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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부담에 서울 ‘엑소더스’ 이어진다

경기도 유입 인구 절반은 서울 인구…연립·다세대 거래 증가

강현선 기자   |   등록일 : 2016-03-14 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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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가 4억 원을 넘어서는 등 무섭게 치솟고 있다. 특히, 강남 일대 주요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까지 겹쳐 서울지역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3월 이사철이 본격 시작되면서 서울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떠나는 ‘엑소더스’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1월 신고된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은 10만 5,284건으로 평균 거래가는 4억 7,129만 원이었다. 이는 인천 아파트 평균 거래가(2억 2,811만 원)보다 두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올해 입주물량도 감소하면서 매매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예정된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2만 418가구로 지난해 3만 6,860가구보다 44.6% 줄었다. 이는 최근 5년 새 입주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1만 9,088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서울에서 이주가 시작되는 재건축 단지는 총 2만 1,000가구에 이른다. 이주가 가능한 재개발(3만 6,603가구)사업 물량까지 더하면 이주 수요가 6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가 역시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전년보다 5,600만 원 올랐으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73.4%에 달한다. 성북구(82.6%)와 강서구(80.1%)는 80%를 돌파했으며, 동작구(79.9%), 구로구(79.0%), 성동구(78.1%) 등이 80%대에 근접했다. 

 

서울→경기 유입 인구 36만명…전체 유입 인구의 55% 이상

 

서울지역 전세난이 계속됨에 따라 아파트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도나 빌라 등 집값이 싼 주택상품을 찾아 이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유입 인구(64만 6,816명) 중 서울에서 이동한 인구는 35만 9,337명으로 55%를 넘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인구가 이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택’ 문제다. 전셋값이 치솟자 형편에 맞는 집을 찾아 서울에서 경기도로 벗어 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2년 6월 이후 4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전셋값 상승과 함께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값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도 ‘탈(脫)서울’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경기 아파트 매매·전세 분양가격 비교/자료=부동산114, 금융결제원]

 

현재 서울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247만 원인 반면 경기도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997만 원 정도로 서울 전셋값에 비해 20% 정도 낮다. 지난해 분양된 신규 아파트 가격도 3.3㎡당 1,057만 원으로 서울 전셋값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으로 경기도에서 기존 아파트와 새 아파트 모두를 장만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경기도 순유입 인구(전입에서 전출을 뺀 인구)는 9만 4,768명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경기도가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다른 시·도에서 경기도로 이동한 인구는 64만 6,816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기도에서 다른 시·도로 떠난 인구는 55만 2,048명으로 순유입 인구는 9만 4,768명이었다. 이 중 서울이 35만 9,337명으로 유입인구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인천(6만 6,353명) △충남(3만 3,277명) △강원(2만 8,238명) △경북(2만 107명) 순이었다. 순유입 사유로는 ‘주택’ 문제가 7만 4,042명(78.1%)으로 가장 컸고 결혼·분가 등 ‘가족’ 문제가 2만 227명(21.3%)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인구 순유입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9만 5,000명)이였으며, 세종(5만 3,000명), 제주(1만 4,000명)가 뒤를 이었다. 2012년 정부 청사 이전이 시작된 이후 세종시 순유입 인구는 2013년 9,000명, 2014년 3만 3,000명 등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인구수를 고려할 때 순유입이 많은 곳은 세종(29.0%, 순유입률), 제주(2.3%), 경기(0.9%) 순서였다. 시군구별로는 부산 강서구(16.3%)와 경기 하남기(11.0%), 경기 화성시(8.9%)의 인구 순유입률이 높았다. 서울 강동구(-4,4%), 대전 동구(-2.8%), 대전 대덕구(-2.7%)는 순유출률이 높았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서울시 인구 순유출에는 주택 매매거래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115개 공공기관 가운데 105개 기관이 작년 말까지 혁신도시로의 이동을 완료한 것도 순유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주택 상품별 매매 거래량/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저렴한 연립·다세대 거래 급증

 

빌라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마련하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 서울에서는 저금리와 전세난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아파트 매매거래가 크게 늘었는데 특히 연립·다세대의 거래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만 6,749건으로 2014년 거래량(9만 244건)에 비해 40% 증가했다. 빌라로 불리는 연립·다세대는 6만 1,237건이 거래되어 52% 넘게 급증했다. 단독·다가구도 66% 이상 증가했다.   

 

겨울 거래 비수기와 맞물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4,951건)이 지난해 동월(8,539건) 대비 42% 급감했다. 반면 연립·다세대(2,998가구→3,258가구)와 단독·다가구(1,126가구 → 1,193가구)는 각각 8.67%, 5.95% 늘었다. 지난 1월에 비해서도 아파트 매매(1월 5,474가구→2월 4,951가구) 거래량은 523건 줄었으나 연립·다세대(1월 3,229가구→2월 3,258가구)는 소폭 증가했다.

 

최근 아파트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크듯 빌라로 불리는 연립·다세대 주택의 과잉 공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수도권에서 준공한 연립·다세대 주택은 약 7만 4,590가구로 전년 대비 7%(4,790가구) 증가했다. 인허가 물량도 약 10만 4,400가구로 전년대비 46% 증가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임병철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전세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싼 집을 찾아 이사 가는 탈서울 현상과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서울 사람들의 움직임 또한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아파트처럼 연립·다세대 공급과잉 목소리도 높아지는 만큼, 빌라 매입 시에는 입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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