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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재생의 패러다임 전환: 마을만들기③

기존 국내 마을만들기의 문제점

정범선 기자   |   등록일 : 2015-04-03 16: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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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포동 마을리더양성프로그램 평가회/자료=안산시 좋은마을만들기 지원센터] 


1) 마을만들기 참여주체로서 주민의 한계

1962년 도시계획법 제정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도시계획 결정 과정에서도 점차적으로 주민의 참여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와 기회가 마련되기 시작하였다. 주민들의 의견을 일부 범위에서 한정적으로 수용하였지만, 점차적인 발전을 통해 범위의 확대뿐만 아니라 의견 제출도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주민 참여 방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공청회 및 설명회는 지극히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전문가 집단에 의해서만 진행될 수 있고 또한 계획안이 완성된 후에 개최되기 때문에 고시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형식적인 공청회 및 짦은 공람 기간만으로는 주민들이 계획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때문에 주민들이 의견을 제안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그 밖에도 주민에 대한 홍보 및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며, 주민 참여의 절차가 복잡한 점 등의 문제점이 있다.

 

도시계획은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도시를 이용하는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전문지식에 대한 수준을 높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주민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의 방법을 살펴보면 학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지 않으며 학습에 대한 내용도 단순하고 한정된 지식에 머무르고 있어 주민들의 마을만들기 학습에 대한 성취도가 의심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도시계획과 함께 마을만들기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주민 참여를 위한 학습은 지자체나 시민단체 등 전문기관이 가지고 있는 지역정보와 도시계획 관련 지식이 반영되어 발전시킨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해야 하며, 이러한 교율 프로그램이 전제되어야 주민교육을 통한 도시계획의 마을만들기 현실화가 가능해진다.

 

도시계획 과정 및 행정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 부족으로 인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주민들이 자신의 공간에 대해 공적 개념을 적용하기보다는 하나의 사적 소유물이자 자본이 회수될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여 도시계획 및 마을만들기 과정에서 하나의 이기적 집단으로 역할함으로써 정책 또는 사업 집행이 어려운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마을만들기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대상지역 내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이해를 가진 사람들을 대표하는 주민 엘리트인 경우가 많아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문제점이 따르고 있다.

 

2) 행정의 무책임과 전문가의 소극성 문제

최근 지방선거 부활 이후, 주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반영하기 위한 절차적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기존 우리나라 행정체계는 도시정비의 결과물인 도시환경의 질 향상에 관계없이 행정 편의 위주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 규제의 적용에 있어서도 규제지침의 문구에 따라 경직되게 운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주민을 여전히 행정기관의 편의에 따라 이용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상존한다. 주민들에 의해 수립된 마을만들기 계획 및 사업 수행을 위한 담당자 및 전담부서 마련, 지원센터 설립,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법·제도적 근거 및 예산확보 등의 안정적인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계획 전문가 그룹은 공공의 입장에서 주민들에게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는 동시에, 계획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민간의 이해와 형편을 대변하거나 공공의 목표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계획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행정기관이 때때로 무책임하거나 무력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계획 전문가 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짐에도 주민과의 소통에 있어서 미숙함과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특히, 도시계획의 주체로서 주민이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난해한 법·제도 및 전문용어 사용,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 및 계획과정의 불투명성 등은 주민참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3) 한국형 마을만들기의 개념 정립 및 모델의 부재

국내 마을만들기의 도입과 보급이 급속히 이루어짐에 따라 일본 등 선진국 따라하기 식의 마을만들기가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1990년대 이후, 활발하게 이루어진 마을만들기 활동들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수집과 이에 대한 다각적 측면에서의 고찰을 통해 우리나라 마을만들기에 적용가능한 보편적 개념과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각 유형별·지역별·상황별로 특수화된 방식과 기법들에 대하여 정리하고 새로운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각 지역과 마을의 여건, 환경과는 무관하게 전국적으로 서로 비슷한 마을만들기가 시행되는 등 마을만들기가 지닌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채 사업을 위한 사업으로 끝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국내의 경제적, 문화적 여건과 거주하는 주민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국내 마을에 적합한 한국형 모델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마을만들기 사업이 충분한 사전조사와 합의 없이 보여주기 식의 시설 설치 또는 외관 가꾸기에 한정될 경우,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마을의 특성이나 고유성과는 무관한 경관을 형성하거나 이용도가 낮아지는 부작용을 낮게 된다. 중장기적 측면에서 마을만들기의 정착을 위해서는 마을 커뮤니티 형성, 정주성과 애향심 및 공동체 의식 고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4) 법·제도적 한계점과 모니터링 및 피드백의 부재

최근 중앙정부 및 각 지자체에서 마을만들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하고 있으나, 마을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대상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특성 또는 여건과는 무관한 획일적인 내용을 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마을만들기 계획이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마을만들기 추진을 위하여 관련 정책과 계획을 마련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모니터링 및 부작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ㄹ이 부족하여 유사한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마을만들기 계획 및 사업이 끝난 이후, 실질적인 결과와 파급효과에 대한 관찰과 정보공유 부족으로 인해 단순히 사업의 성공과 실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 관리방안과 중장기적인 계획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주민참여를 통한 마을만들기 계획이 수립되었다 해도 재정적·제도적 한계로 인해 실현되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행정에 대한 불신과 허탈감만을 안길 우려가 있다.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어 일회성의 사업으로 이루어지거나 행정 담당자의 교체, 주민과의 합의 부족, 대상지에 부적합한 유형의 사업집행, 부적절한 예산 책정 및 장기적 유지관리 방안에 대한 충분한 고찰과 준비 부족 등으로 인하여 마을만들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거나 불필요하게 예산이 소모되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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