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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길’에서 ‘사람길’로, 서울역 7017 프로젝트 ④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향후 과제

정범선 기자   |   등록일 : 2016-01-27 09: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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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 공중공원화사업 시민연대 토론회/자료=서울시]
 
서울역 고가는 1970~1980년대 남대문 시장과 청파동, 만리동의 봉제공장 상인들이 물건을 싣고 나르는 데 큰 역할을 수행했으며, 고가가 폐쇄되기 전까지도 하루 4만 6,000대의 차량이 이곳을 지나갔다. 따라서 고가가 철거될 시 예견되는 교통혼잡이 가뜩이나 위축된 남대문시장 상권을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가 벤치마킹한 하이라인 역시 하이라인 조성으로 인해 서민들의 공간이 고소득층의 주거 및 상업·업무지구로 바뀌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하이라인 개발 전 첼시 서부 지역의 지가는 맨해튼 평균 지가에 비해 8% 정도 낮았다. 첼시 서부지역에는 경공업이 밀집해 있었고 서민들도 많이 살았다. 하지만 2003년과 2011년 사이 공원 주변의 지가는 103%나 상승하였다. 시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환영했지만, 이 지역에서 수십 년간 살고 일해 온 사람들은 결코 그럴 수 없었다. 한 자동차 정비소는 하이라인 개장 이후 수익이 35% 감소하였고, 50년 이상 성행해 온 레스토랑들은 단골손님들을 잃고 결국 문을 닫았다.
 
하이라인 주변의 한 상인은 하이라인을 ‘부동산 개발업자들을 위한 트로이의 목마’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중소상인들에게 미치는, 예기치 못한 사회·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그 상인은 하이라인에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 접근지점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와서 하이라인의 끝에서 끝까지 한번 걸어볼 뿐, 주변에 공원을 빠져나와 상점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이라인이 지역경제에 미칠 것으로 기대했던 효과 중 매출 증대는 미미하고 임대료 상승이 너무 커서 결국 상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는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서울역 고가가 보행공간으로 자리잡으면 되려 이 일대 상권이 부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민설득에 나섰지만 이처럼 우리가 성공사례라고 꼽는 하이라인에도 부정적인 면이 있듯이 7017 프로젝트가 ‘완전체’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난제가 많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 주요 현안/자료=서울시]

 

서울시 7017 프로젝트가 벤치마킹한 하이라인은 10년 동안 시민들이 참여하여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서울시가 하이라인에서 배워야 할 것은 눈에 보이는 부분이 아니라 그 과정이다. 하이라인이 만들어지는 데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을뿐 아니라, 뉴욕시 당국도 시민들과 함께 했다. 서울시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모든 도시가 하이라인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폐쇄된 고가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공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고밀의 도시 내에 가용 부지는 부족한 상황에서 과거의 기반시설을 포함하여 도시 내 모든 공간이 공공공간이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민들은 도시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공원이 제공하는 새로운 감각을 기꺼이 즐긴다. 건설공학과 정보통신의 발달 역시 다양한 부지에 다양한 형태의 공원을 현실로 만들어준다. 또 다른 하이라인을 갖고자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이라인친구들과 같은 창의력과 사회적 소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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