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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도시공간을 치유하다 ②

도시의 정서적 회복, 메모리얼 공간

장희주 기자   |   등록일 : 2016-03-24 19: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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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환경 문제점에 대응한 치유공간의 해석/자료=우지연, 트라우마를 다루는 공간디자인에 관한 연구(2013)]

 

도시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단순하지 않은 만큼 이에 따른 ‘회복’의 개념도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오염되고 유독성 있는 도시환경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회복은 ‘생태적인’, ‘친환경적인’ 것을 의미한다. 도시의 소외된 세대, 계층, 소수 인종으로부터 기인한 문제에서의 회복은 ‘공동체적인’ 의미를 갖는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한 실직, 경쟁사회로부터의 압박,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의 경우 회복은 ‘격려하는’, ‘고무시키는’ 의미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전쟁, 테러와 같은 끔찍한 비극이나 역사적 재난의 경우에는 ‘위로하는’, ‘추모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도시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각각의 다양한 치유 공간을 필요로 한다.

 

회복력 있는 도시(resilient city)는 일반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sustainable city)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어, 주로 생태적 측면에서 삶의 질을 회복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본성을 가진 개별적 존재들의 집합공간으로서의 도시, 도시문제, 그리고 그 회복을 논할 때 우리는 물리적·생태적인 도시환경의 회복뿐 아니라 도시문제로 거론되는 여러 심리적 측면들로부터의 회복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도시(city)가 도시의 건물과 사회기반시설들로만 정의될 수 없는 것처럼, 도시의 회복 역시 파괴된 시설의 건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재난 이전 상태의 도시 인구밀도, 문화시설, 무역의 기회, 사회·경제적 관계, 심지어는 도시인들이 공동으로 경험한 트라우마로부터의 정상화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MIT에서 출간된 ‘테크놀로지 리뷰’에서는 도시의 회복에 대해 다음 3가지 차원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로렌스 베일은 “도시의 회복은 도시를 물리적으로(physically) 재건하는 것과 사회를 문화적으로(culturally), 정서적으로(emotionally) 재건하는 것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도시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디자인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함께 개발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도시 재건의 3가지 차원/자료=우지연, 트라우마를 다루는 공간디자인에 관한 연구(2013)]

 

도시환경의 문제점에 대응한 치유공간은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전쟁, 테러와 같은 끔찍한 비극이나 역사적 재난의 트라우마로부터 시민들의 마음을 회복한다고 했을 때 이는 평화로운 도시를 지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치유의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시를 정서적으로 재건하는 대표적인 형태는 메모리얼(memorial)이다. ‘메모리얼’이라는 단어는 메모리, 즉 기억이나 지식을 보존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메멘토(memento), 행동이나 미래 이벤트에 대해 경고하거나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어떤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메모리얼은 재난의 비극으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을 기념하고 추모하며 위로하는 공간으로 역할함으로써 사회적 치유(social healing)에 기여한다.

 

때문에 무엇보다 신속한 도시의 회복을 위해서는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했을 시 임시적·가변적 추모공간을 즉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각적 메모리얼이 하나의 공동체가 추모와 화합을 위해 모이는 장소(public gathering place)로서 기능하려면 주거지역으로부터 원거리의 대규모 장소보다는 근거리에 위치해 적극적 의지가 없는 많은 구성원들조차 쉽게 추모 가능한, 여러 개의 소규모 장소를 커뮤니티 단위로 여러 개 만드는 것이 치유의 공간으로 기능하는데 유익하다. 소프트 모뉴먼트로서의 설치예술, 행위예술 등의 기억의 공간들은 순간적이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통해 때로 영구적인 기념공간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메모리얼은 그 기능에 따라 기념적 공간, 추모적 공간, 문화적 공간, 교육적 공간, 참여적 공간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전통적 개념의 트라우마를 다루는 공간은 단순히 기념적·추모적 성격에 그쳤으나, 바른 역사적 기억인식을 통한 사회적 치유를 위해서 문화적 공간과 교육적 공간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며 더 나아가 사회구성원들이 상호 소통하며 과거를 대면해가는 과정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참여적 공간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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