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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폐선부지, 도시재생의 촉매제가 되어야 ③

해외의 다양한 철도폐선부지 활용 사례

장희주 기자   |   등록일 : 2016-05-20 0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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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폐선부지의 활용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RTC(Rails-to-Trails Conservancy)라는 비영리단체를 통해 철도폐선부지를 산책로로 조성하고 있다. ‘철길을 산책로로’라는 운동으로 시작되어 조직된 RTC는 철도폐선부지를 이용하여 전국적인 산책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땅과 사람들의 건강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RTC는 철도폐선부지를 전국적인 트레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철도를 따라 형성된 코리도(Corridor)를 사람들에게 보다 더 건강한 장소가 되게끔 만들기 위해 의회의 연방 철로은행법(The Federal Railbanking Statute)에 의해 철도폐선부지를 보호하고, 정책의 입안 및 기술지원으로 국가단위 및 주 단위별 트레일 조성이 가능한 조건을 형성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8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RTC는 1990년 미국 대법원에서 국가 산책로 시스템법의 철도은행 조항을 헌법적으로 지켜내는 등 연방 철도은행제도를 확고하게 지지·방어하며 철도폐선부지 활용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단위에서는 지역의 트레일 조성 주체가 필요로 하는 정보 및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트레일과 푸른 길 만들기 운동에 리더쉽을 제공하며 지역 트레일과 푸른 길 조성을 후원하고 있다. RTC는 미국 전국에 걸쳐 산책, 자전거, 승마, 크로스컨트리 스키, 인라인 스케이트 등으로 이용 가능한 총 연장 32,000㎞ 이상의 산책로 조성 실적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에도 연장 14,400㎞ 정도의 잠재적 철도폐선부지에 산책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독일,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유럽의 25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유럽의 EG(European Greenways) 프로그램, 영국에서 시작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National Trust 운동 등 철도폐선부지를 다양한 기능을 겸비한 편의 공간 및 산책로로 재생시키려는 노력은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3.1. LA 블루라인(BlueLine)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블루라인(Blue Line)은 노선 길이 35.2㎞의 LRT로 1990년 7월 개통되었다. 블루라인은 총 연장 35.2㎞ 중 약 74%에 해당하는 워싱턴(Washington)~롱비치(Long Beach) 시내 윌로우(Willow) 구간 25㎞이 1961년 4월에 폐선된 퍼시픽(Pacific) 전철 롱비치(Long Beach)선의 폐선부지를 활용하여 건설되었다. 퍼시픽 전철은 1920년대에 1,600㎞를 넘은 노선망을 구축하여 세계최대의 전기철도 운영회사로 불렸으며, 롱비치선은 간선으로서 1902년 7월에 운행되기 시작한 유래 있는 노선이다. 여객영업 폐지 후에는 서던 퍼시픽(Southern Pacific) 철도의 화물선으로서 사용되고 용지도 거의 당시 그 상태로 잔존되어 있었다.

 

[뉴욕 블루라인(Blue Line)/자료=urban114]


블루라인 건설 시 퍼시픽 전철 롱비치선의 폐선부지를 활용함으로써 노선 부지를 쉽게 확보할 수 있었고 교통수요도 어느 정도 있었으므로 단선의 화물선을 남긴 채 블루라인의 복선궤도를 부설하였다. 당초 블루라인의 정류소는 노면전차처럼 낮은 승강장으로 계획되었으나 승하차에 시간이 필요하고 고속 운전 시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모든 승강장의 높이가 차량의 바닥높이와 같도록 고쳐졌다. 블루라인은 전용궤도와 주요한 도로와의 입체교차에 의하여 예전의 퍼시픽 전철처럼 표정속도 약 40㎞/h로 고속 운행되고 있다.

