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보행공간이 조성된 능동로/자료=서울시]
보행공간은 도시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본 배경으로서 특정인이 아닌 어느 누구나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성이 가장 요구되는 부분이다. 그동안 보행공간은 보행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다한 수량의 가로시설, 주변 경관과 조화되지 않는 장식적인 디자인의 난립,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고 안전성보다는 미관에만 치중하는 등 쾌적한 공공디자인 개념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한 현실이다.
보행공간은 말 그대로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간이므로 유니버설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공공시설물의 효율적 배치와 보행공간 확보를 위한 디자인 배치, 불필요한 시설물 제거를 통한 효율적인 디자인, 그리고 시각적인 것만이 아닌 인간공학적인 면도 고려하는 등 보행공간에서 보편성에 초점을 두고 모든 사람에게 장애 없는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보행자 중심의 공간, 안전하고 질서 있는 공간,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인 공간 그리고 친환경적인 요소는 보행공간에서 개선해야 할 방향이다. 지금도 보행공간의 공공에 관련된 모든 것들은 기능에서부터 안전성까지 보편적인 유니버설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지만 도시경관을 위해서 규모를 축소하거나 제거하고,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 곳이 있어 보행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들이 아직 산재해 있다.
장소적 특성 |
공간의 연속성 |
이동을 목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단절되지 않고 가장 가까운 직선거리 |
시간적 연속성 |
보행활동이 단절되지 않고 계속되어야 하며 주간활동과 야간활동의 연속성과 상호 보완적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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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 특성 |
동선 공간 |
목적성이 강한 도선으로 보행자를 집중·분리 |
광장 기능 |
지역의 커뮤니티 형성 및 시장 집회의 장소로 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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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향상 |
시간의 흐름보다 친근한 생활공간으로 느낄 수 있고 도시경관 면에서도 중요함과 편안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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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 특성 |
도시민에 대한 인식 대상으로 상징적인 의미 |
[보행공간의 특성/자료=한국실내디자인학회(2011)]
보행공간의 공공디자인 구성요소인 공공공간, 공공시설물, 공공시각매체로 분류해 공공디자인의 표현 방법을 알아보고 유니버설 디자인 특성을 분석해 볼 수 있다.
◆ 동대문 쇼핑거리= 1995년 이후 급속히 진전된 대형의류전문상가의 입성에 따라 협소하고 노후된 기존 재래시장의 환경과 비체계적인 운영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현대적인 시설과 기업적인 점포 운영방식 등이 도입되면서 재래시장의 이미지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 ‘밀리오레’, ‘프레야 타운’, ‘두산타워’ 등으로 대표되는 신상가들은 백화점에 뒤지지 않는 첨단 시설에서 저렴한 가격의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이들 상가는 지하철 1~5호선을 연결해주는 편리한 교통, 최대규모의 주차시설, 옷의 시착이 가능한 피팅룸, 수선실, 고객만족센터 운영, 다양한 이벤트 개최, 도매와 소매의 병행,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도입, 셔틀버스 운행, 식당 및 게임방 등 휴게시설을 갖춤 등 갖가지 소비자 혜택요소를 마련해두고 동대문 쇼핑거리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동대문 쇼핑거리 보행공간의 상업시설물/자료=urban114]
1) 보행 공공공간: 동대문 쇼핑거리의 공공공간은 보행자가 다니는 보도에 천막, 리어카, 가판대 등의 상업적 시설물이 많고 특히 지하통행출입구 주변이 복잡하여 보행자의 보행에 많은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동대문 쇼핑거리에서 유명한 쇼핑건물 앞 광장은 크고 화려한 조형물들이 광장 한가운데 설치되어 보행의 자유로움을 방해하고 있다. 보도와 차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방지턱, 볼라드 등의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보행공간이 많이 있었으며, 횡단보도 등에서 고장난 신호등과 튼튼하지 않은 플라스틱 소재의 가림막을 설치하여 심미성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보행공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자전거 전용도로에 오토바이 등 이륜자동차 주차로 인한 침범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보행자의 보행확보공간을 침해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2) 보행공간의 공공시설물·공공시각매체: 동대문 쇼핑거리의 공공시설물 중 차도와 보도의 경계부분에 설치하여 보행자를 보호해주는 보호펜스는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기능을 우선시 하여 안전하게 간결하게 디자인되었다. 보행공간에서 보행자에게 정확한 정보의 가시성과 가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공공시각매체는 건물의 외벽을 이용하거나 통일된 글자와 색채로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며, 지주형태의 안내판은 복잡한 동대문 쇼핑거리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동대문 쇼핑센터광장에 설치된 조형물/자료=urban114]
3) 유니버설 디자인 분석: 동대문 쇼핑거리의 보행공간 유니버설 디자인을 분석한 결과 공공공간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인도와 차도의 경계턱을 낮추고 볼라드를 제거하여 평탄하게 만들어 이동에 편리하게 하였지만, 보행폭을 침해하는 가로수와 공공시설물로 인해 보행자를 위한 보행공간이 보장되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자전거 전용도로까지 침범하여 주차해놓은 오토바이와 가판대 등의 상업시설물로 보행 공간 확보가 되지 않아 보행자를 위협하게 되는 점의 안전성이 고려되지 않았다. 공공시설물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 자전거보관대 설치와 공공시설물을 통합 설치하여 편리하게 하고 투명소재를 사용하여 시각적 개방감과 차와 보행자 간의 상호식별이 가능하게 하며 턱을 낮추어 다양한 이용자들을 배려하고 접근을 편리하게 하였다. 또한 공공시각매체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통일된 색채와 글자를 사용하여 시인성과 가독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곳에 설치되어 어디서든 접근이 쉽도록 하였지만 안내판이 작아 가로수에 가려져 안 보인다거나 가리키는 방향과 실제가 다른 방향 안내, 그리고 경관을 방해하는 안내판의 크기 등 보행자가 이용에 불편함을 주고 있다.
