중이다. 그러나 일손이 부족해 기와를 수리하지 못하면서 한옥마을 일반 가옥은 응급조치로 파란 비닐을 지붕에 덮어 비바람을 막아내고 있다.
기와 작업자들은 황남동 한옥 지붕을 수리하는 데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재는 자원봉사를 자처한 기와 기능인과 일반 건축공사 작업자들도 손길을 더하고 있지만 많은 한옥 가정이 고비용에 수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3.3㎡에 기와 300장이 들어간다. 만약 지붕이 423㎡라면 지붕에서 걷어내야 하는 기와는 모두 3만 5,000여 장이다.
이처럼 이러한 재해는 규모와 상황에 따라 지표나 지하 구조물의 파괴, 지반의 붕괴, 해일로 인한 가옥이나 선박의 유실·파괴 등으로 나타나며, 도시의 경우 2차 재해 특히 수도·전기·가스·통신망의 파괴, 생활물자 유통망의 파괴로 인한 생활의 큰 혼란 등을 초래한다. 지형학적·기상학적인 이유 외에도 도시화 산업화로 인하여 재해 유발요인이 증가하며, 재해의 형태는 더욱 다양화·대형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재해, 전쟁, 테러 등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이재민과 대규모 난민촌과 탈북 난민의 증가로 볼 때, 재해 지역의 이재민들에 대한 주거정책은 다양한 각도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재해로 인한 피해는 생활의 큰 혼란 등을 초래할 뿐 아니라,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케 한다. 큰 혼란 가운데 놓여진 재해지역의 이재민은 재해 초기에 긴급 대피하여 공공건물과 공공시설의 공급이 가능한 일시적인 수용소에 거주하게 되며, 도시의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임시주거시설에 거주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시주거기간이 6개월에서 최대 1년을 넘기지 않고 있지만, 대규모 재해의 경우에는 최소 6개월에서 2년 이상 임시주거시설에 거주하게 된다.
고밀화된 도시지역의 재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생명과 재산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도시방재대책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 측면의 방재대책은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방재는 국토 및 도시계획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국토 및 도시계획은 국토와 도시의 개발 및 보존에 대한 골격을 제시하는 것이므로, 이 단계에서부터 방재가 고려되어 계획이 수립·시행된다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을 거친 우리나라는 도시 공간의 형성 과정에서부터 많은 재해위험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도시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과밀문제, 토지이용의 고도화로 인하여 도시재해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도시 및 지역 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방재에 대한 고려는 아직도 미흡하며, 도시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재해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도시계획 차원의 적극적인 방재대책이 필요하다. 재해를 대처하는 능력은 그 나라의 경제운용 정책에도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방재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검토하고 연구하여 다양한 정책을 시행·전개하여 재해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