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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 도시를 위한 ‘유니버설(universal) 디자인’ ①

유니버설(universal) 디자인의 의미와 필요성

장은지 기자   |   등록일 : 2016-01-14 09: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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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디자인과 무장애 디자인의 차이/자료=문화체육관광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개념이 받아들여진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1950년대 시설물 등의 환경에서 신체장애인의 생활이 불편함을 지적했고,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장애인을 위한 특수공간과 시설에 따르는 부가적인 비용과 문제점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스웨덴과 캐나다에서도 1960년대 중반부터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 받아들여졌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으로도 불리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의 유무나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만드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모두를 대상으로 최대한 이용하기 편리하게 디자인하는 것으로 특정 사용자층을 위해 문제해결을 도모하는 무장애 디자인(Barrier free design)과 구별된다. 무장애 디자인은 장애인 등의 기능적 한계를 보완해 주지만 장애인을 사회의 일반적 구성원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부각하고 사회의 주류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게 한다. 이와 달리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인, 노인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넘어 인간의 다양한 생애주기를 수용하는 디자인으로 개념이 확대된다. 무장애 디자인이 장애인 등이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장애물(Barrier)를 없애기 위해 특별한 디자인을 내놓는 것이라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인만이 아니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Universal) 디자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건축가 메이스(Ronald L. Mace)로서 1988년 MONA(Museum&Museum Art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자립생을 위한 디자인전(Design for Independent Living)에 대해 뉴욕타임즈가 ‘Universal Design’이라고 소개하면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건축가 메이스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기본 원칙으로 4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기능상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불필요한 어떤 부담도 갖게 해서는 안 된다는 기능적 지원성(Supporttive), 상품이나 환경이 상황에 따라 조절 가능함으로써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통성을 지녀야 한다는 수용 가능성(Adaptable), 사용자의 접근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없어야 하는 접근 가능성(Accessible), 마지막으로 사용상의 이유로 사용자가 심리적·신체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안전성(Safe-oriented)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특성

내용

기능성 

기능상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되, 도움을 제공해주는데 어떠한 부담도 야기하지 않음

수용 가능성 

상품이나 환경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킴 

접근성 

장애물이 제거된 상태를 의미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거나 위협적인 물리적 환경을 변화시킴 

안전성 

안전사고 등의 기존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개선하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는 않더라도 이를 미연에 방지함 

[유니버설 디자인의 4가지 원칙/자료=경기도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2011)]

 

유니버설 디자인의 4가지 원칙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실제 환경과 상품, 기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시되어 있으며, 유니버설 디자인의 정확한 의미 파악을 위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계기가 되었다. 기능을 지원하는 디자인의 예로 작업 공간에 있어서 적정한 조도의 조명을 들 수 있는데, 사용자가 작업의 용이성을 도모하며 기능적 지원성이 높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이 조절이 가능하고 상판 분리가 가능한 책상은 비장애인들의 다양한 요구와 상황뿐 아니라, 아동이나 휠체어 사용자들의 앉은 키에 맞추어 조절이 가능하므로 수용 가능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접근 가능한 디자인으로는 보도 연석의 단을 제거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는 휠체어 사용자뿐만 아니라 많은 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접근성을 확보해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한 디자인은 안전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둥근 모서리의 가구들을 예로 들 수 있다. 대조적인 색채와 패턴을 사용하여 단의 차이를 표시할 경우에는 넘어져서 입게 되는 상해를 예방할 수 있다. 

