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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의 녹색교통: 보행도시①

보행의 가치와 보행환경 확보의 필요성

장은지 기자   |   등록일 : 2015-03-20 16: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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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맨해튼보행환경개선위원회(Manhattan Borough President's planning for Pedestrians Council: MBPPPC)의 분석에 따르면 맨해튼 가로 이용자의 3분의 2가 보행자다. 이 위원회는 또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맨해튼 주민의 60%가 면허를 갖고 있지 않으며, 자가용 승용차가 도로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소수의 시민들만이 이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행자에게 우호적이며 민주적인 가로는 도시의 사회정의와 경제적 건강함, 생태학적 지속성을 반영한다. 인구밀집지역의 보행공간은 공간으로서의 기능적·공간적 여유와 함께 환경적으로 쾌적함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보행이 단순히 이동이라는 목적을 가진 교통수단의 의미를 넘어서 보행로를 통해 옥외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전반에 활력과 새로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행공간은 걷기 위한 공간의 차원을 넘어 생활공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서울 광화문의 횡단보도가 복원되었을 때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교통정체가 심해졌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광화문 횡단보도는 지하도로 불편하게 다녀야 했던 광화문 일대의 교통은 물론 도시의 이미지와 생활을 변화시켰다. 보행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쇼핑이나 식사 문화가 달라지고 상권의 변화도 일어났다. 전에 비해 사람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도시의 도시다움을 만끽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교통이 시민생활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광화문 횡단보도 일대/자료=urban114]

 

보행의 특성과 사회적 의미

한국교통연구원의 분석(한상진 외, 2009)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도시의 평균 수송분담율을 살펴보면 보행이 35.5%로 32.6%인 승용차보다 높다. 보행은 대부분 1km 미만의 짧은 거리에서 이루어지면, 평균 보행거리는 939m다. 보행은 500m 이내 근거리 이동의 경우 승용차, 버스, 기차 등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빠르고 경쟁력이 있다. 보행의 특성과 사회적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돋보이는 친환경성: 보행은 인간의 힘에 의존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 쾌적한 보행환경의 조성은 교통·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승용차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의미 있는 대안이다.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음: 보행은 이동이라는 교통의 차원을 뛰어넘어 옥외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전반에 활력과 새로움,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담당한다.

 

도시경제 활성화: 보행은 도시나 지역사회의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하며, 사회적 교류와 지역의 경제활동을 증진시킨다. 유럽의 중심업무지구(CBD)의 대부분이 보행자전용공간이다. 영국의 리즈, 브라질의 쿠리치바 등 많은 도시들이 보행자전용공간 확충을 통해 도시를 살리는 데 성공했으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는 트램 현대화와 대중교통 몰 조성, 보행자전용공간 확대를 중심으로 한 도시계획 추진으로 도시 이미지 재생과 도시경제의 활성화는 달성하였다.

 

[브라질 쿠리치바 보행자전용도로/자료=urban114]

 

교통수단 연결 및 접근성 보장: 보행은 지역 내의 상품이나 서비스, 각종 시설 및 대중교통수단에 접근하기 위한 자유롭고 직접적인 수단이다.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자의 접근은 도시의 가치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핵심 요소다.

 

건강 증진: 걷기는 개인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검증된 방법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밝힌 매일 30분씩 걷기의 건강증진 효과는 관상동맥 관련 심장병 발병 위험, 성인 당뇨병 발생 위험, 과체중 발생 위험을 각각 50% 감소시킨다. 건강한 도시는 건강한 보행환경을 필요로 한다. 보행은 특히 노인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며, 치매 예방과 기억력 향상에 기여한다.

 

형평성 확보: 모든 사람은 보행자다. 보행은 어린이와 청소년 및 교통약자,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이 독자적으로 통행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통행방법이다.

 

도시의 안전에 기여: 보행자는 범죄자의 범죄 의욕을 저하시키며 파수꾼의 역할을 담당한다. 결과적으로 보행자는 범죄는 막는 데 기여한다. 또한 보행자가 증가하면 그만큼 자동차 통행이 줄어들어 교통사고의 감소로 이어져 도시가 안전하게 변화된다.

 

도시의 보행 패러다임의 변화

1993년 보행권을 주창하는 시민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한 이래 보행권 확보와 녹색교통 증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졌다. 보행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전되었고, 다양한 법·제도의 개선도 병행되어왔다. 1997년 서울의 보행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2011년 25개 지자체가 보행조례를 운영하고 있다(임재경, 2011). 17대 국회에서 시작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법이 2011년에는 국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광화문 횡단보도 복원을 시작으로 전국의 많은 곳에서 사라졌던 횡단보도가 복원되었고,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사례나 지하도가 있어도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사업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생활도로를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녹색주차마을(Green parking)을 비롯한 주거지 보행환경 개선 노력이 보행환경만족도를 높이는 등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

 

[서울 시민의 보행환경 만족도/자료=서울시]

 

녹색주차마을사업은 서울의 경우 주택가의 주차난 해결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2004년부터 시행돼왔으며, 2011년 9월까지 총 4만 1,752면이 조성된 것으로 조사되었다(한국교통연구원, 2011). 이 사업은 담장을 허물어 지역 내 보행공간, 주차공간, 녹지공간 등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시급한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단절되어가는 지역주민들 간의 왕래를 촉진시키고 도시 어메니티를 향상시킴으로써 도시공간의 질적 수준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994년과 2006년의 생활도로 주차실태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담장을 허문 집이 늘어나면서 내 집 주차가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이은정, 2007). 2007년에 시작된 보행우선구역시범사업이 시행되는 곳도 전국적으로 18개 구역에 달하며 많은 도시에서 보행자전용도로가 조성되었다. 도시연대를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보행권 확보와 생활도로의 쾌적성 증진을 핵심으로 하는 지역공동체 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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