 

3.2. 코코싱 갭 트레일(Kokosing Gap Trail)


코코싱 갭 트레일(Kokosing Gap Trail)은 미국 오하이오주 마운트 버넌(Mount Vernon)역과 댄빌(Danville)역을 연결하는 22.5㎞의 철도구간이다.1916년부터 여객철도로 운영되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쇠퇴기를 맞았고 1970년 폐선되었다. RTC의 철도폐선부지 공원화사업 중 하나로 자연보존과 야생 서식처 보호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조성되었으며 코코싱 갭 트레일은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광역 네트워크 중 하나로 연방·지방정부가 합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코코싱 갭 트레일은 숲과 저습지, 농경지, 마을을 연계하며 곳곳에 이용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특징적으로 야생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코코싱 갭 트레일(Kokosing Gap Trail)/자료=http://www.kokosinggaptrail.org]

 

3.3. 서머싯&도싯 레일웨이(Somerset and Dorset Railway)


영국은 철도의 역사가 긴 만큼 폐선되어진 철도 노선도 많다. 영국 서머싯&도싯 레일웨이(Somerset and Dorset Railway)도 그중 한 곳으로 1809년부터 1882년까지 노면전차가 다니던 노선이다. 폐선 이후, 미드퍼드(Midford)에서 바스(Bath)까지 이르는 철도부지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데본샤이어(Devonshire) 터널과 쿰 다운(Combe Down)터널을 개통하여 철도폐선부지를 찾는 이들을 위한 산책길과 자전거 도로로 재정비하였다. 이 공사로 인해 기존에 7마일 언덕길로 가야만 했던 바스 지역을 평지 4마일로 갈 수 있게 되어 바스 지역의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 서머싯&도싯 폐선부지의 바스(Bath)~본머스(Bournemouth) 구간은 크로스컨트리 자전거 도로로 개발되어질 예정이다.

 

[서머싯&도싯 레일웨이 개발사업(Development project)/자료=urban114]


3.4. 루르 엘쯔반 그린웨이(Ruhr Erzbahn Greenway)


독일 루르지역은 과거 독일 최대의 석탄생산지였다. 엘쯔반(Erzbahn) 철도는 1912년에 착공된 철도로 기존 철도와의 교차를 피하기 위해 지상보다 높게 만들어졌다. 1913년에 완공되어 제철소의 샬커 페어라인의 용광로와 그림베르그 항구 간의 철광석 운송을 담당하였으며, 주변지역의 탄광으로부터 석탄과 코르크를 수송하였다. 제철소 남쪽에 위치한 보훔 페어라인의 제철소 간 철도는 1929년에야 연결되었으나, 1960년대 말 남쪽철도는 제철소가 더 이상 가동되지 않음으로써 폐선에 이르렀다. 엘쯔반 그린웨이(Erzbahn Greenway)는 독일 루르지역 라인헤르네 운하의 그림베르그 항구와 보훔 시내가 가까이 있는 인넨스타트~베스트 사이 약 9.0㎞ 구간으로 과거의 철광석 수송 철도를 따라 교차로가 없이 멈추지 않고 연속적으로 달릴 수 있는 산책로 및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었다.구간에 따라 주변지역보다 15m까지 높은 철도폐선부지로 인해 주변지역의 도시 및 산업경관을 둘러보기에 적합하며 엠셔 경관공원의 일부분으로서 엘쯔반 그린웨이는 가장 중요한 구간에 속하게 되었다.자전거이용자와 산책객들은 엘쯔반 그린웨이 조성에 의해 폐선부지를 따라 15개의 기존 다리와 구간에 따라서 새로 건설되는 다리를 통과하게 되는데 샬커 페어라인과 알마탄광을 연결하는 265m 길이의 철강교량은 건축 당시 교량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어 산업·문화적 차원의 유산으로서 남겨질 수 있게 됐다. 지반이 내려앉은 루르지역의 특성 때문에 교량건설에 있어서도 파일을 박아 이에 대비하였고, 엘쯔반의 남쪽 끝부분(보훔 시내 갈렌쉐스트라세)의 끊어진 부분을 연결하기 위해 65m 길이의 다리를 별도로 설계하였다. 철도폐선부지에 산책로 및 자전거 도로를 조성한 엘쯔반 그린웨이는 여가 및 휴식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철도로 인해 단절된 동식물 서식공간을 네트워크화해 연결함으로써 자연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공원 조성, 레일바이크를 활용한 관광자원 등 다소 획일적인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에 해외에서는 공원 및 산책로 조성뿐만 아니라 도시 내 교통수단 및 박물관·미술관, 트레일 코스 등 다양한 방안으로 철도폐선부지를 활용하고 있다. 철도폐선부지는 도시를 관통하며 도시민들의 일상과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는 만큼 관광자원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문화적·친환경적·사회적 교류가 가능한 공간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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