 

1995년에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4가지 원칙만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발전시키기 위한 7가지 원칙이 수립되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7원칙은 공평한 사용(Equitable Use), 사용상의 융통성(Flexibility in Use),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Simple, Intuitive, Use),  인지 가능한 정보(Perceptible Information), 실수에 대한 포용력(Tolerance for Error),  신체적 부담의 최소화(Low Physical Effort), 접근과 사용이 용이한 크기와 공간(Size and Space for Approach and Use)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공평한 사용(Equitable Use)이란, 유니버설 디자인에 의한 결과물은 모든 이용자가 똑같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언제나 식별이 쉬어야 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가능한 한 언제나 사용법이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때는 사용자가 분리되거나 비난받지 않게 해야 한다. 또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위한 규정은 모든 사용자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져야 한다. 사용상의 융통성(Flexibility in Use)은 다양한 개인적 선호도 및 능력을 수용하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광범위한 개인의 능력이나 기호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하며, 사용방법의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각 개인의 선호도와 능력에 부합하도록 한다.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Simple, Intuitive, Use)은 사용자의 경험이나 지식, 언어능력, 현재의 관심의 정도 등과 무관하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즉, 불필요한 복잡함을 제거하고 중요도와 일치하도록 정보를 정리하며 작업이 완료된 후나 그 진행 중에라도 실질적인 응답과 반응을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인지 가능한 정보(Perceptible Information)란 주위의 환경이나 사용자의 감각적 능력에 관계없이 필요한 정보가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필수적인 정보를 충분히 나타낼 수 있도록 다양한 모드(그림·언어·촉감 등)를 사용해야 하며, 필수적인 정보와 주변 정보와 적절히 비교함으로써 필수적인 정보는 최대한 쉽게 알 수 있도록 한다. 실수에 대한 포용력(Tolerance for Error)은 우연적인 혹은 의도하지 않았던 행동으로 인해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을 가장 높게 하고, 장애를 일으키는 요소들을 제거·격리해놓고 실수나 위험한 상황에 대한 경고를 제공해야 하며, 위험한 상황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며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신체적 부담의 최소화(Low Physical Effort)는 신체적인 피로를 최소화하여 효과적이고 편하게 사용이 가능한 디자인을 의미한다. 사용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자세를 유지하게 하고 반복되는 동작을 최소화하여 육체적 노력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접근과 사용이 용이한 크기와 공간(Size and Space for Approach and Use)은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 자세, 이동성에 무관하게 접근이 용이하고 조작이 가능한 적정 크기와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쿠오카 시영 지하철 나나 쿠마선 유니버설 디자인/자료=urban114]

 

20세기의 디자인은 ‘대량생산, ‘평균’의 개념을 통해서 기계적인 사고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21세기에는 인간의 삶, 즉 비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유니버설 디자인은 평균성보다는 다원성을 존중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21세기의 창조적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다양한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 건축, 공간 등의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교육, 복지, 정보, 서비스 등 사회적 환경의 정비까지 포함한다. 소외된 현대인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써, 장애와 연령에 따른 인구분포, 사회구성원의 의식변화, 경제적 비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한 국가의 인구 분포는 소녀인구(15세 미만), 경제 가능인구(15~64세), 노년인구(65세 이상)의 3단계로 구분되는데, 여기서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에 이르면 ‘고령화 사회’, 14%에 이르면 ‘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세계 인구는 노인과 장애인이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며, 이에 따라 유니버설 디자인은 나이 든 사람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또한, 대체적으로 건강하지만 일시적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일시적 장애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임산부, 아기를 동반한 부모, 일시적 질병을 지닌 사람, 일시적 시력장애 등 여러 상황을 생각할 수 있으며, 이것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통한 환경 장벽을 낮추는 기준의 범위에 포함된다.

 

인간의 사회성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건강한 사람의 측면에서 보면 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게 들여야 하는 비용을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자신이 일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본다면 접근성과 적응성이 있는 모두를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의식의 전환은 필연적으로 법, 제도의 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정상인 즉 평균적인 사용자만을 위해 만들어진 환경은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높은 추가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해왔다. 즉, ‘특별하다(Special)’는 것은 곧 ‘고비용(Expensive)’을 의미했다. 그러나 유니버설 디자인은 누구에게나 불편함 없는 디자인을 계획과 설계의 초기부터 수용함으로써 경제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기본 개념에 비추어 환경을 개조(retrofit)하거나 제품에 부가적 장치(additional devices)를 제공하는 일은 초기 단계에서 사용자를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계획된 환경과 제품의 마련이 훨씬 더 많은 비용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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