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자료=경남도]

최근 주거정비방식의 문제를 인식하고 주거지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새로운 주거재생 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그간 공공이 주도하여 계획하고 개선하였던 top-down(하향식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공공과 지역주민이 상호 대등한 관계 속에서, 혹은 더 나아가 주민이 주체가 되어 주민이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개선하고 공동체를 회복해 나가는 bottom-up(상향식 접근)방식의 움직임이 ‘마을만들기’를 통해 시작되고 있으며, 과거 시범사업 형태에서 발전하여 도시재생의 큰 방향으로 정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마을만들기는 마을 공동체 중심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되면서 행정의 지원 속에 각종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마을만들기 지원조례 제정 후 마을 공동체 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하여 주민들의 마을만들기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마을의 주체로서 자각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핸정편의 중심의 사업진행, 관련조직 간의 협의통로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해 파트너십이 어려웠던 점, 한정된 소재로 지속적인 사업진행이 어려운 점 등의 이유로 마을만들기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마을만들기는 그 과정을 통해 마을의 문제를 주민이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마을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활동이다. 이와 같은 마을만들기는 주민으로 구성된 공동체가 그 주축으로, 이러한 지역 공동체의 역량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성공적인 확산 및 정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마을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최근 증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참여계층을 아우르고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을 위해 지역 공동체의 역량강화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마을만들기와 지역 공동체

마을만들기는 마을이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통해 지속적인 마을 개선을 꾀하는 과정이다. 마을을 기반으로 한 주민들의 활동 조직을 지역 공동체라고 하면 오늘날의 지역 공동체는 지역, 장소를 함께 공유하는 물리적 환경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친밀감이나 소속감을 느끼며 행동, 목적을 같이 하는 집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 공동체는 마을만들기의 주체로서 일정 지역을 공유하며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내용과 방법에 대한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지역 공동체 역량

마을만들기의 주체로서 지역 공동체는 주민들의 주도적,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다. 견고한 주민조직의 활동이 복잡한 지역문제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지역 공동체 역량은 작게는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마을만들기 사업 등의 활동에 핵심기반이 된다. 지역 공동체의 역량은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지역기반 사회적, 경제적 자원을 형성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그 과정에서 역량이 강화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마을만들기의 사업화

초기에 자생적으로 발생한 마을만들기는 특정한 여건에서 진행되는 개별마을의 활동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사회적 여건과 의식이 변화하면서 마을만들기로 인한 공공성 확보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행정이 지원하는 당위성이 확보되었다. 그러나 행정·재정적 지원으로 주민참여가 활발해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마을만들기 본연의 지역 정체성 반영과 주민참여 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주민참여가 형식화되고 수단으로서만 활용되는 등 왜곡되면서 사업화로 인한 마을만들기의 역설적인 모습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업초기 지역 공동체 역량에 맞는 사업발굴과 기획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사업주체에 따른 마을만들기 유형/자료=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사업내용에 따른 마을만들기 유형/자료=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이와 같이 마을 만들기란 주민 스스로가 마을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주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를 창조하기 위한 활동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을의 생활환경을 주민 스스로가 나서서 가꾸고 생활의 불편요소를 해결하고 개선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물리적 재생 측면이 있으며, 마을이라는 공유공간에서 나타나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새롭게 만들어가고, 이웃과 소통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회적 재생으로서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