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후의 복구가 진행되던 1950년대부터, 서유럽 및 미국의 일부지역에서는 도시의 쇠퇴가 도시정책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새로운 제조업의 발전과 구도시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전통적인 산업지역의 중심부로부터 주민과 자본이 떠나면서 빈 건물이 늘어나고, 폐허가 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같이 공간이 넓은 지역에서는 쾌적한 교외에 새로운 주거단지가 건설되는 교외화(Suburbanization)가 진행되면서 도심(Downtown)은 저소득층이 거주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세수가 감소되고 공공시설이 낙후되는 등 도시쇠퇴가 발생하였다.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은 도시재생, 도시부흥, 재도심화, 문화도시 건설, 창조도시 건설 등 다양하게 불려졌다. 기존의 도시재생 전략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쇠퇴한 도심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여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들고 투자를 유치하며, 주민을 끌어들이면 예전과 같은 도시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는 점이다. 그런데 이 같은 관점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인구가 지속적로 감소하여, 기존의 도시 인프라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들고, 국가 전체의 인구가 고령화되는 상황에서는 적절한 도시 관리전략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도시의 지속적인 수축이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현상이란 것을 전제로 한 도시관리에 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인구는 73억 2천만 명으로, 2000년에 비해 1.2배로 증가하였고, 향후 15년간 유사한 속도로 증가하여 2030년에는 84억 2천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많은 도시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199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 중 1/4 이상에서 인구가 감소하였다. 세계의 축소도시의 수는 1960~1990년 사이에 2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1990년대 10년 동안에만 또 2배로 늘어남으로써 급속한 증가를 보였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도시수축 현상은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도시수축은 오래전부터 진행돼온 과정이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세계화와 탈산업화, 교외도시화, 인구학적 변화 등에 따라 많은 도시들이 도시쇠퇴를 겪고 있다. 그런데 도시축소를 명시적으로 개념화하고 이를 기초로 한 도시관리 정책을 형성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도시축소에 관한 합의된 정의는 없는 상태이지만 도시쇠퇴는 도시의 탄생, 성장, 안정, 쇠퇴라는 순환주기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비도시화는 도시화·교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도시축소(Urban Shrinkage)는 도시의 물리적인 규모가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지리적 경계와 기반시설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인구와 경제적인 면에서 상당한 감소가 나타나는 도시의 현상을 의미한다. 도시축소는 새로운 도심과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방안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것으로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지 않는다. 인구감축을 도시축소로 개념화하는 것은 도시축소가 해결을 요하는 주요문제라는 생각을 담고 있지만, 다른 한편 도시축소가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성장해왔던 도시를 잘 짜여진(compact), 살 만한(liveable), 다양성 넘치는(diverse) 도시를 형성해 나가는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를 가진다.
저자 |
정의 |
Martinez-Fernandezet al. (2012) |
구조적 위기의 징후로서, 인구 감소, 경제 침체, 고용 감소와 함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는 도시 |
Reckien & Martinez-Fernandez(2011) |
지난 40~50년에 걸쳐 인구 감소, 고용 감소, 오래 지속된 경기 침체를 경험하는 도시와 지역 |
Pallagst (2008) |
인구밀도가 높았던 도시 내에서 인구가 감소하거나 구조적 위기를 유발하는 산업 부문에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도시 |
SCiRN |
최소 1만 명 이상의 인구가 밀집한 도시가 지난 2년 이상 인구가 감소하고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면서 경제적 변화를 겪고 있는 도시 |
독일 축소도시 프로젝트 |
인구학적 쇠퇴(demographical decline)에 크게 주목하고 있으며, 다양한 원인들로 인하여 인구와 경제 규모가 감소하는 도시 |
이와 같이 축소가 일어나는 도시 혹은 도시 내 지역을 축소도시(Shrinking Cities)로 볼 수 있으며, 이는 독일어인 schrumpfende Städte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다양한 원인들로 인하여 인구와 경제가 감소하는 도시”로 보는 독일적 맥락에서의 정의와 “2년 이상 인구가 감소하며 경제적 변화를 겪고 있는 최소 10,000명 이상의 인구가 밀집된 도시 지역”이라는 미국 SCiRN의 정의가 있다. 이처럼 축소도시에 대한 정의는 다소 상이하나, 공통적으로 인구 감소와 경제 부문의 구조적 위기 간의 상호 인과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