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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거, 사는(buying) 것에서 사는(living) 곳으로 ④

국내 공유주거 사례_셰어어스(Share-us)

정범선 기자   |   등록일 : 2016-05-04 01: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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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어스(Share-us) 고시원/자료=관악구]

주거취약층이 주로 이용하는 고시원과 모텔을 서울시가 사들여 ‘공공 셰어하우스(공유주택)’로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주변 고시원 시세의 80% 수준으로 1인 가구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비정상 거처에 장기체류하는 이들의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해 7월 고시원을 매입한 뒤 기숙사로 용도변경하고, 화장실·거실 등의 공용공간을 최대로 확장해 함께 사용하는 ‘셰어하우스’ 형식으로 리모델링해 10년 이상 1인 거주자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고시원 공공주택’은 전용면적 6.5㎡(1.96평)의 35실로 구성된다. 장기거주가 가능한 30명 이상이 모여 사는 공유주택(셰어하우스)으로, 주거복지와 마을(커뮤니티) 조성이 동시에 모색되는 셈이다. 6.5㎡는 영국 다중주택의 최소 면적이다. 국내 고시원 대부분은 1실당 5㎡(1.51평)가 채 안 된다. 이 공유주택은 에스에이치(SH)공사가 직영하거나 사회적 기업이 위탁관리하게 된다.

현재 고시원은 이미 월 임대료가 30만~40만 원에 이르면서도 법률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안전관리만 될 뿐 주거복지나 공공관리 대상으로는 취급되지 않는다. 서울에만 고시원 거주자가 13만 8,805가구로 파악되고, 2004년 2,621곳에서 10년도 안 되어 5,000곳을 넘어섰다. 또 서울시는 낡은 여관·여인숙을 매입해 2~3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다중주택으로 개조·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시는 ‘고시원 1호 주택’ 매입·개조비 22억 5,000만원을 포함해, 이 사업들의 예산으로 2016~17년 86억 원을 책정했다.

서울시는 “로스쿨 시행 이후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의 공동화가 발생하고, 변두리 지역 숙박시설도 노후해 공실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공유형 공공임대 사업의 경우, 원룸형 주택을 매입해 1인 가구에 임대하는 비용으로 2~3인 가구에 제공할 수 있고 지역사회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셰어어스(Share-us) 구조/자료=셰어어스 홈페이지]

서울 신림동 셰어어스(Share-us) 고시원= 고시원은 여관, 쪽방 등과 더불어 법제상 정상주택에 포함되지는 않으나 실제 주거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주거 유형 중의 하나이다. 서울시의 사회적 기업인 썬랩(Sunlab)은 신림동의 오래된 고시원 한 곳을 리모델링하여 다양한 공유가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셰어어스’는 이른바 셰어하우스(Share house)의 일종으로 1인 가구가 공동 생활을 하도록 만들어진 주거 공간이다.

고시촌의 상징이던 신림동이 최근 20·30세대를 겨냥한 산뜻한 주거·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썰렁해진 고시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사법시험 폐지와 로스쿨 제도 등으로 고시생이 하나둘씩 고시촌을 떠났고, 그 여파로 고시원의 공실률도 높아졌다. 관악구청에 따르면 신림동의 고시생은 5만 명(2010년)에서 2만 명(2014년)으로 6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만 해도 셰어어스는 낡은 고시원 중 하나였지만 현승헌 선랩 소장이 임대한 후 리모델링 공사를 벌여 44개의 방을 19개로 줄였고, 독립된 방과 공유 공간인 라운지·발코니·스터디룸을 갖춘 공유 주거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재구성된 고시원은 각자 독립된 방을 쓰지만 거실, 부엌, 발코니, 화장실, 샤워실 등은 함께 쓴다. 2인·3인·6인실로 구분된 각 방의 월세는 27만~35만 원이다. 보증금은 없다. 전기세를 비롯한 공과금은 한 달에 1만 원 안팎이다. 일반적으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40만~50만 원을 내야 하는 인근 원룸보다 저렴하다.

이러한 공유 공간은 1층과 옥상까지 확대된다. 1층 응접실에는 대형 탁자를 놓아 각자 일을 보거나 차를 마실 수도 있고 친구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옥상에는 거주자들이 같이 농사를 짓는 텃밭을 준비 중이다. 4층의 6인실 앞에는 거주자 누구나 프로젝터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감상실을 설치하고, 1층에는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중이다. 회의실과 독서실, 감상실을 대여해 얻는 수익은 시설에 재투자한다. 거주자들은 이런 공유 공간을 전부 자신이 사는 곳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건물 전체를 ‘집’으로 느끼게 된다.

이처럼 셰어어스 프로젝트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이나 고시원이 안고 있던 기존 고시원의 문제점을 분석해 1인 주거 공간의 대안을 제시한 공간 재생 플랫폼 사업이다. 이처럼 공유란 물리적 공간으로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며, 고시원과 같은 비정상 거처도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으로서 새로운 주거 대안 모델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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