◆ 대학로 길= 대학로는 서울의 문화 중심이며 청년문화와 실험정신이 살아있는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로 100여 개의 공연장과 연극연습실, 대학 등 공연문화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근·현대 문화재와 디자인이 뛰어난 미관 건물들이 있는 대학로는 공연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으며, 인근지역의 문화지원과 연계하여 문화와 자연이 숨 쉬는 공연생태 거리를 조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불법포스터 및 호객행위 등으로 혼잡함이 야기되고 있다. 이에 통합된 디자인 개념과 공공시설물 및 광고물 등 가로환경을 개선하여 명품거리를 지향하고 방문객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키고자 한다.
[대학로 길의 보행공간/자료=urban114]
1) 보행 공공공간: 대학로는 공연장 및 공연활동 밀집지역으로 많은 공연장이 입지해 있으며, 예총회관, 문예진흥원, 문예회관 등 공공시설 및 지원시설이 입주해 있는 지역이다. 대학로의 보행공간은 사용자의 여건이 반영되지 않은 보행로 구성과 정리되지 않은 보도 색상, 그리고 보행양이 많은 가로임에도 불구하고 보행동선이 두 개로 나뉘어 더욱 혼잡하다.
2) 보행공간의 공공시설물·공공시각매체: 대학로 길은 두 가지 형태의 볼라드가 있는데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볼라드는 대리석으로 높이가 낮아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보행자가 보행을 하는데 부딪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한 대학로 길은 많은 공연과 창작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이를 홍보할 수 있는 홍보물들이 많이 있고, 대학로 역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관광을 하기 위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위치나 장소를 안내하는 안내판의 정보가 알기 쉽게 나타나 있다. 방향을 안내해주는 방향 안내판은 한곳에 너무 많은 장소의 안내를 사람의 키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작은 글씨로 안내를 해놓아서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이거나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에게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높이에 위치하여 다양한 종류의 보행자 모두에게 만족할 수 없는 안내판이다.
[대학로 길의 볼라드/자료=urban114]
3) 유니버설 디자인 분석: 대학로 길의 보행공간 유니버설 디자인을 분석한 결과 공공공간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보도와 자전거도로 등의 색을 구분하고 턱을 낮춰 평탄도를 유지하며, 돌출된 시설물이 없어 보행에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다. 하지만 볼라드 보호펜스 등의 보호시설물이 부족하여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다니면서 보행자가 보행을 하는데 안전한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공공시설물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휴지통과 자전거 보관대, 택시정류장의 시설이 많아 이용과 접근이 편리하지만 점자블록 위의 볼라드 설치로 안전한 통행을 방해하고,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조형물과 대리석으로 만든 낮고 넓은 볼라드로 보행의 불편함을 준다. 공공시각매체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신호등 주변에 교통 관련 안내판이 통합 설치되어 있고, 대학로 안내 지도와 위치설명 등의 안내판이 여러 곳에 위치해 접근이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차량신호와 보행신호가 겹쳐 있어 보행자가 혼동을 할 수 있으며, 안내표지의 과다·중복 설치로 정보 전달에도 혼란을 준다.
위와 같이 두 곳의 보행공간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 사례들을 살펴본 결과, 보행공간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였지만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전성은 보행자의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 접근성보다 더 우선시되어야 하는 요소이다. 보행공간은 복합적인 성격과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공간으로, 바람직한 보행자 공간을 위해서는 공간의 안전성, 보안 및 방범, 편리성, 연속성, 쾌적성, 일관성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