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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택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 ③

버블붕괴 이후 일본 주택시장 변화와 그 시사점

정진식 기자   |   등록일 : 2016-05-12 16: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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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택지 가격은 1986년부터 급등하여 1991년 정점을 찍은 후 2006년까지 계속 하락했다. 주택지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점과 버블기의 정점 사이의 5년간 주택지 가격 변동 폭을 살펴보면, 전국 평균으로는 88%, 도쿄도·사이타마현·치바현·가나가와현 등 도쿄권은 134% 상승했다.

 

이처럼 급등한 주택지 가격은 1991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연속 가격 하락이 끝나는 시점인 2006년까지 15년 동안 전국 주택지 가격은 약 47% 감소했으며, 도쿄권 주택지 가격도 약 59% 하락했다. 버블붕괴가 진행되면서 1991년의 가격 정점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버블붕괴 후 자가 착공은 늘고, 임대주택 착공 줄어

 

1990년대 초반 시작된 버블붕괴 이후 전국적인 주택공급 지체에도 불구하고 도쿄권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자가 착공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공급량도 버블기에 필적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반면, 임대주택 착공은 버블붕괴 이후 급감하였는데, 버블붕괴 후 도쿄권에서 주택 착공 호수가 점차 늘어난 것은 자가 착공이 임대주택 착공 감소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도쿄권 자가 착공(좌), 임대주택 착공(우) 추이/자료=서울연구원]

 

이처럼 버블붕괴 후 도쿄권에서 자가 착공이 버블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속된 것은 지가 및 주택가격의 하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가 및 주택가격 하락은 도쿄권 내 자가 수요를 늘리고 주택건설을 용이하게 하는 조건이 되었다. 여기에 경제불황에 직면한 민간기업들이 도심의 유휴지, 생산성이 낮은 토지, 종업원용 사택 등을 적극적으로 처분하면서 도심부에 다량의 택지 공급이 가능해진 것도 주요 배경이 되었다.

 

2000년 이후 인구 증가세로 전환, 도심 회귀 본격화

 

버블기 및 버블붕괴 직후에는 도쿄도 교외에서 인구 증가가 진행되었으나, 2000년 이후에는 도쿄도의 인구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도쿄도 특별구는 1965년부터 1995년까지 인구 감소가 계속됐으나 이후 증가세로 전환돼 2010년 인구는 과거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도쿄도 내 특별구를 제외한 지역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1960년을 정점으로 인구 감소가 현저했던 도쿄도 내 도심 3구의 인구도 1995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2000년 이후 도심 회귀가 본격화되었다. 이러한 인구 유입은 지가 하락 등 도쿄도 내 주택취득 여건 개선과 관련이 깊을 것으로 판단된다.

 

[도쿄도 특별구(좌), 도심 3구(우)의 연령별 인구증감 변화/자료=서울연구원]

 

연령별로 살펴보면, 도쿄도 특별구는 인구감소가 이어지던 1995년까지 15~19세, 20~24세를 제외한 연령대에서 순유출이 지속되었으나, 1995년 이후에는 20대 후반과 30대 인구의 순유입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도심 3구의 경우, 청년층과 자녀양육가구의 유입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인구 증가가 나타났다.

 

신규주택 공급 위주 정책으로 빈집 늘어…

 

1968년 주택보급률 100% 달성 후 일본 주택보급률은 2013년 기준 116%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주택수가 가구수를 웃돌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 재고의 13.5%인 약 820만 가구의 빈집이 존재하며, 도쿄도는 주택 재고의 11.1%인 81.7만 가구가 빈집이다. 도쿄도의 빈집이 타 지역의 빈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택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임대용·판매용 주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권을 상품화되지 않는 주택의 비중이 높은 반면, 도쿄도는 임대용·판매용 주택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은 버블붕괴 이후에도 신규주택 공급 위주의 정책이 유지되면서 재고주택 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다. 재고주택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주택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정책적으로 재고주택 거래를 위한 시장환경 조성을 소홀히 했다.

 

예방적 차원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

 

버블붕괴 이후 도쿄도의 주택시장과 현재 서울시의 주택시장을 비교하면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먼저 주택가격의 경우, 도쿄도는 1991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하락한 반면, 서울은 소폭 하락 후 가격 안정세가 지속됨으로써 가구 소득에 비해 주택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공급 측면에서 도쿄도는 지가 및 주택가격 하락, 기업의 유휴지 처분 등의 영향으로 버블붕괴 후에도 자가 착공 호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서울은 분양물량이 활황기였던 2000년대 전반기 수준까지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수요의 경우, 도쿄도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주택취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인구 증가와 함께 청년층, 자녀양육가구 등 젊은 세대의 유입이 진행된 반면, 서울은 최근 20년 동안 20대 이하 인구만 증가세를 보이고 30대 이상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한편 주택거래에 있어서는 경과연수가 오래된 주택일수록 거래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도쿄도와 서울시의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아파트 중심의 매매거래가 활발하다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와 버블붕괴 이후 도쿄도의 시장 상황 비교/자료=서울연구원] 

 

우선 차이점을 감안할 때, 도쿄도와 달리 서울시는 30대 이상 인구의 유출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도쿄도는 버블붕괴 후 저렴해진 주택가격이 인구의 도심 회귀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서울에서 이러한 조건이 쉽게 형성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가구나 연령 세대별 주택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저렴한 주택의 공급을 늘리고, 민간 임대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더불어 서울시는 도쿄도와 유사하게 아파트 위주의 거래로 인해 노후 저층주택의 쇠퇴와 가치 저하가 나타날 수 있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 문제에 대응하고자 신규주택 공급에서 주택재고를 중시하는 정책기조로 전환하고, 재고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계획 수립 및 정책 시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빈집 발생 수준이나 재고주택 거래 측면에서 서울시는 도쿄도보다 아직 심각한 상태가 아닐 수 있겠으나, 곧 다가올 문제라고 인식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나름의 대응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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