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주거이동 및 주택개선 의향/자료=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이 서울시에 거주하는 1,68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주거이동·주택개선 의향과 관련하여 시민들은 임대주택 입주, 자가 구입, 주택 개보수 순으로 선호하고 있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주거이동·주택개선 의향 비중이 늘어나는 동시에 임대주택 입주 선호도 늘어났다. 또한 자가 구입 선호는 30대와 40대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재고주택 구입이나 주택 신축보다는 분양주택 구입 선호도가 컸다. 40대 이상에서는 주거이동 없이 주택 개보수·대수선을 선호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주거이동 시 선호하는 주택유형의 경우, 30대 이상은 아파트 선호 비중이 높았지만 20대는 아파트보다 연립·다세대주택을 더 많이 선호하였다. 선호 주거면적의 경우, 20대와 50대 이상은 60㎡ 이하의 소형주택 선호 비중이 큰 반면, 자녀 양육이 수반될 수 있는 30대와 40대는 각각 중형주택과 대형주택에 대한 선호 비중이 컸다.
이주 이유로 주택규모 확대, 임대차계약 만료, 주택성능 불만 등을 꼽아…
서울시민들이 주거이동 의향을 갖게 된 이유로는 주택규모 확대, 퇴거요구·계약만료, 주택성능 불만 등에 대한 응답이 많았다. 세대별로는 20대, 30대, 40대가 주택 규모 확대를 선호하는 비중이 높았으며, 20대와 60대 이상은 현 주택의 성능 및 주거환경에 대한 불만이 컸다. 3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자녀 양육을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으며, 40대는 비교적 주택 구입에 적극적이었다. 50대와 60대 이상은 임차가구를 중심으로 임대차계약 갱신, 임대료 상승 등의 문제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사 희망 지역의 경우, 서울을 벗어나고자 하는 가구는 6.7%로 낮은 비율을 보였는데, 이주 이유로는 주로 주택규모 확대, 부모·자녀와 동거 또는 근거리 거주, 주택 구입, 주택의 성능·안전 문제 등이 거론되었다. 또한 40대 이하에 비해 50대 이상에게서 서울 외곽 이주 의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주거비 부담 우려”, 30대 “주택구매 의향 강화”
주택 매매가격 안정, 전세가격 지속 상승, 전세의 월세 전환 증가 등 현 주택시장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20대, 30대, 40대 이상이 다소 상이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20대는 월세 전환 등에 따른 주거비 부담으로 소비 위축, 결혼·출산의 연기 또는 포기 등을 우려하고 있었다. 30대는 20대의 우려 사항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주택구입 의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40대 이상은 주택가격의 안정세 등으로 자산의 증식·활용 곤란, 적합한 주택 이주의 어려움을 걱정하는 응답이 많았다.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지원정책/자료=서울연구원]
서울시민들이 선호하는 정책의 경우, 전반적으로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대한 선호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세대에 따라 필요 정책이 다소 상이했다. 우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장기공공임대·장기전세주택에 대한 선호는 감소하고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이나 공공분양주택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는 특징을 보였다. 또한 2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전월세 보증금 융자에 대한 선호가 컸으며, 60대 이상은 주택 개보수 서비스 지원, 장기저리 개보수 자금 융자 등 개보수 관련 정책에 대한 선호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예비 노인 세대는 의료지원이 연계된 공공임대주택 공급, 주택 개보수, 보유주택 거래 활성화 등을 선호했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세대는 전반적으로 주택의 입지나 주거환경을 중요시하지만, 20대와 같은 젊은 자녀양육가구는 주택규모 및 구조, 저렴한 주택 확보 가능성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세대별 주택수요 다양성을 고려해야…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세대별로 다양한 주택수요 특성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20대는 임대주택 및 소형주택 수요가 존재하며, 임대보증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목돈 부족, 월세 거주에 따른 주거비 부담 가중 등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30대와 40대는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자가 구입에 대한 수요도 상대적으로 크게 존재한다. 자녀 양육에 적합할 수 있도록 중형 이상의 주택, 적절한 수준의 주택가격, 양호한 주거환경 등을 필요로 하고 있다.
50대와 60대 이상은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와 더불어 현 주택의 개보수·대수선에 대한 수요도 존재한다. 또한 소유하고 있는 재고주택의 가치 저하를 우려하고 있어 보유주택의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임차가구의 경우, 임대차계약의 갱신이나 임대료 상승 등에 취약하여 주거불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주택시장의 성격 변화는 주택시장 활황기에 비해 주거를 둘러싼 세대별 이해관계나 주택수요를 더욱 분화 또는 차별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에서 향후 세대별 주택수요의 다양성을 고려한 주택정책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